다자무역 특성상 수출 효과 집중
보조금 지급·국영기업 규범 충돌
1차 산업 직접적인 타격 불가피
이해당사자 간 논의 중요성 지적
협정 주도하는 日 “韓 가입 환영”
전문가 “中 견제 차원서도 필요”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논의에 착수한 가운데, 구체적인 효과 잠정치가 제시됐다.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CPTPP 특성상 수출 대기업과 농림수산업 분야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농림수산업계 등 적잖은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 종사자들을 정부가 얼마나 설득하는지가 CPTPP 가입까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산업통상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와 산림청이 발표한 CPTPP 가입 관련 경제적 영향분석 결과 가장 많은 생산파급효과를 기록하는 분야는 제조업이다. 협정 가입 시 15년간 연평균 기준 최대 6조7000억원이 증가할 것으로 계산됐다. 제조업 증가분의 대부분은 대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추정치에서 제조업 증가분 중 중소기업 기반은 최대 1조2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됐기 때문이다. 제조업 성장 효과가 중소기업보다 대기업 등 규모가 큰 기업에서 더 많이 시작되는 셈이다. 다자무역 특성상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수출기업에 효과가 집중되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정부는 제조업 제품의 관세가 낮아지면서 해당 제조업뿐 아니라 원료·부품 공급, 유통 등 전·후방 연관 산업에서 발생하는 생산 유발 효과를 반영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반면 농수산물 등 1차산업에는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계산한 바에 따르면, 농업·임업·수산업에서 연평균 8500억원가량의 감소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계산됐다. 1차산업에 더 큰 타격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최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실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협정 가입 시 관세 양허로 인한 영향보다 상대적으로 수산 보조금 지급 제한에 따른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자간 무역협정인 CPTPP에는 수산자원 남획과 과잉 생산으로 이어지는 어업용 면세유 지원금 등 수산 보조금 지급을 규제하는 조항이 포함돼 국내 수산업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국내 수산 보조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어업용 면세유 지원금의 경우 연간 6000억∼7000억원에 달한다. 입법조사처는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면세유 등 수산 보조금을 많이 지원하는 국가 중 하나로, 수산업의 보조금 의존도가 높다”고 했다.
입법조사처는 한국마사회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 농업 분야 공공기관이 협정상 ‘국영기업’ 규범과 충돌해 회원국의 문제 제기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국마사회와 aT가 국내 축산·농업계에 지원하는 조치들이 비상업적 지원으로 해석될 경우 다른 국가가 문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CPTPP는 미국이 2017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한 뒤 일본이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다자간 무역협정이다. 이시바 시게루 전 일본 총리는 최근 한 국내 강연에서 “한국이 CPTPP에 가입하는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하다”며 “양국이 거대한 경제 블록을 형성하는 것은 아시아 번영의 핵심축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자무역협정이라는 점에서 CPTPP는 국회 동의가 필수적이다. 수출 중심 국가인 한국 특성상 CPTPP 가입은 긍정적으로 검토할 사안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경제적 균형 측면에서 필요한 사안이다. 최근 중국 중심의 광역 무역협정이 체결되고 있다”며 “중국 의존도가 커지는 것을 견제하는 차원에서도 CPTPP 가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가입 논의과정에서 이해관계자 간 논의가 매우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진교 GSnJ 인스티튜트 원장은 “경제적 효과만 가지고 이야기하기엔 농가들을 (설득하기에) 약하다고 본다. 경제적 효과라는 건 많은 가정하에 나타나는 것이고 이후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라며 “구체적으로 피해수치에 대한 설명 및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효과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달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CPTPP 가입 여부에 대한 결론을 미리 정하지 않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과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해양수산부는 29일 부산 해수부 청사 대회의실에서 어업인 간담회를 열고 CPTPP 가입 시 수산 분야 피해 영향과 어업 현장의 우려 사항을 경청하고, 보완 대책 등을 논의한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청탁금지법 시행 10년](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9/28/128/20260928517742.jpg
)
![[김기동칼럼] 정책은 실험 대상이 아니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9/28/128/20260928517730.jpg
)
![[기자가만난세상] 쉽지 않은 암표와의 전쟁](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18/128/20260218510779.jpg
)
![[조홍식의세계속으로] AI시대에 문학은 사라질 것인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9/28/128/20260928517603.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