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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발전 속도 못 따라가는 각국 규제…‘정책과 기술 격차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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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구 온라인뉴스 기자 hibou51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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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양대 선도국, 기술 패권 경쟁 중…규제엔 소극적 태도
유엔총회 참석 20여 개국 정상, AI 안전 공동행동 촉구 서명
최근 수년간 인공지능(AI)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각국 정부의 정책 공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수년간 인공지능(AI)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각국 정부의 정책 공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고도화하면서 각국 정부의 규제와 감독 체계가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AI의 위험성을 관리하기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관련 법안이 표결에 이르지 못하거나 기존 규제가 급변하는 기술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 AI는 앞서가는데…규제 논의는 지지부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으로 정책 결정과 기술 사이의 간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각국 정부가 AI 활용을 원하면서도 그에 따른 위험을 우려하는 상황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은 AI가 경제와 국가안보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규제와 감독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실제 제도화 속도는 기술 발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AI 관련 법안이 추진되고 있지만 의회 표결 단계까지 진전되지 못한 채 계류 중인 경우도 적지 않다. 국제 정상회의에서 AI 안전과 대응 방안이 논의됐지만 공동 대응으로 이어지는 움직임 역시 제한적이다.

 

각국의 국내 정치와 제한적인 기술 전문성, 지정학적 갈등도 규제 마련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AI가 향후 수십 년간 경제력과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칠 핵심 기술로 떠오르면서, 규제를 강화했다가 기술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각국의 판단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AI의 위험성을 관리하기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관련 법안이 표결에 이르지 못하거나 기존 규제가 급변하는 기술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AI의 위험성을 관리하기 위한 제도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관련 법안이 표결에 이르지 못하거나 기존 규제가 급변하는 기술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과 중국도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AI 안전을 위해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과 과도한 규제가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AI 규제가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규제로 미국의 기술 개발이 늦어지면 중국에 AI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중국은 AI 챗봇의 콘텐츠 검열 등을 중심으로 일부 규제를 도입했지만, 동시에 AI 개발 경쟁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 미·중 기술 경쟁에 국제 공조도 난항

 

AI 안전을 위한 국제적 기준을 마련하려면 미국과 중국의 협력이 중요하지만, 양국이 기술적 우위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는 점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주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도 AI 안전 의정서에 대한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유엔 총회에서도 공동 대응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나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20여개국 지도자들은 뉴욕에서 AI 안전을 위한 공동 행동을 촉구하는 서한에 서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AI 기술을 통제하기 위한 이른바 ‘글로벌리스트 계획’을 구축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연방의회에서도 AI 모델을 감독할 별도 연방기관 신설, AI 시스템 작동 중지 장치 의무화, 인간 능력을 뛰어넘는 가장 강력한 AI 모델에 대한 제한 등을 담은 법안이 발의됐다. 그러나 적극적인 표결 추진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이런 정책 공백 속에서 앤트로픽과 오픈AI 등 주요 AI 기업들도 외부 안전 규제 체계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환경에서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각국이 AI 기술의 위험을 관리하면서도 산업 경쟁력을 놓치지 않으려는 가운데, 기술 발전과 규제 사이의 간극은 당분간 국제사회의 주요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게티이미지뱅크
각국이 AI 기술의 위험을 관리하면서도 산업 경쟁력을 놓치지 않으려는 가운데, 기술 발전과 규제 사이의 간극은 당분간 국제사회의 주요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게티이미지뱅크

◆ EU도 규제 손질 필요성…각국 대응은 제각각

 

EU 역시 AI 규제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EU는 2024년 AI 규제법인 ‘AI 법(AI Act)’을 통과시켰지만 핵심 조항의 시행이 지연되는 사이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새로운 환경을 반영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I 법 초안은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하기 18개월 전인 2021년 초 마련됐다. 당시에는 안면인식 소프트웨어 등이 주요 쟁점이었지만 이후 챗GPT 등 범용 AI 시스템이 등장하면서 법안 내용도 수정됐다.

 

유럽의회 의원 발레리 아예르는 최근 AI 법에 대해 법안을 채택할 당시에는 현재 AI가 할 수 있는 일을 상상하기 어려웠다며 변화하는 기술 환경에 맞춰 제도를 적응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지난해 유럽이 AI 기술 개발에서 소외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며 미국과 중국이 주요 AI 기업을 모두 차지하도록 내버려둘 경우 강력한 규제를 갖추더라도 실제 규제할 대상이 없어질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밖에 인도와 일본, 호주, 캐나다, 케냐 등은 상대적으로 완화된 접근이나 관망 기조를 택하고 있으며, 브라질은 보다 포괄적인 AI 규제를 논의하고 있다.

 

각국이 AI 기술의 위험을 관리하면서도 산업 경쟁력을 놓치지 않으려는 가운데, 기술 발전과 규제 사이의 간극은 당분간 국제사회의 주요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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