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을 앞두고 기업들의 자금 사정은 얼어붙은 분위기다. 명절 분위기를 훈훈하게 채워주던 상여금 지급 규모가 일제히 줄어들며, 기업들이 체감하는 명절 경기가 한층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발표한 ‘2026년 추석 휴무 실태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 기간 동안 ‘4일간 휴무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전체의 76.5%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휴무일수와 별개로 임직원들의 실질적인 명절 체감 경기를 가늠하는 ‘추석 상여금’ 지급 의향은 전년보다 뒷걸음질 쳤다. 올해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기업은 61.0%로, 지난해(63.0%)에 비해 2.0%포인트 하락했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이러한 하락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나타났다. 직원수 300인 이상 기업의 경우 상여금 지급 비중이 66.7%로 전년(68.1%) 대비 감소했다. 300인 미만 중소기업은 지급 비중이 60.3%로 전년(62.3%) 대비 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상시적인 경기 불확실성과 자금 사정 악화로 인해 규모를 막론하고 상당수 기업들이 명절 보너스 지급을 유보하거나 축소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업종간 임금격차가 큰 상황에서 추석 상여금까지 줄어들며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고통은 더 커지고 있다.
경총이 고용노동부 사업체노동력조사 원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초과급여를 제외한 상용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이 431만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13만1000원) 올랐다.
지표상으로는 소폭 상승세지만 ‘국민 체감’과는 거리가 멀다. 매달 고정 지급되는 기본급(정액급여) 상승률은 2.2%로 둔화한 반면, 경영 실적에 따라 갈리는 성과급 등 특별급여가 8.1%에서 9.3%로 오르며 월평균 60만1000원으로 2011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썼기 때문이다.
특히 AI 훈풍을 맞은 반도체 제조업이 속한 ‘전자·통신업’의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이 업종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943만4000원으로 23.1% 급증, 특별급여만 66.0% 뛰었다. 전자·통신업 종사자는 약 37만7000명으로 전체 비중의 2.5%에 불과하지만, 해당 업종의 특별급여 증가분이 전체 인상분의 32.4%를 차지했다. 전자·통신업을 제외한 다른 업종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418만7000원으로 임금 인상률은 2.2%에 그쳤다.
사업체 규모별 임금 인상률 역시 300인 이상 4.8%, 300인 미만 2.1%로 모두 지난해 상반기보다 떨어졌다. 다만 300인 이상 사업체의 특별급여 인상률은 12.8%에서 14.7%로 올랐으며, 월평균 특별급여는 182만4000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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