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이 폐지되는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찰이 새로운 수사체계 대비에 나서고 있다. 검사는 직접 보완수사 대신 보완수사 요구에 집중하게 되고 경찰은 중대범죄수사청에 7대 중대범죄를 이첩하게 된다. 하지만 개정 형소법에 맞춰 경찰 인력과 예산이 제대로 늘어나지 않은 상황에서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당시 업무 과중으로 경찰 수사관들이 대탈출하는 현상이 재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 개정 형소법 시범운영 결과 서울 동대문서 22%, 성북서 70% 보완수사 요구 늘어
24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11일까지 25일간 4개 검찰청 관할 19개 경찰서를 대상으로 개정 형소법에 대한 시범운영을 실시한 결과 검사의 일일 보완수사 요구가 7월 대비 평균 1건 가량 증가했다. 법무부는 이 기간 동안 서울북부지검, 대구서부지청, 마산지청, 논산지청을 대상으로 공소청 운영모델을 시험 차원에서 직접 보완수사 대신 보완수사 요구를 권장했다.
시범운영서에서 보완수사 요구 접수 건수는 지역별로 편차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동대문서의 경우 7월 하루 평균 3.2건에서 시범운영 기간 3.9건으로 0.7건(22%)이 늘었고, 서울 성북서는 2.0건에서 3.4건으로 1.4건(70%)이 늘었다. 반면 경남 마산중부서는 2.1건에서 1.9건으로 10% 감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완수사 요구가 증가하긴 했지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다만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 사건 중 1개월 내 이를 이행한 사건은 극히 적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보완수사 요구를 1개월 내에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직무배제나 징계요구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신속히 수사를 진행해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시범운영과 달리 개정 형소법이 시행되면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수사 완결성을 갖춰 기소를 진행하기 위한 보완수사 요구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 건수는 증가추세다. 지난해 7월 기준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 건수는 6만2000건이었으나 올해 7월 기준은 7만6000건으로 늘었다. 전체 송치 건수로 보면 지난해 7월 14.2%에서 올해 17.1%로 2.9%포인트가 증가했다.
경찰은 각 시도경찰청에 보완수사 요구를 전담하는 수사협력계를 신설하고, 검사와 소통을 강화할 방침이지만 형소법 개정 과정에서 나타난 두 기관의 갈등 양상이 완화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중수청 통보 업무도 연 8만건 이상 전망
경찰은 7대 중대범죄가 발생하면 인지 후 3일 내 중수청에 통보해야 하는 업무도 추가로 맡게 된다. 중수청은 이첩요청권이 있기 때문에 경찰로부터 통보받은 사건을 가져올 수 있다. 경찰은 중수청 통보 대상이 되는 7대 중대범죄 수를 연간 8만건 이상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입건 건수만 추산한 것으로 내사 단계 사건까지 포함하면 수사관이 통보해야 하는 사건 건수는 더욱 증가해 업무량이 폭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사까지 통보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법적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이 같은 수사관의 업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내부 인력을 재배치해 수사관 수를 늘리고 있다. 올 상반기 1907명을 보강한데 이어 하반기에도 2100명을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지만 숙련된 수사관이 아닌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히려 올해 633명의 수사경찰이 일종의 내부 수사자격인 수사경과를 자진 반납한 상태다. 이는 지난해(565명) 규모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오윤성 순천향대 교수(경찰행정학)는 “그동안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가 중수청에 가지 않고 변호사를 한다고 그만두고 있고, 수사를 떠맡게 된 경찰 내부에선 곡소리가 나고 있다”며 “경찰이 약한 지능·경제 범죄 수사를 강화하기 위해 경찰 인재교육원에 회계사, 계좌추적 전문가를 영입하거나 검사까지 초빙하는 등 수사역량 강화를 위한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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