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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딱지, 단순한 병변 아니다”…전북대병원 연구팀, 쯔쯔가무시병 감염 과정 새롭게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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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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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교수 연구팀, 가피 ‘감염의 출발점’ 제시
면봉 활용한 조기진단 가능성, 국제학술지 게재

쯔쯔가무시병에 걸렸을 때 물린 부위에 나타나는 검은 딱지 모양의 ‘가피(딱지)’가 단순한 피부 병변이 아니라 병원체와 인체 면역체계가 처음 만나는 감염의 핵심 지점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피에 병원체가 높은 농도로 존재하는 특성을 활용하면 혈액검사보다 빠른 조기진단이 가능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돼 향후 현장형 진단 기술 개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전북대학교병원은 이창섭 교수(감염내과) 연구팀이 쯔쯔가무시병의 대표적 피부 병변인 가피의 생물학적 역할을 새롭게 규명한 연구 결과를 최근 미국미생물학회(ASM)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Clinical Microbiology Reviews’에 발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학술지는 임상미생물학과 감염질환 분야의 최신 연구 성과를 다루는 상위권 국제학술지로, 최신 영향력 지수는 20.7이다.

 

쯔쯔가무시균을 보유한 털진드기 유충에 물린 자리에 생긴 검은 딱지(가피). 질병관리청 제공
쯔쯔가무시균을 보유한 털진드기 유충에 물린 자리에 생긴 검은 딱지(가피). 질병관리청 제공

이번 연구에는 이창섭 교수와 피부과 박진 교수, 면역학교실 최진경 교수가 참여했으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진이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교신저자인 이창섭 교수는 20여 년간 쯔쯔가무시병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관련 논문 40여 편을 발표한 연구자다.

 

쯔쯔가무시병은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감염되는 질환으로 발열과 두통, 피부발진 등이 나타난다. 특히 진드기에게 물린 부위에 검은 딱지 형태의 가피가 형성되는 것이 주요 특징 가운데 하나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쯔쯔가무시병의 병원체인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Orientia tsutsugamushi)’가 털진드기를 통해 피부로 침입한 뒤 가피 부위의 면역세포와 상호작용 하면서 증식하고, 이후 림프계와 혈류를 거쳐 전신으로 확산하는 감염 과정을 제시했다.

 

특히, 가피를 병원체와 인체 면역체계가 본격적으로 상호작용 하기 시작하는 ‘감염의 출발점’으로 규정했다. 가피가 단순히 쯔쯔가무시병을 의심할 수 있게 하는 외형적 징후를 넘어 감염이 발생하고 진행되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쯔쯔가무시병의 대표적 피부 병변인 가피(딱지)의 생물학적 역할을 새롭게 규명한 전북대학교병원 감염내과 이창섭 교수. 전북대병원 제공
쯔쯔가무시병의 대표적 피부 병변인 가피(딱지)의 생물학적 역할을 새롭게 규명한 전북대학교병원 감염내과 이창섭 교수. 전북대병원 제공

진단 분야에서도 가피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질병 초기 가피에 병원체가 높은 농도로 존재하는 만큼 가피에서 면봉으로 검체를 채취하는 ‘가피 면봉(eschar swab)’ 검사가 혈액을 이용한 검사보다 병원체를 검출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나아가 가피 검체를 크리스퍼(CRISPR), 디지털 유전자증폭검사(digital PCR), 바이오센서 등 차세대 진단 기술과 결합할 경우 쯔쯔가무시병을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현장형 신속 진단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창섭 교수는 “가피는 단순한 피부 병변이 아니라 병원체와 인체 면역체계가 처음 만나는 감염의 출발점”이라며 “이번 연구가 쯔쯔가무시병의 병태생리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가피를 활용한 신속한 조기진단 기술을 개발하는 기반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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