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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어른 기다렸다…세대차도 녹인 최민식의 존재감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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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개봉 영화 '인턴' 리뷰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인턴'의 무대가 뉴욕에서 서울로 바뀌었다. 11년 만에 선보이는 한국판은 원작의 따뜻한 정서에 한국 사회의 세대 관계를 덧입혔다. 지금 우리 사회가 느끼는 '좋은 어른'의 부재와 그에 따른 결핍도 비춘다. 나이를 앞세우거나 자신의 경험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필요한 순간에는 삶의 지혜를 건네는 어른에 대한 기대도 투영한다. 한국판은 '좋은 어른'에 대한 질문을 한층 더 선명하게 꺼내놓는다.

영화 '인턴' 스틸
영화 '인턴' 스틸

오는 16일 개봉하는 '인턴'(감독 김도영)은 론칭 3년 만에 패션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선우(한소희 분)의 회사에 경력 37년 차 실버 인턴 기호(최민식 분)가 입사하면서 시작되는 오피스 라이프를 그린다. '82년생 김지영'(2019)와 '만약에 우리'(2025)를 연출한 김도영 감독의 신작으로,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가 주연을 맡은 2015년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를 한국적으로 옮겼다. 할리우드판 '인턴'은 개봉 당시 36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영화는 홀로 은퇴 이후의 삶을 보내던 기호가 패션 스타트업 우투투의 실버 인턴에 지원하면서 시작된다.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미국에 사는 딸과도 떨어져 지내던 중 과거 자신이 몸담았던 출판사 자리에 우투투가 들어섰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37년의 경력을 뒤로하고 회사의 막내가 된다. 젊은 직원들은 한참 나이가 많은 그를 어려워하고 선뜻 일을 맡기지 않지만, 기호는 주변을 살피며 스스로 할 일을 찾아 나선다. 처음에는 거리를 두던 직원들도 차츰 기호에게 일을 부탁하고 고민을 털어놓으며 그를 의지하기 시작한다.

 

기호는 그중에서도 우투투를 설립 3년 만에 성장시킨 젊은 CEO 선우와 가까워진다. 선우는 회사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었지만, 과부하가 걸린 일상 속에서 잦은 실수를 저지르며 부대표 영환(김준한 분)과 외부 CEO 영입 문제로 부딪힌다. 여기에 남편과의 관계에서도 위기를 맞는다. 기호는 그런 선우의 문제에 섣불리 개입하거나 답을 대신 내려주지 않는다. 우투투를 이끄는 대표로서 선우가 흔들릴 때마다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지지한다.

영화 '인턴' 스틸
영화 '인턴' 스틸
영화 '인턴' 스틸
영화 '인턴' 스틸

영화를 이끄는 가장 묵직한 힘은 단연 최민식이다. 늘 단정하고 반듯한 슈트 차림의 기호에게 최민식 특유의 중후한 무게감과 온화함이 자연스럽게 포개진다. 상대의 말을 묵묵히 듣는 표정부터 젊은 동료들과 줄임말을 쓰며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장난기 가득한 모습, 선우에게 필요한 조언과 도움을 건네는 순간까지 기호라는 어른의 품격을 과장 없이 쌓아 올린다.

 

한소희는 그와 정반대의 에너지로 호흡을 맞춘다. 워커홀릭 CEO로서 쉴 새 없이 움직이면서도 자신감과 불안을 동시에 품은 선우를 생동감 있게 소화하고, 차분한 기호와 대비를 이루며 두 세대가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만든다. 화려한 스타일링을 제 옷처럼 소화하는 비주얼 역시 패션 스타트업 CEO라는 캐릭터에 힘을 더하며 보는 재미까지 안긴다.

영화 '인턴' 스틸
영화 '인턴' 스틸

'인턴'이 그리는 세대 간 관계는 현실보다 이상적이다. 젊은 직원들은 빠르게 기호에게 마음을 열고, 기호 역시 낯선 세대와 충돌 없이 금세 가까워진다. 영화는 현실적인 세대 갈등을 보여주기보다, 서로 다른 세대가 이해하고 관계를 맺는 이상적인 과정을 제시하는 쪽을 택한다. 그 중심에서 최민식은 그간의 강렬했던 연기를 내려놓고, 믿고 의지하고 싶은 어른의 모습을 완성한다. 현실에서 만나기 어려울 만큼 이상적인 어른의 판타지이지만, 그래서 더 반갑고 어딘가 뭉클하다. '좋은 어른'에 대한 잔상이 오래 남는 것, 한국판 '인턴'이 전하는 가장 따뜻한 여운이다. 상영 시간 132분.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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