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유럽의 가치에 어긋나”
보스니아 내전 당시 집단학살을 주도해 ‘발칸의 도살자’로 불린 라트코 믈라디치 전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군사령관의 장례식에 세르비아 고위 당국자들이 참석하고 군이 의전을 제공하면서 국제사회에서 비판이 일고 있다.
7일(현지시간)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이날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믈라디치의 장례식에는 국방장관과 법무장관 등 현직 각료들이 참석했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의 아들과 주세르비아 러시아 대사도 자리를 함께했다.
세르비아 정부는 믈라디치의 장례식에 공식적인 예우를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군과 정부가 상당 부분 관여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복역하다 숨진 그의 시신은 정부 항공기로 운구됐고, 세르비아 국기가 덮인 관은 군의 호위를 받으며 묘지로 옮겨졌다.
유럽연합(EU)은 전범을 기리는 세르비아의 행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크리스티안 비간트 EU 대변인은 “전범 미화와 집단학살 부정, 역사 수정주의는 유럽의 가치에 어긋나며 EU는 물론 EU 가입후보국에도 설 자리가 없다”고 밝혔다. 마르타 코스 EU 확대 담당 집행위원도 믈라디치를 미화하는 움직임에 반발해 장례식에 앞서 지난 4일 세르비아 방문을 취소했다.
믈라디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벌어진 최악의 유혈사태 중 하나로 꼽히는 보스니아 내전 당시 세르비아계 병력을 이끌며 이슬람계 주민들에 대한 대량 학살을 주도했다. 16년간 도피 생활을 하다 체포됐으며, 2017년 유엔 전범재판소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전쟁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세르비아 민족주의자들은 그를 영웅으로 추앙하고 있다. 장례 행렬에 참가한 일부 군중은 “당신은 죽지 않았다, 우리 마음속에 살아 있다”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었고, 베오그라드 시내 곳곳에는 그를 기리는 벽화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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