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청 女감독 “조직력 강화 초점
약점 디펜스 보강·정신 무장 마쳐”
류은희 “우생순 아닌 새 이야기로”
조영신 감독 “남자팀 최고 전성기
이번엔 4강 넘어 금메달이 목표”
하민호 “후배들과 亞 정상 설 것”
한국 핸드볼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나란히 금메달에 도전한다. 여자 대표팀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8년 만의 정상 탈환을, 남자 대표팀은 16년 만에 아시아 정상 복귀를 목표로 내걸었다. 한때 아시아 최강으로 군림했던 명예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9일 충북 진천선수촌 오륜관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대회를 앞둔 각오를 밝혔다. 이계청 감독을 비롯해 주장 권한나·류은희(이상 부산시설공단), 이연경·박새영(이상 삼척시청), 우빛나(서울시청) 등 주축 선수들이 참석했다.
대표팀은 5월부터 4차례 훈련을 이어오며 신구 조화와 조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8년 전 우승을 이끈 이계청 감독은 “2018년에는 중국이 일본을 이겨 결승에서 중국을 만났지만, 이번에는 일본에서 열려 적지에서 어려운 상황이 있을 것”이라며 “선수들과 소통하며 정신 무장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적지에서 좋은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드라마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이 가장 경계하는 상대는 일본이다. 풀리그로 치러지는 만큼 모든 경기가 중요하지만, 대회 마지막 한일전은 금메달의 향방을 가를 승부처다. 이 감독은 “일본과 한국은 스타일이 비슷해 누가 더 간절하냐가 중요하다”며 “예전에는 디펜스가 약해 실점을 많이 했지만, 이번에는 디펜스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피드 있는 선수도 보강한 만큼 공수 조절을 잘해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고야 이후 올림픽 예선까지 바라보는 이 감독은 “정신력으로 2배, 3배 더 강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적지에서 하는 만큼 5-0으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주장 권한나에게는 더욱 특별한 대회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권한나는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아시안게임 무대다. 그는 “항상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배웠던 것을 최대한 후배들에게 공유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찬 선수들이 많다. 그 모습을 일본에서도 보여준다면 제가 조금 덜 뛰고 웃으면서 마무리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국 여자 핸드볼의 한 시대를 함께한 류은희도 ‘우생순’ 이후의 새로운 이야기를 꿈꾼다. 아시안게임에서 금·은·동메달을 모두 경험한 그는 “‘우생순’ 언니들을 보며 커온 ‘우생순 키즈’ 세대”라며 “좋은 성적으로 돌아온다면 우생순이 아닌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저도 코트 안에서 그 작업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베테랑들의 경험에 젊은 선수들의 패기도 더해졌다. 2024 파리올림픽을 경험한 우빛나는 공격의 중심에 서고, 이연경은 중원에서 경기 흐름을 조율한다. 골문에는 3년 연속 H리그 세이브왕 박새영이 버틴다. 이연경은 “항저우에서 참패했고, 이후 아시아선수권에서도 일본에 한 골 차로 졌다”며 “이번에는 언니들과 어린 선수들이 나이를 떠나 핸드볼에 대해 많이 소통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조직력이 강화됐고 ‘원팀’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2010 광저우 대회가 마지막 금메달이었던 남자 대표팀에는 3년 전 항저우에서는 4강에도 들지 못했던 아픔을 씻어낼 기회다. 조영신 감독은 “지난 대회에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었다”며 “이번에는 기필코 4강 이상을 넘어 금메달에 도전해 다시 아시아 정상의 자리를 탈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이 세 번째 아시안게임을 지휘하는 조 감독은 “현재 대표팀이 최고의 전성기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남자 대표팀은 지난 1월 아시아선수권 때보다 4명이 바뀌며 전력을 보강했다. 이달 초 끝난 2025∼2026 H리그에서 인천도시공사의 통합우승을 이끈 이요셉을 비롯해 박광순·김연빈(이상 SK호크스) 등이 합류했다. 주장 하민호(SK호크스)는 “후배 선수들의 기량이 너무 좋아 저도 배울 점이 많다”며 “감독님이 강조하는 원팀이 돼 후배들의 기량을 모두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스피드와 조직력을 앞세워 중동 강호들과 맞선다는 구상이다.
다만 첫 관문부터 만만치 않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쿠웨이트·이란·바레인·카자흐스탄과 맞붙는다. 특히 쿠웨이트는 지난 1월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의 4강행을 가로막은 상대다. 조 감독은 당시 패배를 되짚으며 “실력으로 최소 5~6골 이상 이겨야 진정하게 이기는 것”이라며 설욕 의지를 드러냈다. 하민호는 “감독님이 추구하는 빠른 핸드볼과 전환, 패스를 통한 공격을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있다”며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잘 이끌어 다시 대한민국 핸드볼이 아시아 정상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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