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내년부터 차등 지급
만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에 지급되는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이 지난해 처음 700만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전체 노인 가운데 연금을 받는 사람의 비율은 4년 연속 떨어졌다.
◆ 노인이 늘어나는 속도를 못 따라갔다
9일 보건복지부가 국회 김선민 의원실(조국혁신당)에 제출한 기초연금 수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수급자는 706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 597만3000명이던 수급자는 2022년 623만8000명, 2023년 650만9000명, 2024년 675만8000명으로 매년 늘었고 지난해 처음 700만명 선을 넘었다. 단 4년 사이 109만3000명이 늘어난 셈이다.
같은 기간 노인 인구는 더 빠르게 불어났다. 65세 이상 인구는 2021년 883만5000명에서 2022년 925만명, 2023년 971만2000명을 거쳐 2024년 1023만6000명으로 1000만명 선을 넘었고, 지난해에는 1081만8000명까지 늘었다.
그 결과 수급률은 거꾸로 갔다. 2021년 67.6%였던 기초연금 수급률은 2022년 67.5%, 2023년 67.0%, 2024년 66.0%에 이어 지난해 65.3%로 떨어졌다.
4년 동안 노인 인구가 22.4% 늘어난 데 비해 수급자는 18.3% 늘어 수급률이 2.3%포인트 낮아졌다.
기초연금은 노인의 70%를 받게 한다는 목표수급률 위에 설계된 제도다. 지난해 실제 수급률은 그 목표보다 4.7%포인트 낮았다.
◆ 늘어난 쪽은 혼자 사는 노인이 아니었다
가구 유형을 나눠 보면 부부가구가 증가를 이끌었다. 혼자 사는 단독가구 수급자는 2021년 291만3000명에서 지난해 337만8000명으로 46만5000명 늘었고, 부부가구 수급자는 306만명에서 368만8000명으로 62만8000명 늘었다.
부부가구 안에서도 두 사람이 함께 받는 경우가 늘었다. 부부 중 한 사람만 받는 1인 수급자는 2021년 49만6000명에서 지난해 54만7000명으로 천천히 늘었지만, 부부가 모두 받는 2인 수급자는 256만5000명에서 314만명으로 57만5000명 급증했다.
수급자가 늘면서 한 해 지급액도 불어났다. 각 연도 지급액을 합산한 금액은 2021년 18조8000억원에서 2022년 20조1000억원으로 20조원을 넘었고, 2023년 22조원, 2024년 23조5000억원을 거쳐 지난해 24조9000억원이 됐다. 4년 만에 6조1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지급액 가운데 단독가구에 돌아간 금액은 13조4000억원, 부부가구는 11조5000억원이었다. 부부가구 지급액은 두 사람이 모두 받는 가구에 9조6000억원, 한 사람만 받는 가구에 2조원이 갔다.
부부가 모두 기초연금을 받으면 두 사람 모두 20%씩 깎인다. 이 부부 감액 규모는 2021년 1조8000억원에서 2022년 1조9000억원, 2023년 2조1000억원, 2024년 2조3000억원, 지난해 2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5년간 감액된 금액을 더하면 10조5000억원이다.
감액이 커진 것은 부부 2인 수급자가 5년 사이 57만5000명 늘어난 흐름과 맞물린다. 감액 폐지 논의가 이어져 온 것도 이 대목이다.
◆ 내년 4월부터 35만∼38만원으로 갈린다
정부는 이 구조 위에서 지급액을 소득에 따라 나누는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27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은 노인 70%라는 목표수급률은 유지하되 수급자를 소득 하위 0∼30%, 30∼45%, 45∼70%로 나눠 금액에 차등을 두는 내용을 담았다.
소득 하위 30%인 348만명은 물가상승분에 월 3만원을 더해 최대 38만원을 받는다. 하위 30∼45%인 174만명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월 35만9000원, 하위 45∼70%인 290만명은 월 35만원이다.
부부 감액도 저소득층부터 줄인다. 지금은 소득과 관계없이 각각 20%를 깎지만 소득 하위 45%인 234만명은 감액률이 10%로 낮아진다.
이에 따라 하위 30% 부부가구는 올해보다 월 최대 12만4000원, 하위 30∼45% 부부가구는 월 최대 8만6000원을 더 받는다.
공무원·사학·군인연금 등 직역연금 수급자와 배우자 가운데 소득 하위 45%에 해당하는 11만명도 지급 대상에 새로 들어간다.
차등 지급과 부부 감액 완화는 2027년 4월, 직역연금 수급자 편입은 같은 해 7월이 시행 목표다. 기초연금 예산은 올해 23조1000억원에서 25조7000억원으로 2조6000억원(11%) 늘어난다.
복지부는 “노인의 경제 수준과 빈곤 정도를 고려해 구간을 정했다며 하위 30%는 빈곤선 이하 계층, 하위 45%는 빈곤 노인을 보다 폭넓게 지원하기 위한 범위”라고 설명했다.
국가데이터처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2024년 65세 이상 인구의 처분가능소득 기준 상대적 빈곤율은 35.9%다. 2023년 38.2%에서 2.3%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복지부는 기존 수급자가 탈락하는 일은 없다고 설명했고, 목표수급률을 소득기준 방식으로 바꾸는 ‘상박’ 개편은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뒤로 미뤘다.
◆ 내 소득이 얼마면 받을 수 있나
한편 올해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은 노인 단독가구 월 247만원, 부부가구 월 395만2000원이다.
가구의 월 소득인정액이 이 금액 이하면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보다 단독가구는 19만원, 부부가구는 30만4000원 높아졌다.
정부는 관련 법 개정을 연내 마친다는 목표다.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이 기준으로 정해진 수급자가 다시 세 구간으로 나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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