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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만원 비싼데 현금 2억 더 내라니”…‘15억 벽’에 강남 버리고 서대문 몰렸다 [숫자 뒤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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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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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거래 전년比 24% 감소…자치구별 온도차 ‘뚜렷’
서대문 116.6%·동작 99% 증가…송파 63%·강남 55.9%↓
15억 이하 주담대 최대 6억…15억 넘으면 최대 4억으로 축소

“2000만원 비싼데 현금 2억 더 내라니요?”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주택가격 15억원을 기준으로 주택담보대출 최대한도가 6억원에서 4억원으로 줄어들면서 고가 주택 밀집지역의 거래가 감소하고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으로 실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주택가격 15억원을 기준으로 주택담보대출 최대한도가 6억원에서 4억원으로 줄어들면서 고가 주택 밀집지역의 거래가 감소하고 상대적으로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으로 실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가격대에 따라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전체 거래량은 1년 전보다 20% 넘게 줄었지만 서대문·동작·중랑 등에서는 거래가 크게 늘어난 반면, 송파·강남·성동 등 고가 아파트 밀집지역에서는 거래가 급감했다.

 

주택가격 15억원을 경계로 주택담보대출 최대한도가 2억원 줄어드는 데다, 서울 전역에 적용되는 토지거래허가제까지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작은 주택으로 실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대문 거래 116% 늘었는데…송파는 63% 급감

 

9일 한국부동산원 부동산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9465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 1만2448건보다 24.0% 감소했다. 한국부동산원 거래현황 통계는 계약일이 아닌 신고일을 기준으로 집계한다.

 

서울 전체 거래량만 보면 시장이 일제히 위축된 듯하지만, 자치구별로는 흐름이 정반대로 갈렸다.

 

서대문구는 지난해 7월 331건에서 올해 717건으로 116.6% 증가했다. 동작구도 398건에서 792건으로 99.0%, 중랑구는 276건에서 532건으로 92.8% 늘었다. 강서구는 467건에서 830건으로 77.7% 증가했고 노원구도 648건에서 724건으로 11.7% 늘었다.

 

고가 아파트가 몰린 지역은 분위기가 달랐다. 송파구 거래량은 1068건에서 395건으로 63.0% 급감했다. 강남구도 705건에서 311건으로 55.9% 줄었다.

 

성동구는 470건에서 156건으로 66.8% 감소했다. 서초구도 681건에서 474건으로 30.4% 줄었다. 마포구 역시 424건에서 308건으로 27.4% 감소했다. 강동구는 1607건에서 511건으로 68.2% 줄었다. 서울 전체 거래량이 24% 줄었다는 숫자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지역별 격차다.

 

◆15억 넘는 순간 주담대 최대한도 ‘6억→4억’

 

거래 흐름을 가른 요인 가운데 하나는 주택가격별 주담대 한도다.

 

현재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주택구입 목적으로 받을 수 있는 주담대 최대한도는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 2억원이다. 지난해 10월 16일부터 적용됐다.

 

서울은 규제지역이어서 LTV 규제도 함께 적용된다. 일반 차주의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에는 LTV 40%가 적용된다. 가격구간별 최대한도와 LTV, DSR 가운데 실제 차주에게 적용되는 조건에 따라 대출 가능액이 결정된다.

 

가령 다른 대출이 없어 DSR 여력이 충분하다고 하면 시가 14억9000만원 아파트의 LTV 40%는 5억9600만원이다. 주택가격만 놓고 계산할 경우 나머지 8억9400만원을 자기자금으로 마련해야 한다.

 

가격이 15억1000만원으로 2000만원 오르면 상황이 달라진다. LTV상으로는 6억원을 넘게 빌릴 수 있지만 주택가격별 한도가 적용돼 주담대 최대치는 4억원으로 줄어든다. 필요한 자기자금은 11억1000만원으로 불어난다.

 

집값 차이는 2000만원이지만 주택가격 기준 자기자금 부담은 약 2억1600만원 늘어나는 셈이다. 취득세 등 부대비용은 제외한 계산이다.

 

여기에 DSR 심사를 거치면 실제 대출 가능액은 더 낮아질 수 있다. 대출 의존도가 높은 무주택 실수요자일수록 15억원을 넘는 주택과 그렇지 않은 주택 사이의 체감 자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토허제까지 겹쳤다…강남 비중 줄고 강북 늘어

 

토지거래허가제도 거래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된 이후 아파트를 매입하려면 일정 요건에 따라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실수요 목적의 거래가 중심이 되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투자 수요에도 상당한 제약이 생겼다.

 

올해 5월 29일부터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을 무주택자가 매입할 경우 실거주 의무를 최대 2년까지 유예할 수 있도록 제도가 완화됐다.

 

실제 이용 규모는 아직 크지 않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7월 아파트 토지거래허가 신규 신청은 4681건으로 전월보다 11.7% 줄었다. 신청이 가장 많았던 지난 4월 8911건과 비교하면 47.5% 감소했다. 이 가운데 세입자가 있는 주택의 실거주 의무 유예 신청은 211건으로 전체의 4.5%였다.

 

지역별 차이도 뚜렷했다. 강남3구·용산구의 토허 신청은 6월 691건에서 7월 542건으로 21.6% 줄었다. 서울 전체 신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3.0%에서 11.6%로 낮아졌다.

 

반면 강북권 10개구는 전체 신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같은 기간 46.2%에서 46.7%로 높아졌고, 강서·관악·구로·금천 등 서남권 4개구도 18.8%에서 19.7%로 상승했다.

 

서울시는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3구·용산구에서 대출규제와 관망세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 반면, 강북·서남권에서는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실수요가 이어진 영향으로 분석했다.

 

◆거래절벽 아닌 ‘수요 이동’…15억 이하로 몰리는 매수세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을 단순히 ‘거래절벽’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거래 자체가 사라졌다기보다 자금 조달이 가능한 가격대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모습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특히 15억원을 넘으면 주담대 최대한도가 2억원 줄어드는 만큼, 대출 비중이 큰 매수자에게는 15억원 안팎이 사실상 중요한 가격 경계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15억원을 경계로 거래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서대문·동작·중랑 등 중저가 지역은 거래가 늘어난 반면 송파·강남·성동 등 고가주택 밀집지역은 감소했다. 15억원 초과 주택은 주택담보대출 최대한도가 6억원에서 4억원으로 줄어든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15억원을 경계로 거래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서대문·동작·중랑 등 중저가 지역은 거래가 늘어난 반면 송파·강남·성동 등 고가주택 밀집지역은 감소했다. 15억원 초과 주택은 주택담보대출 최대한도가 6억원에서 4억원으로 줄어든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 상대적으로 중저가 매물이 많은 지역에는 실수요가 추가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해당 지역의 가격이 오르며 15억원 선에 가까워질수록 매수자가 다시 더 낮은 가격대나 서울 외곽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줄었지만 수요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대출과 실거주 규제가 맞물리면서 수요가 감당 가능한 가격대와 지역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최근 거래 통계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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