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체류형 프로그램으로 차별화
음식 경연·수산물 경매 등 체험 다채
주민 140명이 만든 ‘어등’ 볼거리
플로깅 투어로 환경보호까지 실천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는 1900년대 초까지 지역의 어촌 가운데 하나였다. 한적하고 외딴 이곳은 일제강점기인 1934년 염전이 들어섰고, 인부와 바닷물을 고아 소금을 굽는 큰 가마의 이동을 위해 나룻배 1∼2척이 운항한 게 전부다. 이후 1937년 수원과 인천을 오가는 철도 수인선이 개통됐고, 한국전쟁 이후 1963년 실향민 6가구 17명이 작은 고깃배로 연안에서 새우를 잡으면서 현재의 초기 기틀을 다졌다.
본격적인 어항의 모습은 1973년 기존 내항을 거점으로 삼았던 고깃배들이 옮겨와 파시를 형성하면서 갖추게 됐다. 자연스럽게 수산물을 판매하는 상인들이 늘어났고, 2007년 전통어시장에는 320개가 넘는 좌판이 펼쳐졌다. 당시 전국 3대 젓갈시장으로 유명세를 누렸다. 이제 봄철에는 꽃게 구매객들의 발길이 몰리고, 겨울엔 김장에 필요한 여러 젓갈을 사려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인천 시민들의 휴식처로 자리매김한 소래에서는 싱그러운 바다 내음과 철철 넘치는 사람의 정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해마다 500만명이 넘게 다녀가는 명소로 거듭난 수도권 최대이자 유일의 재래어항에서 펼쳐지는 해양생태 이벤트 ‘소래포구축제’가 어김없이 돌아온다. 올해 ‘소래에서 놀래’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10월2∼4일 3일간 해오름광장 일원에서 열린다.
◆밤까지 하루 종일 지루할 틈 없다
남동구는 ‘제26회 소래포구축제’가 주민들이 함께 만들며 곳곳에서 즐기는 체류형 행사로 개최된다고 9일 밝혔다. 남동문화재단 주관으로 역사적 가치에 즐길거리·먹거리·상권이 폭넓게 연계해 차별화된 매력을 선보인다. 특히 소래의 바다와 갯벌은 온전히 아이들이 놀며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장소로 탈바꿈된다. 고무보트에 올라 짜릿한 손맛을 느껴보고, 과거 소금 생산지였던 정체성이 담긴 ‘염전 놀이터’, 커다란 매트 안에 공기를 넣어 마음껏 뛰어보는 등 풍성한 체험존이 마련된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은 사흘 동안 계속된다. 첫째 날인 2일 오전 9시부터 최고의 손맛을 겨루는 음식 경연대회가 진행되고, 꽃게와 새우를 소재로 만든 귀여운 마스코트 게랑이·새랑이 퍼레이드, 어민들의 풍어를 기원하는 ‘만선 뮤지컬’, 명인전 등 일정이 차례대로 관람객들과 만난다. 오후 6시30분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에 이은 펑크 록밴드 크라잉넛이 라이브 사운드와 화려한 조명 연출로 분위기를 한층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이튿날에는 구민 노래자랑, 소래왕 선발대회 왕중왕 콘서트, 수산물 경매, 소래바다 패션쇼 등이 메인무대에 올려져 토요일 밤의 열기를 더한다. 4일 관내 예술인들이 만드는 콘서트를 비롯해 시민 합창 페스티벌, 해양 레크리에이션, 꿈의 서커스 공연을 추천한다. 여러 히트곡을 부른 정상급 가수 백지영도 출격 채비를 마쳤다. 하이라이트는 일대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으며 대미를 장식할 해상 불꽃쇼가 꼽힌다.
또 다른 핵심은 지역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다. 앞서 진행된 ‘어등 만들기’가 주요하다. 주민 140여명이 한데 모여 작품을 손수 완성했다. 굵은 철사는 세심하게 구부려 뼈대를 이뤘고, 생기 가득한 문양을 그려 넣은 몸통에 더해 마지막으로 눈동자를 채웠다. 물고기 모양의 어등은 경관 콘텐츠로 활용돼 형형색색 아름다운 빛을 밝히게 된다. 이외 아나바다 플리마켓 같은 벼룩시장에서는 구민들의 소소한 일상을 엿볼 수 있다.
휴식공간에서는 관광객들이 편히 쉬어갈 수 있다. 빈백존·돗자리존이 그것이다. 공연과 체험 사이에 잠시 들러 피로를 풀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산업이 연결된 콘텐츠도 눈길을 끌 전망이다. 남동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화장품 기업들은 K뷰티 특화부스를 준비 중이다. 대외적으로 지역의 우수제품 소비 촉진과 상시적 시장 판로를 확대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취지다.
◆환경 지키고, 안전 더하는 즐거움
올해 해오름광장을 중심으로 주위 관광벨트 모두가 행사장이 된다. 급격한 도시화로 사라져 가는 소래의 옛 사실을 보존하기 위해 건립된 공립박물관은 가족 단위의 발길이 이어진다. 포구 형성과 발전, 어시장 상인들의 모습을 입체전시로 만나고 국내 제일의 천일염이 탄생했던 소래염전 유물도 감상해보자. 이곳 야외광장에는 1952년에 조립된 것으로 추정되며 1978년까지 수인선을 달렸던 ‘협궤 증기기관차(혀기-7형)’가 전시돼 있다.
멀지 않은 곳의 장도포대터는 역사존으로 꾸며진다. 연안 방어의 필요성이 커진 구한말 서해로 들어오는 외세를 방어하고자 설치한 군사 요충지다. 현재는 흔적만 남아 있다. 새우타워는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명 특산품인 새우를 본떠 만든 높이 21m, 폭 8.6m 규모의 조형물이다. 오랫동안 방치되던 5부두 주변을 정리하며 2020년 11월 카페와 산책로, 휴게시설과 잘 어우러지는 전망대가 탄생한 것이다. 딱딱한 등껍질과 머리에 기다랗게 늘어진 수염이 달려 멀리서 보면 영락없이 바다에서 솟아오른 새우의 모습이다.
구는 이런 공간의 확장으로 상권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는 효과를 노린다. 방문객들이 곳곳을 걸으며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소래 플로깅 스탬프 투어’가 준비된다. 전통어시장과 협력해 과제를 마친 참가자에게는 1만원 상당의 할인쿠폰이 주어진다. 건강을 챙기면서 지급된 경품이 다시 소비로 이어지는 지역경제 선순환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구는 안전관리에도 행정력을 모은다. 보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차 없는 거리와 교통 통제 구간을 넓힌다.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바가지요금·불친절·불법영업에 강력히 대응한다. ‘구 행정이 책임진다’는 신념을 전면에 내세운다. 상설적으로 운영될 현장 민원센터는 각종 피해에 즉시 응대하고, 각종 분쟁을 중재·조정할 계획이다. 상인 대상 교육과 자정 노력을 병행해 신뢰도 회복에 힘쓴다.
이병래 남동구청장은 “다시 찾고 싶은 명소로 자리매김한 소래의 고유 자원과 다양한 이야기를 축제에 담아낼 것”이라며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져 소래포구만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는 수도권 대표 즐길거리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병래 인천 남동구청장 “주거 정비·K뷰티 고도화… 성장·일자리 선순환 구축”
“골목상권에 활력이 돌고 청년은 미래를 꿈꾸며, 누구나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일상 속 체감하는 결실을 맺겠습니다.”
이병래 인천 남동구청장은 주민 목소리를 듣는 게 구정의 출발점이라고 평소 생각한다. 지난 7월 취임 직후부터 20개 동을 찾아다니며 각계 의견을 청취한 것이 그 일환이다.
이 구청장은 9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현장에서 만난 이들과 인구 감소 및 남동산업단지의 침체 등 우리 지역이 마주한 현실을 이야기했다”며 “당장 과감한 변화와 혁신이 절실하다는 점을 재차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인천의 대표적인 원도심 중심지인 남동은 10년 전 53만명에 달했던 인구가 올해 상반기 47만여명으로 줄었다.
대한민국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지역 최대의 국가산단은 노후화와 함께 경쟁력 약화란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했다. 민선 9기 이병래호는 슬로건으로 ‘내 삶이 바뀌는 남동 대전환’을 내걸고, 이런 총체적 난국 극복에 시동을 걸었다.
조직개편으로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걸음을 뗀다. 이 구청장은 “분산된 기능을 모으고, 필요한 곳은 강화시켜 주요 현안의 실행력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별개로 구민을 조직도 구조 내 정식 포함하는 한편 구청장보다 높은 최상위에 위치시켰다”면서 모든 행정의 중점을 구민에 두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신설된 주거정비과는 늘어나는 재개발·재건축 수요에 보다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복잡하고 까다로운 절차로 인한 지연과 불편을 최소화시킨다.
미래 성장동력이 될 핵심 프로젝트에는 더욱 박차를 가한다. 전략사업추진단이 총괄하게 될 우수기업 유치와 제조업 중심 남동산단의 변화가 대표적이다.
이 구청장은 “기존 화장품 산업을 기획·디자인·브랜딩·유통·관광까지 이어지는 K뷰티 거점으로 확장시킬 것”이라며 청사진을 그렸다.
더 나아가 쇼룸과 체험·판매공간, 문화콘텐츠 등을 집적해 방문객이 직접 찾아오고 머무르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이 구청장은 “생산과 소비 그리고 다시 기업의 성장 및 일자리로 이어지는 순환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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