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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을 수 있는 걸까?…‘야마시타 골드’부터 ‘나치 황금 열차’까지, 베일 속 ‘보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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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민 인턴기자 victory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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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증언과 수색에도 전모는 미궁

2차 세계대전 당시 침략국들이 동남아와 유럽 각지에서 수탈한 재화를 비밀리에 은닉했다는 전설은 패망 수십 년이 지난 후에도 끊임없이 떠돌았다.

 

일본군이 필리핀 전역에 매장했다는 수조 원대의 금괴 ‘야마시타 골드’, 나치가 약탈품을 실은 채 지하 기지로 숨겼다는 ‘황금 열차’가 대표적이다.

 

두 이야기는 실제 전체 중 일부로 추정되는 유물의 발견이나 대대적인 탐사 작업이 이어지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전체적인 실체나 공식 기록은 끝내 확인되지 않았다. 증언과 끊임없는 추적 속에서도 여전히 베일에 싸인 보물들을 들여다봤다.

 

골드바. 게티이미지뱅크
골드바. 게티이미지뱅크

 

◆ 필리핀 정글 속 황금… ‘야마시타 골드’의 실체는?

 

1945년 2차 세계대전 막바지, 태평양 전선의 패색이 짙어지던 필리핀 정글 깊은 곳에서 지하 터널을 뚫는 공사가 벌어졌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일본군 야마시타 토모유키 장군의 주도로 동남아 전역에서 수탈한 재화가 이곳에 은닉됐다는 이야기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이 은닉 재화의 가치가 한화 약 1경원이라고 추정하기도 했다. 

 

이야기의 시작은 193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은 동남아 12개국에서 금괴, 순금 불상, 보석, 왕실 유물 등을 수탈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수탈품을 현지에 은닉하기 위한 비밀 작전이 펼쳐졌고, 다케다 츠네요시 왕자 등이 직접 필리핀 현지에서 지하 터널 지도를 제작하며 은닉 공작을 지휘했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매장 공사 완료 직후 위치를 아는 현지 인부들과 공병대원들의 입을 막기 위해 이들을 동굴에 가둔 채 입구를 폭파했다는 증언도 더해졌다. 유일한 생존자이자 다케다 왕자의 하수인으로 일했다고 주장한 필리핀인 벤 발모레즈가 172곳에 달하는 비밀 매장 지점의 약도를 증언하며 야마시타 골드 소문에 불을 지폈다.

 

이 전설은 1971년 필리핀의 열쇠공 로겔리오 로하스가 정글 동굴 속에서 실제 황금 불상과 금괴를 발견하면서 사실로 자리잡는 듯했다. 발견된 유물은 ‘국가 환수’ 명목으로 당시 마르코스 대통령에게 몰수됐다.

 

금화. 게티이미지뱅크
금화. 게티이미지뱅크

 

황금이 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마르코스는 미국 광산 엔지니어이자 보물 사냥꾼인 로버트 커티스까지 고용해 대대적인 지하 굴착 사업을 벌였고, 1975년 약 80억 달러(약 8조 원) 상당의 금괴를 추가 확보해 비자금으로 썼다는 의혹을 받았다. 1986년 축출돼 미국 하와이로 망명할 당시 챙겨간 천문학적 자금의 출처로 이 금괴들이 지목됐다.

 

이후 필리핀 전역에서 산발적으로 금괴나 유물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당초 1경원에 달할 정도로 많은 금괴가 숨겨져 있다고 추정된 만큼 야마시타 골드의 전체적인 실체가 명확히 확인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복잡한 섬 지형과 수많은 지하 터널 소문이 결합하면서 일부의 실체가 거대한 전설로 부풀려졌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일확천금을 꿈꾸는 이들의 탐사는 지금도 필리핀 정글에서 이어지고 있다.

 

2016년 8월 16일 폴란드 바우브지흐에서 ‘나치 황금 열차’ 탐사를 위해 굴착기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016년 8월 16일 폴란드 바우브지흐에서 ‘나치 황금 열차’ 탐사를 위해 굴착기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산악 지하 터널로 사라진 ‘나치 황금 열차’

 

유럽 중앙부 폴란드 남서부의 산악 지대 바우브지흐(Wałbrzych)에는 ‘나치 황금 열차’ 전설이 전해진다. 1945년 봄, 붉은 군대(소련군)의 진격을 피해 약탈품을 실은 열차가 지하 터널 속으로 사라졌다는 내용이다.

 

대규모 지하 터널 기지로 열차가 들어간 뒤 자취를 감췄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치의 당시 공식 운송 기록이나 군사 문서에는 해당 열차의 실존이나 터널 진입을 입증할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설은 2015년 다시 화제가 됐다. 아마추어 역사학자인 피오트르 코페르와 안드레아스 리히터가 “임종 직전의 나치 노병으로부터 황금 열차가 묻힌 좌표를 유언으로 전해 들었다”며 폴란드 정부에 신고했기 때문이다.

 

이후 피오트르 주호프스키 폴란드 문화부 차관이 지중 탐사 레이더(GPR) 사진을 근거로 “100m가 넘는 장갑 열차 형상을 직접 확인했으며 실존 가능성은 99%”라고 공식 발표하자 전 세계 취재진과 탐사대가 바우브지흐로 몰려들었다.

 

2015년 12월15일 피오트르 코페르(왼쪽)와 안드레아스 리히터(오른쪽)가 금을 실은 나치 열차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015년 12월15일 피오트르 코페르(왼쪽)와 안드레아스 리히터(오른쪽)가 금을 실은 나치 열차를 발견했다고 주장하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그러나 크라쿠프 과학기술대학교(AGH) 연구진이 정밀 검증한 결과 지하 터널의 가능성은 있으나 열차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럼에도 피오트르 코페르와 안드레아스 리히터는 2016년 8월 16일, 35명으로 구성된 발굴팀과 함께 대형 굴착기를 동원해 실제 채굴까지 진행했다. 하지만 결국 나온 것은 자연 암석층뿐이었고 작업은 중단됐다.

 

역사학자들은 나치의 당시 정황과 공식 기록을 볼 때 황금 열차의 실존 가능성을 매우 낮게 본다. 그럼에도 넓게 펼쳐진 나치의 미완성 지하 터널망 어딘가에는 여전히 찾아내지 못한 공간이 존재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황금 열차’는 여전히 현대판 전설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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