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러 주도 정치·경제·안보 협의체
인도 총리, 이란·터키 대통령 참여
푸틴과 만나 초대형 가스관 등 협의
이집트도 국빈 방문… 중동 정세 논의
美에 맞서 ‘글로벌 사우스’ 외교 가동
지난 2월 마지막 날 시작된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6개월을 넘긴 가운데, 중국·러시아·이란 등 ‘반(反)서방’ 국가들이 주축으로 참여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키르기스스탄에서 개막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SCO 참석 및 이집트 국빈 방문 일정에 나서면서 어떤 논의가 오갈지 주목된다.
신화통신은 30일 시 주석이 이날 베이징을 출발, SCO 정상회의가 열리는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차이치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등이 동행했다.
SCO 정상회의는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진행된다. 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축이 돼 2001년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4개국과 함께 만든 다자 협의체로, 올해 25주년을 맞았다. 초기에는 테러·분리주의 대응 등 안보 분야 협력에 집중했지만 중·러와 서방 진영 간 대립이 선명해지면서 최근에는 경제·문화 등으로 협력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미국 등에 맞서 글로벌사우스(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을 통칭) 결집에 공을 들이고 있어 일각에서는 브릭스(BRICS)와 함께 미국 견제 연대체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도 시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이 참석한다고 러시아 매체가 보도했다.
시 주석은 회의 첫날인 31일 푸틴 대통령과 회담한다. 유리 우샤코프 크레믈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지난 28일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회담”이라며 “양국 협력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시급한 현안은 물론 가장 중요한 국제 문제들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의 주요 의제로는 양측이 논의해 온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사업 협력이 꼽힌다. 서방 에너지 제재에 맞선 양국 간 에너지 협력 사업으로, 러시아 야말반도에서 몽골을 거쳐 중국으로 천연가스를 수송하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세부 사항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시 주석은 SCO 정상회의에 이어 키르기스스탄과 이집트 국빈 방문 일정도 수행한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시 주석은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과 지난해 세 차례 만나 양국 협력이 빠르게 발전하는 황금기를 이끌었고, 이번 방문 기간 양자 관계와 중점 영역 협력, 국제·지역 형세에 관해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의 이집트 국빈 방문은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의 초청에 따른 것이다. 이집트 방문은 10년 만이다. 양국 정상은 중동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적 왕따 작전’의 하나로 우방국인 이집트에 대해서도 지난 28일 ‘방크 미스르’ 아랍에미리트(UAE) 지사에 미국 금융 시스템 접근 차단 제재를 가한 상태라 중국과 이집트 간 논의가 주목된다.
앞서 린 대변인은 “이집트는 신(新)중국과 가장 먼저 수교한 아랍 및 아프리카 국가”라며 “방문 기간 중 시 주석은 시시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중·이집트 관계와 공동 관심사인 국제·지역 현안에 대해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의 이번 순방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상반기 대부분을 베이징에서 보냈고 6월 북한을 첫 해외 방문지로 택했는데, 하반기는 활발한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키르기스스탄·이집트 국빈 방문 이후에는 9월 하순 미국 방문이 예정돼 있고, 방미 전 인도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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