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제9차 당대회 이후 약 6개월 만에 군 수뇌부를 대폭 재편했다. 2선으로 물러났던 박정천을 북한 군사정책을 총괄하는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복귀시키고 국방상을 교체했다. 군 내부 감찰·보위와 정치사업을 담당하는 핵심 보직에도 변화를 줬다.
조선중앙통신은 3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9기 제2차 회의를 지도했다”며 “회의에서 당 조선인민군위원회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성의 정치군사활동에 대한 평가가 있었고 차후 국방사업전반의 개선과 발전을 위한 일련의 조직기구적 개편안들이 토의됐다”고 보도했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박정천의 복귀다. 박정천은 지난 2월 제9차 당대회에서 당 중앙위 정치국 위원과 당 비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사실상 2선으로 후퇴했다. 그러나 이번 인사를 통해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복귀했고, 당 중앙위원과 정치국 위원 명단에도 다시 이름을 올렸다. 당 중앙군사위 위원장은 김 위원장이다.
국방상 교체와 군 내부의 정치·보위 라인도 재편도 주목된다. 노광철 국방상은 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으로 이동했고, 후임 국방상에는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맡아온 김성기가 임명됐다. 군 내부 감찰·방첩을 담당하는 조선인민군 보위국장 출신 유광우는 인민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공군사령부 정치위원이었던 엄주호가 새 보위국장에 임명됐다. 유광우는 당 정치국 위원으로, 엄주호는 당 중앙위 위원으로 각각 보선됐다.
이번 인사는 김 위원장이 집권 이후 추진해온 국방 현대화와 군부 기강 확립을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박정천의 복귀는 신형 무기체계 개발과 군사 조직 개편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박정천은 핵·미사일 및 포병 분야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전문성을 가진 인물이자 무기체계 현대화의 핵심 주역”이라며 “국방력 강화 5개년 계획과 첨단 무기체계의 실전 배치 및 운용을 비롯한 국방 현대화 사업을 실무적으로 완수하는 데 필요한 인물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광우와 엄주호의 보직 이동은 군에 대한 정치적 통제와 내부 감찰 기능을 함께 강화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이번 인사는 체제 보위와 신형 무기체계 개발 등 국방사업 전반의 지휘체계를 재정비하면서 신속한 세대교체까지 병행한 조치”라며 “노광철은 해임·강등이라기보다 당 군수공업부로 소환된 점에서 수평적 보직 이동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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