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의 이메일을 수백 차례 열어본 직원들을 업무에서 배제(직위해제)한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부산고법 울산제1민사부(재판장 반병동)는 울주군시설관리공단 직원 2명이 울주군시설관리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직위해제 무효 확인 항소심에서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 등은 공단의 직위해제 처분이 부당하다며 직위해제를 무효로 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또 직위해제 기간 동안 받지 못한 시간 외 근무수당과 인센티브, 명절휴가비 등을 각각 1800여만원씩 이자와 함께 달라고 주장했다.
2023년 A씨는 공단의 내부 그룹웨어 시스템 중 일부 계정의 비밀번호가 초기 설정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A씨는 이 같은 사실을 B씨에게 알려줬다. 이후 이들은 이사장의 이메일에 무단 접속해 1년여간 수백 차례에 걸쳐 내부 문서들을 열어봤다. 이 과정에서 B씨는 열람한 문서를 따로 출력하거나 컴퓨터에 저장하기도 했다.
공단 측은 2023년 7월쯤 되서야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해 자체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 결과 무단 접속 사실이 확인됐고, 공단 측은 2024년 9월2일 A씨 등을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사흘 뒤인 9월5일엔 이들을 직위해제했다. 이후 이들은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아 형이 확정됐다. 2025년 3월 공단 측은 이들에게 복직명령을 내렸고, 각각 감봉 1개월의 징계처분을 내렸다.
A씨 등은 공단의 직위해제 조치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공단 측이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은 절차적 문제가 있고, 자신들이 열어본 문서를 외부에 유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징계규정의 ‘공단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절차와 관련해선 공단이 직위해제 결정 전 인사위원회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쳤으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직위해제 사유에 대해서도 “타인의 이메일에 접속한 그 행위 자체만으로도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한 불법행위”라면서 “공단 측이 수사 결과를 확인한 뒤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일시적으로 직무에서 배제할 필요성이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문서를 외부로 유출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선 “A씨는 B씨에게 계정정보를 공유했고, B씨는 문서를 출력하거나 따로 저장하기도 해 향후 유출 가능성이 있었다”면서 “이들의 행위는 공단 업무 수행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크게 저하시켰다”고 판시했다.
A씨 등은 재판과정에서 자신들보다 더 심각한 공금 횡령을 저지른 직원에게 직위해제 처분을 했기 때문에 평등 원칙에 위반된다는 주장도 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비위행위 발생 시점과 내용 등이 달라 동일하게 두고 비교하기 어렵다”면서 “결과적으로 A씨 등은 복직 후 감봉 1개월의 경징계를 받았지만, 횡령 사건의 직원은 결국 해임 처분을 받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쉬워지는 판결문](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8/27/128/20260827520540.jpg
)
![[기자가만난세상] 운이 다한 노인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02/128/20260202518074.jpg
)
![[세계와우리] 서태평양 긴장 파고, 한반도 흔든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22/128/20260122518803.jpg
)
![[박주연의동물권이야기] 다쳐야만 학대인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7/16/128/20260716524137.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