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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집 있어야 결혼”, 日 “만날 사람 있어야”… 저출생 닮은 듯 다른 고민 [재패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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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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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청년 각 2000명 결혼·출산 인식 조사
韓 미혼 81% 결혼 의향…日은 58% 그쳐
日 센다이서 양국 저출생 대응 민간 심포지엄

저출생은 이제 세계적인 현상이 됐습니다. 전 세계 인구의 71%가 대체출산율인 2.1명 이하인 국가·지역에 거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성의 교육수준 향상 및 경제활동 확대, 청년층의 경제적 불안정,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 도시화 등이 맞물린 결과죠.

 

특히 아시아 지역의 저출생 문제가 심각합니다. 독립적인 인구 통계 분석 프로젝트인 버스게이지(Birth Gauge)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낮은 10개국·지역 중 6곳이 아시아권이었습니다. 1위가 마카오로 0.47명에 불과했고 2위 대만은 0.72명, 3위 홍콩은 0.76명이었습니다. 한국은 0.80명으로 4년 만에 0.8명대를 회복했지만 여전히 낮아 4위입니다. 다음은 6위 태국(0.87명), 7위 싱가포르(0.88명) 등입니다.

 

일본의 합계출산율은 1.14명으로 한국보다 높습니다. 하지만 저출생·고령화 문제가 한국보다 먼저 발생한 까닭에 생산연령인구(15∼64세) 비중은 한국(69.2%,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 기준)보다 낮은 59.6%(2024년 일본 통계청 인구추계 기준)에 그칩니다. 최근 일본이 실업률 3% 이하의 ‘완전 고용’ 상태를 이어가면서 인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것은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이는 어쩌면 한국이 미래에 겪게 될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해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양국이 공통 사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협의체를 꾸리기로 한 바 있습니다. 그 중 첫 번째로 제시된 문제가 바로 저출생·고령화입니다.

 

이와 함께 양국 산업계에서도 ‘한·일 저출산대응 교류위원회’를 꾸리고 30일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시에서 제1회 한·일 저출산대응 심포지엄을 열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인 고바야시 겐 미쓰비시상사 상담역이 교류위원회의 공동 위원장을 맡아 참석했는데요. 이에 맞춰 한·일 양국의 20∼39세 청년 2000명씩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결혼, 출산, 육아와 관련해 양국 젊은이들은 어떤 공통된 인식을, 어떤 차이를 보였을까요.

 

인공지능(AI) 플랫폼 ‘세계온(SEGYE.On)’으로 생성한 이미지.
인공지능(AI) 플랫폼 ‘세계온(SEGYE.On)’으로 생성한 이미지.

◆주거·출산·육아 중시하는 韓…교제·취미 강조하는 日

 

먼저 응답자 중 미혼자(한국 1497명, 일본 1220명)에게 ‘교제 중인 이성이 있는지’를 물었더니 한국은 67.8%, 일본은 78.5%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들 사이에서 결혼 의욕은 한국 쪽이 더 높았습니다. 한국 미혼자는 81.4%가 ‘당장이라도 결혼하고 싶다’, ‘결혼하고 싶은 상대가 있다면 하고 싶다’, ‘가능하다면 결혼하고 싶다’고 답한 반면 일본은 이 비율이 57.6%에 그쳤습니다. 일본 미혼자의 42.4%가 ‘평생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답한 것이죠.

 

결혼할 생각이 없는 미혼자는 한국에서 여성(26.1%)이 남성(12.7%)보다 많았는데, 일본에서는 남성(44.3%)이 여성(40.1%)보다 많았습니다.

 

인공지능(AI) 플랫폼 ‘세계온(SEGYE.On)’으로 생성한 이미지.
인공지능(AI) 플랫폼 ‘세계온(SEGYE.On)’으로 생성한 이미지.

결혼의 조건에 관해서도 양국 젊은이들 간 의식 차이가 뚜렷했습니다. ‘어떤 조건이 갖춰진다면 결혼 희망을 이루기 쉬워진다고 생각하는지’에 관한 질문에 한국 미혼자(이하 ‘당장이라도 결혼하고 싶다’는 응답자 기준)는 ‘주택비 경감 등 결혼 후 주택 확보’(58.6%)를 가장 많이 꼽았는데, 일본 미혼자 중에서는 이를 택한 비율이 9.0%에 그쳤습니다. 한국 미혼자들은 그 다음으로 ‘본인 또는 상대의 안정적 고용·수입’(57.0%), ‘출산·육아하기 좋은 환경’(36.7%)을 많이 꼽았습니다.

 

반면 일본 미혼자들의 응답은 ‘본인 또는 상대의 안정적 고용·수입’(59.6%), ‘이성과의 만남의 장 설정 등 결혼 지원’(44.9%), ‘법적인 혼인에 얽매이지 않는 다양한 가족 형태 선택 보장’(33.7%), ‘결혼 후에도 자신의 취미·오락을 즐길 수 있는 시간 확보’(30.3%) 순으로 많았습니다.

 

한국 미혼자들이 주거, 직업·수입, 출산·육아 등 가족을 이룬 뒤 직면할 수 있는 현실적 문제에 초점을 두고 있는 반면, 일본 미혼자들은 결혼 전 단계에서 상대와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는 계기 마련이나 결혼이라는 제도에 속박되지 않는 삶을 중시한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 같은 성향 차를 다시 한번 확인해 주는 것이 출산 계획에 관한 조사 결과였습니다. 결혼 의욕이 있다고 답한 양국 미혼자에게 ‘아이를 몇 명이나 낳을 예정인지’를 물었더니 한국은 2명(28.9%), 1명(16.6%), 0명(14.8%) 순이었습니다. 반면 일본은 0명이 30.7%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2명(18.3%), 1명(9.5%) 순이었습니다.

 

인공지능(AI) 플랫폼 ‘세계온(SEGYE.On)’으로 생성한 이미지.
인공지능(AI) 플랫폼 ‘세계온(SEGYE.On)’으로 생성한 이미지.

◆韓 “아빠도 육아 참여”…日 “다양한 육아 주체”

 

그렇다면 양국 젊은이들은 출산을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을까요. 이번에는 양국 기혼자 중 ‘자녀를 2명 낳을 예정’이라고 답한 이들(한국 321명, 일본 313명)의 응답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질문은 ‘다음 중 어떤 조건이 갖춰진다면 안심하고 희망대로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복수응답)였습니다.

 

양국 젊은이들은 공통적으로 ‘임신·출산·육아에 대한 경제적 부담 경감’(한국 68.5%·일본 67.4%), ‘육아휴직 제도의 충실한 보급’(한국 29.0%·일본 37.7%), ‘출산·육아 휴직 중 및 복귀 후 경력 보장’(한국 39.3%·일본 27.8%), ‘자녀가 있는 세대에 대한 주거비 지원’(한국 26.5%·일본 18.8%)을 많이 꼽았습니다.

 

육아를 누가, 어떻게 뒷받침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에서는 차이가 눈에 띄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자녀가 어릴 때 아버지도 일을 조정할 수 있는 직장 환경’(28.0%)을 꼽은 비율이 일본(14.1%)의 약 2배였습니다. 반면 일본 응답자는 24.6%가 ‘지방자치단체나 시민단체 등 다양한 주체의 보육 서비스’를 선택해 한국(11.5%)을 2배 이상 웃돌았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日 전문가 “韓 청년들, 결혼 의욕 높고 미래 조건도 구체적”

 

결혼·출산·육아에 대한 양국 젊은이들의 인식차는 한·일의 고용 환경 차이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졸업(최종학력 기준)과 동시에 일하기 시작했다’는 응답이 일본은 74.8%인 반면 한국은 46.5%에 그쳤거든요.

 

한·일 청년들이 저출생 등 양국 공통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응답에도 흥미로운 격차가 나타났습니다. 일본 응답자는 23.7%만 ‘그렇다’고 답한 반면 한국은 40.1%로 더 많았습니다. 한국은 특히 성별에 따른 차이가 컸는데요. 한국 남성은 51.8%가 협력해야 한다고 답했는데, 여성은 27.3%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야모토 다로 주오대 교수는 이번 설문에서 ‘자신 또는 자신이 속한 세대가 국가의 미래를 밝게 할 수 있다’는 질문에 한국 청년은 34.7%가, 일본은 19.8%만 긍정적으로 답했다면서 “양국 젊은이들이 결혼 의욕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과도 관련성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미야모토 교수는 이어 “한국 청년들은 치열한 경쟁 환경에 처해져 있다고 하지만, 결혼이나 연애에 대한 의욕은 높다”며 “그래서인지 결혼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여기는 조건이나 장래 불안과 연결되는 문제에 관해서도 구체적 응답이 많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설문조사는 한국에서는 지난 6월29일부터 7월3일까지 대한상의가, 일본에서는 7월6일부터 7월8일까지 일본생산성본부 ‘미래를 선택하는 회의’가 인터넷 앙케이트 형식으로 실시했습니다.

 

※ 재패나우

 

- 일본은 2025년 한국인 945만여 명이 다녀갔을 정도로 가깝고 친숙한 나라입니다. 재패나우(Japan+Now)는 이웃 나라 일본에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도쿄에 사는 이방인의 눈으로 본 일본을 가급적 편견 없이, 소재 가리지 않고 전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일본어로 ‘아우’(会う)는 ‘만나다’라는 뜻입니다. 한국의 독자들이 재패나우(Japan+아우·会う)를 통해 일본을 더 생생하게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씁니다

 

※ 첨부된 이미지는 인공지능(AI)이 생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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