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신고로 적발…"개똥으로 가득 차 악취 심각"
최근 3년간 민원 27건, 앞서 44마리 구조하기도
구속 상태로 재판 중…재판부에 보석 허가 요청
“모친이 생전 키우던 노견 1마리 제외한 나머지 개들에 대한 소유권은 포기하겠습니다.”
오물과 쓰레기로 뒤덮인 아파트에서 개 수십 마리를 방치하고 일부는 폐사하게 한 60대가 지난 27일 법정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호소했다.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A(64)씨는 ‘만약 석방되면 치료 잘 받고 집도 정리하시겠는지’ 묻는 판사의 질문에 “보통 사람들처럼 평범한 일상생활을 하며 조용히 지내고 싶다”고 답했다.
29일 공소사실 등에 따르면 A씨는 2013년부터 지난달까지 자신이 소유한 여러 채 아파트에서 개 52마리를 키웠다. A씨 집은 오물과 쓰레기 더미가 가득한 비위생적인 환경이었고 개들은 물과 먹이를 먹지 못한 채 방치됐다. 그럼에도 이곳에서 새끼 7마리가 태어나기도 했다.
열악한 사육 환경 속에서 결국 3마리가 영양실조로 폐사했다. 18마리는 치명적인 질병에 감염됐다.
A씨 범행은 주민 신고로 적발됐다. 지난 4월 1일 ‘문이 열려 있는 집 안에 강아지가 죽어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학대 현장을 확인하고 A씨가 소유한 부동산 15곳을 긴급 점검했다. 이 가운데 5곳에서 위와 같은 동물학대 정황을 확인했다.
당시 현장을 살핀 공무원들은 “개똥이 많아 악취가 코를 찔렀다”며 “가스가 차서 시야가 흐릿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폐사한 사체를 다른 반려견이 뜯어먹은 정황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과거에도 유사한 문제로 반복적으로 민원을 받아온 인물로 전해진다. 최근 3년간 춘천시청에 접수된 A씨 관련 민원은 27건으로 집계됐다. 전화 민원이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건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춘천시는 앞선 2023년 9월 A씨 동의를 얻어 쓰레기와 분변이 가득한 집에서 개 17마리를 구조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27마리를 추가 구조해 보호 조치한 바 있다.
결국 A씨는 지난 7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검찰에 넘겨졌다.
A씨는 지난 27일 춘천지법 형사3단독(박동욱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이 집을 치우고 정신과 치료를 받을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계속 구금돼 있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닌 만큼 석방 이후 실제로 주거지를 정리하고 치료받는 과정을 지켜본 뒤 선고해 달라”고 부탁했다.
피고인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우려가 없는 점과 피고인 형제들이 집 청소를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약속한 점을 들어 보석 필요성도 강조했다.
춘천시는 A씨가 동의할 경우 예산을 투입해 주거지를 정리한 뒤 비용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인근 주민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 공판은 오는 10월 22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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