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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반찬 김은 옛말”…호랑이 입고 나쵸로 변신한 ‘K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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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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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한쪽에 놓이던 김이 달라지고 있다. 국내 식품업계가 원초와 기름, 굽는 방식 등 ‘맛의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전통 민화를 패키지에 입히고 김부각·나쵸·팝콘 등 스낵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사조대림 제공
사조대림 제공

해외에서 한국 김이 간편한 스낵으로 소비되는 사례가 늘면서 제품 개발 방향도 ‘밥반찬’에서 ‘K푸드 상품’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장거리 수출 과정에서도 바삭한 식감을 유지하기 위한 포장 기술 경쟁까지 가세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사조대림은 고소한 풍미와 바삭한 식감을 앞세운 ‘해표 더 고소한 김’ 신제품 2종을 내놨다. ‘더 고소한 김 들기름’과 ‘더 고소한 김 일품김’이다.

 

두 제품 모두 국내산 원초를 사용하고 350℃ 고온에서 두 차례 굽는 로스팅 공정을 적용했다. 김 특유의 향은 살리면서 눅눅함을 줄이고 바삭한 식감을 강조했다.

 

제품 겉모습에도 한국적인 요소를 적극 끌어들였다. ‘더 고소한 김 들기름’ 패키지에는 전통 민화 ‘호작도’를 연상시키는 호랑이와 까치를 담았다. 100% 통들깨를 한 차례 압착해 만든 들기름을 사용해 고소한 풍미를 살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더 고소한 김 일품김’은 밀폐 캔에 담았다. 외부 공기와 습기의 접촉을 줄여 바삭한 식감을 오래 유지하고, 전통 문양을 적용한 지함을 더해 선물 수요까지 겨냥했다.

 

김을 단순한 소모성 반찬이 아니라 선물하거나 경험할 수 있는 상품으로 끌어올리려는 전략이 읽힌다.

 

CJ제일제당도 김을 밥반찬 밖으로 꺼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비비고 김부각’ 찹쌀·매운맛·새우맛 3종을 출시했다. 국산 김에 국내산 찹쌀로 만든 풀을 바르고 건조한 뒤 튀기는 전통 제조 방식을 적용한 제품이다. CJ제일제당은 국내외에서 ‘전통·수제·프리미엄’을 앞세운 김 스낵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내 미국을 시작으로 해외 판매도 확대할 계획이다.

 

김 사업 자체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비비고 김 사업은 2023~2025년 연평균 약 30% 성장했고 지난해 국내 매출만 1200억원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김의 형태까지 바꿨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김의 고소한 풍미를 활용한 ‘김 나쵸’와 ‘김 팝콘’을 편의점 등에 선보였다. 올해 3월부터 출시한 비비고·다시다·햇반 등 브랜드 IP 활용 제품은 8월 초까지 약 700만개, 150억원어치가 판매됐다. 회사는 김 나쵸와 김 팝콘의 미국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대상 청정원은 아예 외국인 관광객을 정조준했다.

 

지난 13일 선보인 ‘바사삭 김부각’은 오리지널·와사비맛·치즈맛 3종으로 구성했다. 국산 김과 국산 찹쌀풀을 사용하고 190℃ 고온에서 짧게 튀겨 바삭한 식감을 살렸다. 오리지널과 와사비맛은 비건·글루텐프리 인증도 받았다.

 

특히 패키지에 한국 전통 민화를 활용했다. 방한 외국인이 김을 먹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적인 디자인까지 함께 경험하도록 해 기념품 수요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스탠드형 파우치를 적용해 들고 다니면서 먹기 쉽도록 한 점도 기존 반찬용 김과 차이가 난다.

 

국내 조미김 시장의 전통 강자인 동원F&B는 ‘신선도 유지’에 승부수를 띄웠다.

 

올해 출시 40주년을 맞은 ‘양반김’에 이달부터 ‘질소충전공법’을 도입했다. 제품 내부 산소를 줄이고 질소를 채워 기름 산화를 늦추는 방식이다. 김의 고소한 풍미와 바삭한 식감을 더 오래 유지하기 위한 기술이다.

 

특히 수출용 제품에는 질소충전과 방습제를 함께 적용해 품질 유지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12개월로 늘렸다. 미국과 일본, 태국 등 30여개국에 수출하는 만큼 긴 운송 기간을 견딜 수 있도록 포장 기술을 강화한 것이다.

 

제품군 역시 이미 세분화돼 있다. 양반김은 들기름김·참기름김·올리브김뿐 아니라 곱창돌김, 감태김, 돌판구이 초사리김, 제주톳김 등 프리미엄 조미김을 운영하고 있다. 김부각과 크리스피롤까지 갖춰 반찬과 스낵 시장을 동시에 겨냥한다.

 

식품업계의 김 경쟁이 ‘누가 더 많이 파느냐’를 넘어 ‘어떤 김을 어떻게 먹게 할 것이냐’로 옮겨가는 셈이다.

 

원초와 굽기 방식으로 품질을 차별화하고, 들기름·감태·곱창돌김 등 원재료를 세분화하는 한편 민화와 전통 문양을 앞세운 패키지로 한국적인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김부각·나쵸·팝콘처럼 손으로 집어 먹는 스낵 형태와 해외 장거리 유통을 위한 포장 기술까지 더해졌다.

 

한때 ‘밥 한 숟갈 싸 먹는 반찬’으로 통했던 김이 이제는 간식과 선물, 관광상품을 넘어 글로벌 K푸드의 독립된 상품군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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