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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밥만 먹어도 16만원인데?”…기혼 29만 vs 미혼 13만, 축의금 2.2배 갈린 이유 [일상톡톡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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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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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 적정 축의금 13만원·기혼 29만원…결혼 여부 따라 2.2배 차이
기혼 60.6% ‘과거 받은 축의금’ 고려…부부 동반 여부도 39.2%
서울 예식장 식대 1인 8만원선…실제 평균 이체액은 11만7000원

“둘이 밥만 먹어도 16만원이라는데?”

 

모바일 청첩장을 받으면 다들 한 번씩 멈칫한다. 얼마를 넣어야 할지 감이 안 잡혀서다. 혼자 갈 때와 배우자를 데려갈 때 계산이 달라지고, 언젠가 내가 받았던 축의금 액수까지 떠오른다.

 

한 예식장에서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결혼식장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한 예식장에서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가 결혼식장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결혼 여부만으로 그 답이 두 배 넘게 벌어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25~39세 미혼·기혼 남녀 1008명에게 물었더니, 친구 결혼식에 직접 참석할 때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축의금은 미혼 평균 13만원, 기혼 평균 29만원이었다. 차이는 16만원, 배율로는 2.2배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게 하나 있다. 29만원은 기혼자들이 실제로 낸 돈의 평균이 아니다. ‘이 정도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기준액이다.

 

◆미혼은 ‘친한 정도’, 기혼은 ‘받은 돈’까지 계산한다

 

두 집단이 액수를 정하는 방식부터 다르다. 미혼 응답자의 76.7%는 ‘당사자와 얼마나 친하고 오래 알았는지’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꼽았다. ‘나중에 저 사람이 내 결혼식에 올지’는 9.1%, ‘청첩장을 실물로 받았는지’는 7.5%, ‘예식장과 식대 수준’은 6.5%에 그쳤다.

 

기혼자는 결이 달랐다. 복수응답 기준으로 ‘친밀도’가 70.7%로 여전히 1위였지만, ‘그 사람이 과거 내 결혼식 때 낸 축의금’도 60.6%나 됐다. ‘함께 가는 사람이 있는지’를 고려한다는 응답도 39.2%였다.

 

결혼 전에는 관계의 거리가 액수를 정했다면, 결혼 후에는 예전에 주고받은 금액과 동행자 수까지 셈에 들어간다는 얘기다. 기혼자의 경우 부부 동반 참석이 많다 보니 기준액 자체가 높게 나온 것으로 가연 측은 보고 있다.

 

◆서울 식대, 둘이 먹으면 16만원 안팎

 

예식장 식대가 오른 것도 무시하기 어려운 변수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자료를 보면 2026년 6월 기준 서울 예식장의 1인당 식대 중간값은 8만원 선이다. 최소 보증인원 중간값은 200명, 식대 총액 중간값은 1584만원이었다.

 

식대만 단순 계산해도 성인 두 명이 함께 먹으면 16만원이다. 미혼자가 혼자 참석할 때와 기혼자가 배우자를 데려갈 때 체감 금액이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에 ‘내가 결혼할 때 받은 돈은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까지 더해지면 기혼자의 기준액은 자연히 올라간다. 실제로 기혼자의 60.6%가 과거 받은 축의금을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고 답했다.

 

◆기준액은 29만원인데…실제 송금은 평균 11만7000원

 

그렇다면 실제로 오간 돈도 20만~30만원대로 올라갔을까. 계좌이체 데이터는 조금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NH농협은행이 2023년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축의금 이체 고객 115만명, 533만건을 분석한 결과 2025년 평균 이체액은 11만7000원이었다. 2023년 11만원, 2024년 11만4000원을 거쳐 2년 동안 6.9% 올랐다.

 

가장 많이 이체된 금액은 5만원(42.3%)이었고, 10만원(39.7%)이 뒤를 이었다. 20만원은 7.5%였다. 5만원과 10만원을 합치면 전체의 82%다.

 

기혼자가 “적당하다”고 여기는 29만원과 실제로 계좌에서 빠져나간 평균 11만7000원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셈이다.

 

◆5만원은 줄고, 10만원·20만원은 늘고

 

방향은 뚜렷하다. 액수가 조금씩 위로 움직이고 있다. 5만원 비중은 2023년 46.5%에서 2025년 42.3%로 4.2%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10만원은 36.1%에서 39.7%로, 20만원은 6.1%에서 7.5%로 늘었지만, 이 수치만으로 “결혼식에 안 가면 5만원, 가면 10만원”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NH농협은행 자료는 이체 금액을 분석한 것일 뿐, 송금자가 실제로 결혼식에 참석했는지까지는 구분하지 않는다. 확실한 건 5만원의 비중이 줄고 10만원·20만원을 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흐름뿐이다.

 

◆29만원의 정체는 ‘씀씀이’ 아닌 ‘계산법’

 

미혼 13만원과 기혼 29만원의 차이를 단순히 “기혼자가 돈을 더 쓴다”로 설명하긴 어렵다. 미혼자는 상대와 얼마나 가까운지를 먼저 본다.

 

기혼자는 거기에 과거 받은 축의금과 동행자 수까지 얹는다. 자신의 결혼식을 직접 치러본 사람이라면, 축의금이 일방적인 선물이 아니라 서로 주고받는 돈이라는 걸 몸으로 겪었을 것이다.

 

미혼과 기혼 응답자가 생각하는 적정 축의금은 각각 평균 13만원과 29만원으로 조사됐다. ChatGPT 생성 이미지
미혼과 기혼 응답자가 생각하는 적정 축의금은 각각 평균 13만원과 29만원으로 조사됐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예식장 식대 인상도 부담을 키운다. 서울 1인당 식대 중간값이 8만원 선인 상황에서 배우자와 함께 가면 식대만으로도 16만원이 든다.

 

그렇다고 ‘축의금 29만원 시대’가 열렸다고 보긴 이르다. 실제 계좌이체에서는 여전히 5만원과 10만원이 10건 중 8건을 넘는다.

 

달라진 건 봉투 속 액수만이 아니다.

 

누구의 결혼식인지, 예전에 얼마를 받았는지, 혼자 가는지 둘이 가는지까지 따지는 계산법 자체가 훨씬 복잡해졌다. 미혼과 기혼 사이 16만원의 격차는 그 변화가 숫자로 드러난 결과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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