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범죄자인데 왜 내 세금으로 치료해 주나요?”
가장 많이 나온 질문 중 하나입니다.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형이 확정된 이들은 국가가 신병을 확보하고 교정시설 안에서 생활하게 합니다. 다만 이는 신체의 자유를 빼앗는 것이지, 건강할 권리를 빼앗는 것은 아닙니다. 교도소 안에서 발생하는 의료 문제를 개인에게만 맡길 수 없는 것은 이러한 까닭입니다.
교도소나 구치소에 수감된 이들의 의료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게 정당하다는 헌법재판소 판시도 있습니다. 헌재는 2005년 2월 수용자의 국민건강보험 급여 정지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수용자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의 보호, 감독을 받는 수용자의 질병 치료를 국가가 부담하는 것을 전제로 수용자에 대한 의료보장제도를 합리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라며 “입법 목적의 정당성을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교도소에 갇히면 소득 활동이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수감 기간에는 건강보험 자격이 정지되고, 교정시설에 수용된 사람의 진료비는 국가가 분담하는 구조가 됩니다.
문제는 교도소 안 노인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수형자(유죄 판결이 확정된 기결수)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4308명입니다. 전체 수형자의 9.9% 수준인데요. 그동안의 증가 추이를 고려하면 올해 안에 이 비율이 10%를 넘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이에 따라 교정본부가 부담하는 의료비도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는 상황입니다.
결국 질문은 ‘범죄자를 치료할 것이냐 말 것이냐’에서 나아가게 됩니다. 노인 수용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그 비용과 인력을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 앞으로 교정당국이, 그리고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문제입니다.
Q2. “피해자는 평생 고통받는데, 왜 가해자 노후를 걱정하나요?”
가장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었습니다. 범죄 피해자에게 가해자의 노후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반응이었습니다. 범죄로 가족을 잃거나 평생 후유증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해자의 건강과 노후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고령 수형자를 취재했을까요. 누군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과 국가가 그 사람을 교정시설에 수용하면서 어떤 처우를 해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교도소에 수용된 사람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그 부담은 결국 교도관과 다른 수용자, 그리고 출소 이후의 사회로 돌아갑니다.
특히 노인 수용자에 한해서는 단순히 ‘죄수에게 잘해주자’는 차원의 논의를 넘어설 필요가 있습니다. 형벌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형법이 정한 형벌의 목적은 응보와 교화, 그리고 사회 복귀입니다. 그런데 치매를 앓거나 남은 생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 수용자에게 “교화해서 사회로 돌려보낸다”는 전제 자체가 성립하는지,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연구자는 이 지점을 되물었습니다. 형벌이 감당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 사람을 계속 형벌의 틀 안에 가둬두는 게, 국가가 짊어져야 할 책임을 방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이 문제를 외면하면 비용은 사라지지 않고 형태만 바뀝니다. 의료 인력이 부족한 채로 방치된 수용자는 병세가 깊어지고, 그 부담은 현장의 교도관에게 돌아갑니다. 준비 없이 사회로 돌아온 고령 출소자는 범죄를 반복하고, 그 피해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돌아갑니다. 저희가 취재 과정에서 확인한 재복역 통계와 반복되는 수감 사례들이 보여주는 게 이 지점입니다. 가해자를 동정해서가 아니라, 이 문제를 그대로 두면 결국 더 많은 사람이 대가를 치르게 되기 때문에 짚어야 했습니다.
Q3. 형기 끝났으면 알아서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원칙적으로는 맞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노인 출소자에게는 다른 연령대의 출소자와는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고, 건강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족과 관계가 끊긴 경우도 있습니다. 오랜 수감생활로 사회생활 자체가 낯선 사람도 있고요. 취재 과정에서 만난 65세 이상 출소자 상당수가 그랬습니다. 대검찰청 ‘2025 범죄분석’을 보면, 65세 이상 형사 입건 피의자 중 배우자나 동거인이 있는 경우는 42.7%뿐입니다. 절반 넘는 이들에게 애초에 “알아서” 기댈 곳이 없다는 뜻입니다.
이들을 도울 제도가 애초에 없는 것도 아닙니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이 출소자들을 대상으로 주거·취업·숙식을 지원합니다. 문제는 이 지원이 전부 본인 신청이 전제라는 점입니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재소자 절반(50.2%)이 이 공단의 존재 자체를 모릅니다. 안다고 해도 가족이 없으면 주거지원 신청 요건조차 못 채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실에서는 “알아서 찾아올 수 있는 사람만 도와준다”는 말이 되는 셈입니다.
그렇다고 출소자를 국가가 평생 부양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사회의 안전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출소한 사람이 갈 곳이 없고, 치료받을 곳이 없고, 생계를 유지할 방법도 없다면 그 부담은 결국 개인에게서 끝나지 않습니다. 재범 위험과 사회복지 비용, 의료비 등으로 다시 사회가 부담하게 됩니다. 단기 징역을 반복해서 사는 이들의 재판·수감 기록을 취재하며 확인한 게 이 순환이었습니다. 한 번 미끄러진 사람이 다시 일어설 최소한의 발판이 없으면, 그는 결국 같은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중요한 것은 ‘범죄자를 얼마나 오래 도와줄 것인가’가 아니라 ‘출소 이후 다시 범죄하지 않고 살아갈 최소한의 조건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아닐까요. 형벌은 죄에 대한 책임을 묻는 과정입니다. 형벌이 끝난 뒤 사회가 원하는 것이 또 다른 범죄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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