曺 서면 제청에 ‘절차적 완결성 미흡’ 주장
헌법 취지 어긋났다고 보고 재제청 요청
김성수 후보자 임명동의안만 국회에 제출
청와대는 28일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으로 제청된 손봉기 후보자에 대해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며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의 손 후보자 제청은 절차적 완결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입장이다. 청와대가 절차적 문제 등을 지적하며 재제청을 요구함에 따라 대법원과의 ‘정면충돌’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후보자를 재제청할 것을 요청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제청’과 ‘임명’은 삼권분립 원칙 하에 서로 다른 헌법기관에 배분된 권한이며, 국민주권 원리에 비춰볼 때 제청권은 임명권을 대체하거나 무력화하는 권한이 아닌 임명권이 올바르게 행사되도록 뒷받침하는 권한으로 이해돼야 한다는 게 청와대의 주장이다. 강 수석대변인은 “그동안 역대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사전 협의를 거쳐 제청에 이른 것도 각 기관 간의 권한을 상호 존중하라는 헌법의 취지에 따른 것이었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의 일방적 ‘서면 제청’이 헌법의 취지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강 수석대변인은 “지난 1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 이후 대법원장은 7개월이 넘도록 제청을 하지 않다가 지난 18일 실질적 협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손 후보자를 일방적으로 서면 제청했다”며 “그동안의 협의 관행은 임명권자와 제청권자, 어느 한쪽의 의사만으로 최고 법원이 구성되는 일을 막고, 그 과정에서 사법부의 독립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해 온 절차적 장치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법부가 그 관행을 저버린 것은 지금껏 사법부 독립을 지탱해 온 근거를 스스로 약화시키는 일이라는 점에서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의 손 후보자 제청 직전 법원행정처가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에서 법원조직법에 따라 추천한 후보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추천 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방안을 타진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법원조직법은 대법원장이 대법관 제청 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 내용을 존중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미 정당하게 추천된 후보자들을 제청 대상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후보자 개인에게 타진한 것은 인사 절차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일이라 판단된다”고 했다. 또 “법원조직법이 정한 대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 결과를 존중해 제청권이 공정하게 행사될 때 비로소 제청에서 임명에 이르는 전 과정이 헌법상 국민주권 원리와 적법 절차 원칙에 부합할 수 있다”고 짚었다.
노 전 대법관 후임 인사는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첫 대법관 임명인 만큼 절차적 정당성 측면에서부터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청와대의 시각이다. 강 수석대변인은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는 오랜 기간 시민들과 법조계가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요구이고 이는 최고 법원이 우리 사회의 여러 목소리를 고르게 반영해야 한다는 국민적 기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소수자 및 사회적 약자의 인권 보호, 국민의 재판 청구권 보장이라는 대법원 본연의 역할을 고려할 때, 손 후보자에 대한 이번 제청이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라는 국민적 요청에 부합하는지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재제청 요청은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제한하라는 것이 아니라 헌법이 예정한 상호 견제의 한 방식으로서 제청이 각 기관에 대한 존중의 토대 위에서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어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인 김성수 후보자에 대해서는 협의를 거쳐 의견이 모아진 만큼, 오늘(28일)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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