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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론이 3.2kg이라고?”…두리안·하미과까지, 마트 과일매대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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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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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과일 매대에서 익숙한 사과와 배, 수박만 찾던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한 통에 3kg이 넘는 초대형 메론부터 특유의 향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두리안, 중국 신장 지역에서 즐겨 먹는 하미과까지 등장했다.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 제공    

가격만 싸게 내놓는 경쟁을 넘어 크기와 품종, 산지, 먹는 방식 자체를 차별화한 과일이 유통업계의 새로운 승부처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오는 29일부터 3주간 전 점에서 미국산 ‘허니듀 킹메론’을 한정 판매한다. 대형마트에서 이 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크기다. 한 통 무게가 3.2kg 이상으로, 통상 1.8~2.2kg 수준인 일반 허니듀 메론보다 약 70% 크다. 머스크 메론처럼 표면에 그물무늬가 없는 흰색 외관에 벌꿀향과 부드러운 과육이 특징이다. 당도는 약 14브릭스(Brix) 수준이다.

 

롯데마트가 초대형 메론을 들여온 배경에는 지난해 판매 경험이 있다. 지난해 롯데슈퍼에서 처음 판매한 허니듀 킹메론 준비 물량 약 2000개가 조기에 소진되자 올해 판매 채널을 롯데마트까지 넓혔다.

 

생산량이 많지 않은 상품이지만 파트너사와 사전 협의를 거쳐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4500개를 확보했다. ‘크고 낯선 과일’에 대한 수요를 실제 판매로 확인한 셈이다.

 

이색 과일을 찾는 움직임은 롯데마트만의 현상이 아니다.

 

이마트에서는 과거 일부 소비자만 찾던 두리안과 용과, 코코넛이 수입과일 매대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두리안 조각과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2% 늘었다. 용과는 6.5%, 코코넛도 4.7% 증가했다. 해외여행에서 접했던 맛을 국내에서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바나나와 오렌지 위주였던 수입과일 소비가 다양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방법도 달라졌다. 두리안처럼 껍질이 두껍고 손질하기 어려운 과일은 아예 과육만 떼어 조각상품으로 판매한다.

 

과일을 ‘통째로 사는 것’이 당연했던 공식도 깨지고 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수박 껍질을 모두 제거한 뒤 과육을 반 통 모양 그대로 용기에 담은 ‘껍질 없는 반통 수박’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6~7월 약 5500개가 팔렸고, 올해 6월 1~24일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0%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이마트 조각 수박 매출도 49.2% 증가했다.

 

롯데마트 역시 조각 수박을 반 통부터 4분의 1통, 8분의 1통까지 세분화해 판매하고 있다. 올해 1~5월 조각 수박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03.2%, 수박을 제외한 컷팅과일 매출은 81.6% 늘었다.

 

‘크고 특이한 과일’을 찾는 소비자와 ‘작고 간편한 과일’을 원하는 소비자가 동시에 늘고 있는 셈이다.

 

백화점에서는 품종 차별화 경쟁이 한층 빠르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올여름 양구멜론뿐 아니라 백자멜론과 하미과멜론 등 상대적으로 접하기 어려운 품종까지 매대에 올렸다.

 

백자멜론은 참외와 멜론의 특성을 함께 지닌 품종으로 얇은 껍질과 부드러운 과육이 특징이다. 중국 신장 지역 대표 과일인 하미과멜론은 일반적인 머스크멜론과 달리 아삭한 식감과 높은 당도로 차별화했다. 1~2인 가구를 겨냥한 애플수박도 함께 판매했다.

 

유통업체들이 이처럼 과일 구색을 넓히는 것은 ‘무조건 싼 과일’을 찾는 소비자와 맛·품종에 돈을 더 쓰는 소비자가 동시에 늘고 있어서다.

 

롯데마트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과일 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고당도 프리미엄 과일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약 20% 증가했다. 전체 과일 매출에서 프리미엄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에 달했다. 반대로 크기가 작거나 외관에 흠집이 있어 가격을 낮춘 ‘상생 과일’ 매출 역시 약 20% 늘었다.

 

같은 과일이라도 누군가는 당도와 희소 품종을 따지고, 다른 소비자는 가격과 먹기 편한 크기를 먼저 보는 식으로 시장이 빠르게 세분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롯데마트도 이런 수요를 겨냥해 허니듀를 ‘킹메론’ 하나로만 판매하지 않는다. 미국 직소싱 물량을 지난해보다 약 200% 확대해 일반 규격 허니듀를 전년 대비 약 10% 낮은 가격에 판매하고, 롯데신선품질혁신센터에서 직접 손질한 400g짜리 컷팅 허니듀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과일 매대의 경쟁 기준이 ‘얼마나 싸냐’에서 ‘얼마나 새롭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느냐’로 넓어지고 있다. 3.2kg짜리 킹메론과 한입 크기로 잘라놓은 두리안이 같은 매대에서 팔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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