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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온에 128만마리 잃은 남해안에 적조까지…비 오면 더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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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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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적조가 밀려와 바닷물이 검붉게 물들어 있는 모습. 뉴시스
사진은 적조가 밀려와 바닷물이 검붉게 물들어 있는 모습. 뉴시스

28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적조 위기경보가 전날 오후 6시를 기해 ‘주의’에서 ‘경계’로 올랐다. 국립수산과학원이 같은 날 오후 4시 경남중부와 거제동부 앞바다 2개 해역에 적조주의보를 발표한 데 따른 조치다. 고수온으로 양식어류 128만여마리를 잃은 남해안에 이번에는 적조가 들어왔다. 바닷물이 식으면 한숨 돌릴 것 같지만, 적조를 일으키는 생물이 가장 잘 자라는 수온은 고수온 경보 기준보다 낮다.

 

◆ 오후 4시 주의보, 두 시간 뒤 ‘경계’

 

국립수산과학원은 27일 오후 4시 경남중부와 거제동부 앞바다 연안 2개 해역에 적조주의보를 발표했다. 해수부는 두 시간 뒤인 오후 6시 적조 위기경보를 ‘경계’ 단계로 올리고 그동안 운영하던 적조대책 종합상황실을 비상대책본부로 격상했다.

 

적조 특보는 바닷물 1㎖에 들어 있는 적조생물 개체 수로 갈린다. 10개체 이상이면 예비주의보, 100개체 이상이면서 반경 2∼5㎞ 수역에 퍼져 어업피해가 우려되면 주의보, 1000개체 이상이면서 반경 5㎞ 넘는 수역에 퍼지면 경보다. 이번에 나온 주의보는 세 단계 가운데 두 번째다.

 

위기경보가 ‘주의’로 올라간 것은 8월10일 오후 6시였다. 전남 동부와 경남 서부 남해 앞바다 2개 해역에 적조 예비특보가 내려진 데 따른 조치였다. 17일 만에 한 단계가 더 올라간 셈이다. 현재 통영·거제 해역에는 소규모 적조띠가 연안에 산발적으로 분포하고 있다.

 

◆ 28도 밑으로 내려온 바다, 적조엔 알맞은 온도

 

이번 적조를 일으킨 생물은 코클로디니움이다. 점액질이 물고기 아가미에 달라붙어 질식시키는 유해성 적조생물로, 성장에 알맞은 수온은 24∼27도다.

 

여름 내내 남해안을 괴롭힌 고수온의 기준은 그보다 높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수온이 28도에 이르면 고수온 주의보를, 28도가 사흘 이상 이어지면 경보를 발령한다. 경남 남해안 전 해역은 현재 고수온 경보 구역이다.

 

두 기준을 나란히 놓으면 수온이 28도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 곧 안심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난다. 고수온 위험이 물러나는 자리가 바로 적조생물이 가장 잘 자라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해수부도 앞으로 수온 상승이 소강상태를 보이면 적조가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 비는 씻어내지 않는다…28일 경남에 30∼80㎜

 

해수부가 꼽은 확산 조건은 하나 더 있다. 비가 내려 육상의 영양염이 바다로 흘러들 경우다. 빗물이 적조를 씻어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적조생물이 먹고 자랄 영양분을 실어 나른다.

 

기상청이 28일 오전 5시 발표한 단기예보를 보면 이날 부산·울산·경남에는 30∼80㎜, 제주도에는 5∼60㎜의 비가 예상된다. 29일에도 부산·울산·경남에 5∼40㎜, 30일에는 20∼60㎜가 더 내릴 전망이다. 남해 앞바다 물결은 0.5∼1.5m로 일겠고 풍랑과 너울에 유의해야 한다.

 

남해안은 8월15∼17일에도 기록적인 집중호우를 겪었다. 그때 흘러든 영양염 위로 다시 비가 얹히는 국면이다.

 

◆ 고수온에 이미 128만마리…지난해 피해는 8월26일 시작됐다

 

적조가 들어온 바다는 이미 여름을 크게 앓았다. 경남에서는 25일까지 남해군·하동군·통영시 3개 시군 62개 어가에서 양식어류 128만2000마리가 고수온으로 폐사했다. 재산 피해는 28억원으로 집계됐다.

 

어종별로는 조피볼락이 90만1000마리로 가장 많았고 볼락 19만5000마리, 숭어 14만1000마리, 말쥐치 10만5000마리, 강도다리 1만3000마리가 뒤를 이었다. 전체 폐사량의 70.3%가 조피볼락 한 어종에 몰렸다. 25일 하루에만 통영시와 하동군 18개 어가에서 17만6000마리가 죽었다.

 

지난해 적조 피해가 시작된 날짜는 8월26일이었다. 지난해 8월26일부터 31일 오후 4시까지 남해군 양식장 17곳과 하동군 11곳 등 28곳에서 넙치·숭어·감성돔·농어·참돔 등 36만6000마리가 폐사했다. 남해군이 31만3000마리, 하동군이 5만3000마리였다.

 

당시 경남의 적조 피해는 2019년 이후 6년 만이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는 적조가 발생해도 밀도가 낮거나 유해성 적조가 아니어서 양식어류 폐사로 이어지지 않았다.

 

◆ 회는 먹어도 되나…적조 해역은 어디서 확인하나

 

적조가 번져도 수산물을 먹는 데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클로디니움은 독성이 없는 종이고, 물고기가 죽는 것은 독소 때문이 아니라 아가미가 막혀 숨을 쉬지 못해서다. 방제에 쓰는 황토도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적조가 발생한 해역에서는 조업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

 

황종우 해수부 장관은 “남해 연안에 고수온에 이어 적조 확산이 예상됨에 따라 빈틈없는 예찰과 초동방제로 어업 피해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양식 어업인분들도 먹이공급량 조절, 적조 대응장비 점검 등을 통해 양식수산물을 철저히 관리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어업인이 지금 할 수 있는 조치는 △출하 시기가 된 물량의 조기 출하 △먹이 공급량과 사육 밀도 조절 △방제 장비 점검 세 가지다. 적조 특보가 내려진 해역과 발생 위치는 국립수산과학원 적조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고, 해수부는 신청자에게 적조 상황을 문자로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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