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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복은 없다”… 백악관 찬사 들으며 떠난 최연소 대변인 [이 사람@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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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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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둘 29세 워킹맘 캐롤라인 레빗
1년 7개월 동안 트럼프 ‘입’ 노릇해
마음 안 드는 기자 질문 대놓고 무시
“아이들 곁에 오래 있고 싶다” 사의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트럼프 대통령의 ‘입’ 노릇을 해 온 캐롤라인 레빗(29) 백악관 대변인이 27일(현지시간) 마지막 근무를 마치고 떠났다. 백악관 역사상 최연소 대변인에 해당하는 레빗은 향후 트럼프의 정치자금 모금 단체에서 일할 예정이다.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27일(현지시간) 대변인으로 마지막 출근일을 맞아 기자들 앞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27일(현지시간) 대변인으로 마지막 출근일을 맞아 기자들 앞에서 소회를 밝히고 있다. AFP연합뉴스

백악관은 이날 대변인으로서 약 1년 7개월 동안 레빗의 활약상을 정리한 보도자료를 특별히 배포했다. 자료에는 ‘굴복하지 않았다’(NEVER SURRENDER)라는 제목이 붙었는데 이는 레빗이 트럼프에 적대적인 언론인, 외국 정치인, 야당인 민주당의 공격에 한 번도 고개를 숙이는 일 없이 당당하게 맞대응해 결국 물리쳤다는 뜻을 담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레빗은 우선 몇몇 기자들이 백악관 브리핑룸을 반(反)트럼프 시위 무대로 변질시키려는 것을 차단했다. 트럼프를 극우 정치인으로 몰아가려는 듯한 의도적 질문에 레빗은 “당신은 좌파 해커일 뿐 기자가 아닌데도 지금 이 방에서 기자인 척하고 있다” “편견을 가진 언론인과 거짓말쟁이들이 기자석에 앉아 있어선 안 된다” 등 원색적 비난으로 대꾸했다.

 

기자의 질문이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을 때에는 대놓고 “참으로 어리석은 질문이군요”(What a stupid question)라며 무시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정책에 불만을 품은 프랑스 국적의 유럽의회 의원이 미국에 ‘자유의 여신상’ 반납을 요구했을 때의 일이다. 뉴욕의 랜드마크인 자유의 여신상은 19세기 말 프랑스가 독립 100주년을 맞은 미국에 선물로 보낸 작품이다. 당시 레빗은 “프랑스인들이 지금 독일어를 쓰지 않는 것은 오직 미국 때문”이라고 응수했다.

 

지난 21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에서 열린 공화당 정치 행사 도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과 포옹하고 있다. 트럼프는 레빗을 “역대 백악관 대변인 가운데 최고의 인물”이라고 불렀다. AFP연합뉴스
지난 21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에서 열린 공화당 정치 행사 도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과 포옹하고 있다. 트럼프는 레빗을 “역대 백악관 대변인 가운데 최고의 인물”이라고 불렀다. AFP연합뉴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점령 통치를 받던 프랑스가 미국의 도움으로 겨우 해방된 사실을 상기시킨 셈이다.

 

레빗은 공화당 강경파 정치인 출신답게 야당인 민주당을 겨냥해선 거침없는 공세를 폈다. 민주당이 범죄 대응에 무능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레빗은 “미국에서 범죄율이 가장 높은 20개 도시 목록을 보면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민주당 시장이 집권 중”이라고 꼬집었다.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이 그만둔 직후 전립선암 투병 사실을 공개했을 때 레빗은 “솔직히 바이든 전 대통령의 건강과 능력 문제에 관해 많은 이들이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가졌었다”며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은폐이자 정치적 스캔들”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친(親)민주당 성향의 주류 언론이 바이든의 건강 악화와 무능함에 대해 잘 알았으면서도 일부러 숨겼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트럼프를 향한 레빗의 충성심은 정평이 나 있다. 지난 4월 당시 둘째 아이를 임신 중이던 레빗은 백악관 출입 기자단을 위한 만찬 행사장에서 트럼프 암살 시도가 적발되자 예정돼 있던 출산 휴가를 즉각 연기했다. 트럼프는 그런 레빗을 “역대 백악관 대변인 가운데 최고의 인물”이라고 부르며 무한 신뢰를 보냈다.

 

6월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레빗은 이달 들어 “최고의 엄마가 되고 싶다”며 백악관을 떠나 자녀 등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변인을 그만둔 레빗은 트럼프의 정치자금 모금을 담당하는 단체인 ‘마가’(MAGA·미국을 더 위대하게)에서 일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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