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주담대 상단 7.17%…고정형 금리 재상승 압력
은행채·코픽스 동반 상승…변동형 대출도 금리 부담 ↑
“매달 94만원 더 낸다고?”
3억원을 30년 만기로 빌렸다고 치자. 금리가 연 3%면 매달 126만5000원씩 갚으면 된다. 그런데 이 금리가 8%로 뛰면 220만1000원이다. 같은 집, 같은 대출인데 한 달에 93만6000원을 더 내야 한다.
아직 8%는 아니다. 27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72~7.17%. 하지만 한국은행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고 은행채와 코픽스까지 같이 오르면서, 고정형이든 변동형이든 더 오를 일만 남았다는 게 문제다. 8%가 정해진 미래는 아니지만, 지금 흐름대로라면 충분히 갈 수 있는 숫자다.
◆3억원 빌렸는데 월 220만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기준금리를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 7월 16일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두 달 연속 인상이다.
한은이 내놓은 이유는 이렇다. 수출과 투자가 살아나고 소비도 회복되면서 성장세는 이어지는데, 물가상승률은 한동안 목표치를 웃돌 거라는 전망이다.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가 계속 불어나는 것도 금융안정 측면에서 눈여겨봐야 할 위험 요인으로 꼽혔다.
숫자로는 0.25%포인트지만, 대출자가 체감하는 건 매달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돈이다. 3억원을 30년 만기 원리금균등상환으로 빌렸을 때 월 상환액을 금리별로 계산해보면 △연 3% 약 126만5000원 △연 7.17%(현재 5대 은행 고정형 상단) 약 203만원 △연 8% 약 220만1000원이다.
3%와 8% 사이엔 한 달에 93만6000원, 1년으로 치면 약 1124만원 차이가 난다. 원금은 놔두고 이자만 계산해도 결과는 비슷하다. 3억원에 연 8%를 적용하면 연간 이자만 2400만원, 한 달로 나누면 200만원이다.
◆은행채 4.359%…고정형 금리 다시 ‘꿈틀’
고정형 주담대 금리를 움직이는 핵심 변수 중 하나가 은행채 금리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집계로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26일 연 4.359%였다. 지난달 4.4%대까지 올랐다가 이달 초 4.2%대로 내려왔는데, 최근 다시 오르는 추세다.
은행이 대출금리를 정하는 방식은 이렇다. 금융채 등으로 조달한 비용에 가산금리를 붙이고 우대금리를 뺀다. 그러니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나 채권시장 움직임으로 조달비용이 오르면, 시차를 두고 고정형 주담대 금리에도 반영된다.
27일 기준 5대 시중은행 5년 고정형 금리는 연 4.72~7.17%. 지난 7월엔 상단이 한때 7.5%를 넘었다가 다시 내려왔었는데, 은행채 금리가 반등하면서 재차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여기에 은행들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도 변수다. 대출이 너무 빨리 늘어난다 싶으면 은행은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줄이는 식으로 조절에 나선다.
기준금리가 오른 만큼 주담대 금리가 곧바로, 똑같이 오르는 건 아니다. 시장금리, 조달비용, 가산·우대금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가 차주 앞에 놓이는 최종 금리다.
◆금리는 오르는데 왜 변동형으로 몰릴까
변동형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은행연합회 집계로 7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연 3.18%. 전월보다 0.13%포인트 올랐고, 4월 이후 넉 달째 오름세다.
코픽스는 은행이 예·적금이나 금융채로 돈을 조달하는 비용을 반영한 지표라, 이게 오르면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따라 오를 압력을 받는다.
신규 대출자들은 오히려 변동형으로 몰리고 있다. 한국은행 ‘2026년 7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신규 주담대 중 변동금리 비중이 68.1%까지 올라갔다. 반대로 고정금리 비중은 31.9%로, 2014년 2월 이후 12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당장 내는 이자가 더 싸서다. 7월 신규취급 주담대 평균 금리는 연 4.48%, 그중 고정형은 4.76%, 변동형은 4.35%로 0.41%포인트 차이가 났다.
고정형이 더 빠르게 오르다 보니, 나중에 금리가 더 오를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지금 이자를 아끼려는 수요가 변동형으로 쏠린 셈이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코픽스와 단기 시장금리가 더 오르면 변동형은 금리 변경 시점에 그 상승분이 그대로 반영된다. 지금 0.41%포인트 싼 게 앞으로도 계속 싸다는 보장은 없다.
◆저금리 때 대출받은 사람도 안심할 수 없다
새로 대출받는 사람만의 얘기가 아니다. 몇 년 전 연 2~3%대에 5년 주기형이나 일정 기간 고정금리 상품으로 대출받은 사람들 중에도, 금리 재산정 시점이 돌아오면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런 상품은 계약된 주기마다 그때그때 시장금리와 가산금리를 다시 반영하기 때문이다. 저금리 때와 지금 사이 격차가 큰 만큼, 재산정 이후 월 상환액이 확 뛸 가능성이 있다.
3억원·30년 만기 기준으로 단순 비교하면 3%와 7.17% 사이 월 상환액 차이는 약 76만5000원, 8%와 비교하면 93만6000원까지 벌어진다.
결국 중요한 건 8%라는 숫자 자체가 아니라, 가계가 어디까지 버틸 수 있느냐다. 한은은 이번 결정문에서 앞으로도 물가와 성장, 금융안정 상황을 보며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주담대 8% 시대가 반드시 온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그래도 기준금리는 다시 3%대로 올라섰고, 은행채와 코픽스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3억원을 빌린 사람에게 금리 1%포인트는 그냥 숫자가 아니다. 매달 통장에서 몇십만원씩 더 빠져나가느냐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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