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 주도의 ‘독려’ 기준 마련
지역선 상권·교통·지역화폐 연결
경제·사회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
소규모 농가 ‘감축’ 검증체계 필요
탄소 감축 시장 활성화 법제화도
극한 폭염·홍수 등 기후재난이 일상화하면서 기업 위주로 추진되는 기후위기 대응의 축을 일반시민·지역사회로 확장시켜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지역사회의 탄소감축 노력이 경제적·사회적 가치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를 고도화하고 지역화폐 등 적절한 보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하진 SDX재단 이사장은 2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일보 ‘2026 세계기후환경포럼’에서 “우리가 앞으로 줄여야 할 탄소배출량이 100이라면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로 줄일 수 있는 양은 절반밖에 안 된다”며 “나머지 50%는 별도의 거버넌스도, 행동 규칙도, 방법론도 없다. 우리 개인이나 중소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감축을 이뤄내야 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전 이사장은 시민 개개인이 이뤄낸 소량의 탄소 감축분에 가치를 부여해 기후행동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 주체의 기후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이미 각 지방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시민참여 탄소감축 제도’의 평가 방식을 고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중앙·지방 정부, 상호보완적 작동해야”
시민참여 탄소감축의 대표적 예는 2008년 전국 최초로 도입된 광주광역시의 탄소포인트제다.
광주시는 가정과 상업시설의 전기·수도·도시가스 사용량을 과거 사용량과 비교해 절감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2024년 기준으로 광주시 전체 세대의 56%인 약 37만세대가 가입했고, 10만3000명에게 14억원의 지원금이 지급됐다. 이를 통해 7만8000t의 온실가스를 감축했다.
맹소영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경영본부장은 토론에서 “지금까지 시민 기후정책의 성과를 ‘참여 인원 수’로 평가했다면 앞으로는 ‘어떤 행동이 실제로 어느 정도의 탄소를 줄였는가’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맹 본부장은 “실제로 정부는 올해부터 탄소감축량과 실천 난이도 등을 고려해 인센티브를 차등화해 지급하기 시작했다”며 “전자영수증은 100원에서 10원으로 낮춘 반면 고품질 재활용품 배출은 100원에서 300원, 공유자전거 이용은 50원에서 100원으로 높였다. 이는 중요한 정책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시민 기후행동 정책이 ‘참여의 양’에서 ‘감축의 질’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짚었다.
맹 본부장은 중앙정부가 지역 기후행동을 독려할 인센티브 제도 기준을 마련하면 지방정부가 이를 지역사회 여건에 맞춰 적용하는 등 상호보완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는 전국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후행동의 기준과 인센티브, 감축량 산정방법 등 표준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지방정부는 지역의 시민·기업·상권·교통·에너지·지역화폐·공공기관을 연결해 정부가 마련한 제도 등이 실제 지역사회에서 작동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지역사회·기업도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시민사회의 기후행동이 기업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측정·보고·검증(MRV)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서욱 에코나인(ECONINE) 대표는 “기업이 지역의 기후행동을 이끌어낸 뒤 ESG 성과로 인정을 받으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며 “탄소 감축 활동이 실제로 있었다는 증거, 그 활동이 만든 환경적·사회적 가치에 대한 설명, 그리고 이를 상쇄·기여·후원·공급망 관리 중 어떤 부문으로 분류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농민과 주민에게 연구자 수준의 조사와 보고를 요구하면 참여가 끊길 수밖에 없다. 활동 기록, 위치, 사진, 기본 생태지표, 지역 단위모니터링에서 시작해 신뢰 수준을 단계적으로 높여야 한다”며 “결국 현장이 감당할 수 있는 측정·보고·검증 시스템이 필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역사회에서 누가, 어디서, 어떤 기후행동을 했는지 파악하기 위한 별도의 등록 시스템이 필요하고, 이후 기업이 (정부 등에) 보고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소규모 농가 등은 정부 등이 요구하는 객관적인 탄소감축 검증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창영 홍성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농업 분야에서 탄소 감축 검증과 인증은 너무도 익숙한 단어”라면서도 “그럼에도 (정부 등이 요구하는 탄소감축 방식·체계에) 맞출 수 있는 곳이 주로 사업을 수행했고, 그 외 다른 곳은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예컨대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탄소중립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다. 중간물떼기를 하고, 논물 얕게대기를 하면 지원금을 주는 사업인데 대부분 대규모로 농사를 짓는 이들이 사업에 참여한다”며 소규모 농가를 배려한 검증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역·시민 주체의 자발적 탄소감축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법적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상래 대한환경공학회 기후위기대응특별위원회 위원장은 “현재 기획예산처는 한국거래소 내에 통합등록부를 갖춘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 거래소를 연내 신설하고, 자발적탄소시장법 제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며 “기후행동 시장도 법제화가 필요하다. 감축목표의 법제화, 적응의 법제화, 시장의 법제화라는 세 축이 나란히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쉬워지는 판결문](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8/27/128/20260827520540.jpg
)
![[기자가만난세상] 운이 다한 노인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02/128/20260202518074.jpg
)
![[세계와우리] 서태평양 긴장 파고, 한반도 흔든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22/128/20260122518803.jpg
)
![[박주연의동물권이야기] 다쳐야만 학대인가](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7/16/128/20260716524137.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