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 에너지에 지진 같은 충격파
토사·암석과 함께 급류로 쏟아져
히말라야산맥 온난화 피해 극심
홍수 위험 빙하호수 47곳 확인돼
중국과 국경을 맞댄 네팔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발생한 대홍수는 지진이 아닌 빙하 붕괴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후변화가 또다시 대규모 인명피해로 이어진 것이다.
27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시시르 카날 네팔 외교부 장관은 26일 오전 8시37분 ‘지진’이 발생했으며 3분 뒤 돌발홍수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보고서를 내고 “장주기 지진파와 위성 사진 등을 추가로 분석한 결과 지진 에너지는 산사태로 인해 발생했다”며 “규모는 5.2”라고 설명했다.
온난화가 진행 중인 히말라야 지역에서 커다란 빙하가 녹아 떨어지면서 지진과 같은 충격이 발생했고, 이것이 물과 진흙, 암석과 함께 대규모 급류로 쏟아져 내려오면서 큰 홍수가 됐다는 분석이다. 과학자들은 빙하 붕괴로 떨어져 나온 얼음 덩어리는 폭이 약 600m에 달하며, 약 1220m 아래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스코틀랜드 던디대학교의 빙하학자 사이먼 쿡 박사는 “빙하가 떨어져 나와 낙하할 때 발생하는 엄청난 힘으로 인해 얼음이 위험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혼합물로 변한다”고 설명했다.
8000m가 넘는 고봉이 즐비해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는 히말라야산맥은 온난화의 피해가 극심한 곳이다. 빙하가 녹아 없어지는 속도는 21세기 들어 2배 이상 더 빨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빙하가 녹은 물은 빙하호를 형성하고, 호수를 가둔 얼음과 암석으로 된 ‘자연 댐’이 갑자기 무너지면 이번과 같은 대홍수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네팔 카드만두포스트는 2020년 네팔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가 네팔과 티베트자치구, 인도에 47개의 ‘위험한’ 빙하호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2024년과 지난해에도 빙하 붕괴 또는 빙하호 범람에 의한 홍수로 피해가 발생한 바 있다고 전했다.
미국 샌안토니오 텍사스대학교 소속 수문학자인 하팀 샤리프는 이번 홍수가 발생하기 전 강우량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도 눈에 띈다면서 “이는 강우량을 토대로 한 전 세계 모든 홍수 경보 시스템이 한계를 드러낸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번 홍수에 피해가 커진 또 다른 이유로 피해 지역이 힌두교·불교 순례객들이 많이 찾는 성지가 여럿이고, 등산객이 몰리는 유명 관광지란 점이 꼽힌다. AP통신은 라수와 지역의 루트를 따라가는 카일라시 트레킹은 지금이 성수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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