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에너지환경부가 어제 지천댐(충남 청양·부여), 아미천댐(경기 연천), 병영천댐(전남 강진), 회야강댐(울산), 고현천댐(경남 거제) 5개 건설을 확정했다. 윤석열정부 시절 “기후 위기 대응에 필요하다”며 선정한 댐 후보지 14곳 중 5곳만 최종 낙점이 이뤄진 셈이다. 지난 정권의 댐 건설 계획에 ‘하천 환경 보전’과 ‘주민·시민단체 반대’ 등을 들어 비판적 태도를 보인 이재명정부가 그나마 댐 5개의 추가 건설 필요성을 받아들인 것은 호남·충청·영남 ‘3대 메가프로젝트’ 성공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3대 메가 사업은 반도체 공장,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생산라인 구축이 핵심이다. 모두 엄청난 양의 전기와 더불어 물이 꼭 필요하다. 그런데 기후 위기 심화로 극한 호우와 가뭄이 반복되며 3대 메가 대상 지역의 안정적 용수 공급을 장담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이날 “충청 메가프로젝트 사업 등으로 신규 용수 수요가 확대돼 다목적댐을 건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바람직한 일이지만 댐 5개만 추가로 지어 3대 메가의 용수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댐은 물이 넘쳐날 때 이를 가뒀다가 고갈될 때 쏟아붓는 ‘물그릇’ 역할을 한다. 김 장관은 댐 추가 건설에 대해 “당연히 홍수와 가뭄에 대한 대응 능력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감천댐(경북 김천)과 가례천댐(경남 의령)이 제외된 점은 아쉬움을 남긴다. 기후부는 “기존 시설을 활용하면 신규 댐을 짓지 않아도 된다”고 밝히며 하천 정비사업 실시, 저수지 물 이용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들이 댐처럼 안정적 물 공급이 가능할 것인지는 추가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2024년 7월 당시 윤석열정부가 댐 건설 후보지 14곳을 발표한 것은 ‘극한 홍수 및 가뭄 대응과 미래 용수 확보를 위해 신규 댐을 지어 물그릇을 키워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정권 교체 후 2025년 10월 이재명정부는 “댐 건설이 애초 무리하게 추진됐다”며 백지화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한국은 대표적인 ‘물 부족 국가’로 꼽힌다. 장기적인 물 관리 대책이 그 어느 나라보다 절실하다. 국민 삶의 안전과 농업·공업 등 산업 생산을 위해 매우 중요한 치수사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해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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