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최소 160명이 숨지고 한국인 9명을 포함해 수백명이 실종된 중국·네팔 접경 히말라야 대홍수 피해 지역에 군과 소방·구조 인력을 대거 투입했다. 중국 측에서는 3명이 숨지고 265명이 실종됐지만 도로 기반이 모두 유실돼 구조대가 핵심 피해지역에 진입하지 못하는 등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7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네팔 쪽에서 발생한 토석류가 중국 시짱(티베트)자치구 르카쩌시 지룽현 지룽 통상구를 덮쳤다. 중국 당국은 26일 오후 8시 기준으로 3명이 숨지고 265명이 실종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네팔 경찰은 수색 작업을 통해 시신 157구를 수습했다고 밝혔다. 네팔과 중국에서 확인된 사망자는 모두 160명이다. 네팔 관광부는 관광객 403명이 실종됐으며 이 가운데 341명이 외국인이라고 전했다. 경찰관 28명도 연락이 두절됐다.
현지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 인근에 있던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9명도 실종된 상태다. 정부는 외교부·소방청·경찰청 등으로 구성된 합동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급파할 계획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실종자를 수색·구조하고 위험에 처한 주민들을 대피시켜야 한다”며 “부상자 치료를 서둘러 인명 피해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어 감시와 조기경보를 강화하고 과학적인 방식으로 구조해 2차 재해를 막으라고 주문했다.
티베트자치구와 르카쩌시는 각각 자연재해 구호 1급 비상대응에 들어갔다. 중국 국가방재·감재·구호위원회와 응급관리부도 국가 재난구호 2급 비상대응을 가동했다.
티베트자치구 응급관리청은 차량 152대와 인력 792명을 현장으로 보냈다. 시짱소방구조총대도 차량 72대와 구조대원 431명을 수색견과 인명탐지기, 구조용 동력보트 등과 함께 투입했다.
응급관리부는 국가종합소방구조대 차량 113대와 대원 601명을 추가로 파견했다. 중국안넝그룹과 중국전력건설그룹 등의 공병·구조 인력 325명도 장비를 갖추고 현장으로 향했다.
시짱군구는 현장지휘조와 긴급 구조 인력을 파견했다. 무장경찰 시짱총대 르카쩌지대 장병 140여명도 전문 장비를 갖추고 구조 현장에 투입됐다. 르카쩌군분구 소속 병력 130여명과 공병기계 장비는 추가 출동에 대비하고 있다.
구조대는 대형 장비를 동원해 진입로를 확보하고 있지만 도로 기반이 모두 유실된 데다 강물이 빠르게 흐르면서 핵심 피해지역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날이 어두워진 뒤 현장에 비까지 내리면서 구조 작업이 더욱 어려워지고 추가 인명 피해 위험도 커졌다.
통신 당국은 차량 15대와 인력 52명을 보내 광케이블과 위성전화 등으로 통신망 복구에 나섰다. 위성통신과 항공자기탐지 장비도 현장에 투입됐다.
중국 정부는 텐트와 난로, 의류·이불, 접이식 침대 등 구호물자 3만점을 시짱자치구로 보냈다. 중앙정부의 자연재해 구호자금 1억2000만위안과 시짱자치구가 앞서 배정한 2000만위안 등 모두 1억4000만위안(약 287억원)이 우선 투입됐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도 피해 지역의 기반시설을 긴급 복구하기 위해 중앙정부 예산 1억위안(205억원)을 별도로 배정했다.
중국 수리부는 지룽현과 주변 지역의 강우량과 수위, 빙하·빙하호 면적 변화를 분석하고 토석류 발생 원인과 하류 지역에 남아 있는 위험요인을 조사하고 있다. 자연자원부도 전문가 15명을 현장에 보냈으며 중국지질조사국 소속 전문가와 기술인력 11명은 무인기와 거리측정기, 위성전화 등을 갖고 지질재해 조사와 위험 평가에 들어간다.
이번 참사는 당초 지진으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추가 분석을 거쳐 지각 운동에 따른 지진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USGS는 빙하 붕괴와 토석류가 규모 5.2에 해당하는 지진파를 만들어낸 것으로 분석했다.
카트만두에 본부를 둔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 전문가들은 대규모 빙하·암석 사태가 강을 막았다가 무너지면서 급류가 쏟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ICIMOD는 중국·네팔 국경 하천 상류에 여전히 막힌 구간이 남아 있다며 두 번째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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