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사흘 새 실종자 4명이 잇따라 주검으로 발견됐다. 지난 24일 제주시 한림읍에서 발견된 장미란(37)씨의 경우 실종 신고를 담당한 경찰관이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지 101일 만이었다. 22일에는 그가 담당했던 또 다른 사건에서도 실종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경찰관은 2025년 3월부터 실종수사팀에서 근무하며 모두 298건의 실종사건을 처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쯤 되면 이번 사태를 단순한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기 어렵다. 경찰의 실종사건 관리와 감독체계 전반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실종사건은 시간이 생명이다. 초기 수색이 늦어질수록 폐쇄회로(CC)TV 영상과 휴대전화 위치정보, 목격자 진술 등 수사에 필요한 단서가 사라질 가능성이 커진다. 범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경찰이 성급하게 사건을 종결하면 수사의 골든타임도 놓치게 된다. 따라서 실종사건의 종결을 담당 경찰관 한 사람의 판단에 맡겨서는 안 된다. 일정 기준 이상의 사건은 반드시 상급자의 검토와 승인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 통화기록과 CCTV, 위치정보, 현장 수색 결과 등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종결의 타당성을 확인하는 이중·삼중의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성인 실종자에 대한 법적 보호체계를 강화하는 일도 서둘러야 한다. 현행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은 아동과 지적장애인, 치매환자 등을 중심으로 규정하고 있어 성인 실종사건에 대한 법적 근거와 국가의 적극적인 보호체계에는 한계가 있다. 2024년 말부터 실종 성인의 수색·발견·보호를 위한 법안이 잇따라 국회에 발의됐지만 아직 계류 중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련 입법을 더는 미뤄서는 안 될 것이다.
살인 혐의를 받는 아들의 증거 인멸을 시도한 ‘장윤기 사건’에 이어 경찰관이 실종신고를 허위로 종결한 이번 일로 경찰에 대한 국민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국무회의에서 “경찰의 기강 해이, 무책임의 문제가 심각하다”며 강도 높은 경찰 개혁을 주문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경찰청이 곧바로 장씨 실종신고 허위 종결 사건과 관련해 제주 서부경찰서장 등 지휘라인을 전원 대기발령한 것은 당연한 조치다. 그러나 문책과 징계만으로는 또 다른 비극을 막을 수는 없다. 경찰의 자의적 판단을 차단하고, 상급자의 실질적인 감독과 객관적인 검증이 작동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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