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내국인 관광객 2024년보다 6.4%↓…국내선 좌석 37만석 감소
내국인 관광객 소비 면세점 33.6%, 호텔 31.6% 줄어
도, 국토부·공항공사·항공사 참여 ‘제주 항공 접근성 협의체’ 구성 제안
제주 기점 국내선 항공 좌석이 줄면서 내국인 관광객과 관광 소비가 동반 감소하자 제주도가 항공 공급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대응에 나선다.
23일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제주 관광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관광시장이 정상 궤도에 오른 2024년 상반기보다 1.3% 감소했다.
이 기간 내국인 관광객은 6.4% 줄어든 반면 외국인 관광객은 31.9% 증가했다.
국내선 공급좌석은 같은 기간 상반기와 비교해 하루 평균 2000석 가량인 5% 줄어 모두 37만석 감소했다.
최근 들어서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한 국내선 공급좌석도 4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 4월 16만5678석(6.8%), 5월 8만2688석(3.3%), 6월 22만5415석(9.1%), 7월 11만4747석(4.5%) 각각 줄었다.
국내선 이용객 역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월 1만3727명(0.6%), 5월 14만868명(6%), 6월 22만6610명(9.9%), 7월 12만6354명(5.5%) 각각 감소했다.
도는 고환율과 고유가, 항공사들의 국제선 운항 확대, 저비용항공사(LCC) 항공기 정비와 운항 조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뱃길은 코로나19 시기인 2022년 분담률 14.9%로 최고를 기록한 뒤 10%대에 머물고 있다.
항공좌석 감소는 관광소비와 취업 시장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인 관광객 카드 소비액은 지난 4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 내국인 관광객 소비는 2년 전보다 면세점 33.6%, 호텔업 31.6%, 여행업 17.2% 순으로 감소했다. 호텔 소비가 줄어든 대신 모텔·게스트하우스 등 여관업은 8.1% 증가하는 등 관광객들이 저가 숙박시설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제주 방문 개별관광객 1인 지출 경비를 보면 내국인은 63만7140원으로, 1년 전보다 2만9669원 줄었다. 외국인은 900달러로, 43달러 감소했다. 내국인 쇼핑은 9만3743원으로 7.1% 줄었다. 식음료는 18만9459원으로 2.2% 감소한 반면 숙박은 13만5205원으로 2.4% 증가했다. 외국인은 식음료 지출이 125.90달러로 8.0% 감소했다. 숙박 149.92달러로 1.3% 줄어든 반면 쇼핑은 237.99달러로 3.2% 늘었다.
도는 항공좌석 감소에 따른 항공권 가격 상승과 내국인 관광객 감소가 관광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내국인 관광객 둔화가 심화한 올해 2분기 소매점 판매율, 취업자 수가 감소하는 등 실물 경기가 악화됐다.
◆위성곤 지사 “항공좌석 문제 심각…공급 안정화 최우선”
이에 따라 도는 국내선 공급좌석을 조기에 회복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기로 했다.
위성곤 지사는 국토교통부와 한국공항공사, 항공사 임원, 제주도가 참여하는 ‘제주 항공 접근성 협의체’를 구성해 제주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슬롯(공항의 처리능력 범위 내에서 항공기가 출발·도착할 수 있도록 배정된 운항 가능 횟수) 운영과 항공 공급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항공·관광업계에서는 이용객이 적은 시간대 운항을 늘리는 항공사에 대한 인센티브와 국내선 항공유 세제 지원, 성수기 항공기 이착륙 시간대의 탄력적 운영 등이 공급 확대 방안으로 제시됐다.
도는 국토부에 항공사별 운항계획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계획대로 운항하지 않는 항공사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성수기에는 대형 항공기와 임시편을 투입하는 방안도 국토부·항공사와 협의한다.
‘제주 항공좌석 공급 안정화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공급좌석 조기 회복과 운항 안정화 대책을 마련하고 수학여행객의 뱃길 이용을 지원해 항공 수요를 분산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관광업계 경영난을 덜기 위한 지원책도 마련한다.
도는 다음 달부터 제주관광진흥기금을 활용해 영세 관광사업체에 업체당 최대 5000만원의 경영안정자금 특별보증을 시행하고 원금 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장기 분할상환 제도를 도입한다.
오는 9월 24일부터 10월 11일까지 이어지는 추석 등 가을 황금연휴 관광수요를 끌어오기 위해 수도권과 대도시에서 제주여행 홍보를 강화하고 세계유산축전과 제주비엔날레 등 대형 행사와 연계한 관광상품도 마련한다.
위 지사는 21일 도지사 직속 민생경제 상황실 관광분야 회의에서 “항공사들의 국제선 확대 등 경영상 판단은 이해하지만 국내선 공급 감소가 이어지는 지금의 상황은 제주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며 “항공좌석 공급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정부와 국회, 항공사와 함께 실질적인 해법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국인 관광객이 줄어드는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어디에서 이뤄지는지도 살펴 제주 전역으로 확산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민 항공좌석 우선 배정·운임 지원 개정안 발의
더불어민주당 김성범 의원(서귀포시)은 최근 항공사업법,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국가통합교통체계효율화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제주도민 이동권 보장 3법’을 대표발의했다.
항공사업법 개정안은 제주처럼 항공교통 외에 다른 교통수단으로 다른 지역을 오가기 현저히 어려운 지역의 노선을 ‘필수항공운송노선’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지역에 주민등록을 둔 주민은 ‘필수항공교통이용자’로 규정했다.
필수항공운송노선으로 지정되면 국토부 장관이 최소 운항 횟수 또는 최소 좌석 공급량 등 운항기준을 정해 고시해야 한다.
또 예산 범위에서 항공운임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항공사와 협정을 체결해 좌석 일부를 지역 주민에게 우선 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제주특별법 개정안은 제주도민이 지역적·지리적 여건으로 인해 기본권을 침해받거나 차별받지 않도록 국가 책무를 강화했다. 제주도지사는 항공운임 추가 지원, 긴급 이동 지원, 좌석 우선 배정 등을 추진할 수 있고 국가는 이에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하도록 했다.
국가통합교통체계효율화법 개정안은 특별교통대책 수립 사유에 ‘항공기 운항 횟수의 급감 등 교통수단 공급의 급감’을 추가해 제주 항공편이 급격히 줄어드는 경우 대체교통수단 투입과 운항·노선 조정 등의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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