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에 새긴 인물의 업적…“기념 메달, 기록유산이자 아카이브”
조수미, 손흥민, 페이커, 그룹 방탄소년단(BTS), 안세영...
이들은 문화·예술·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며 한국을 세계에 알린 인물인 동시에 한국조폐공사의 기념 메달 속 주인공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조폐공사가 반세기 넘게 제작해온 기념 메달이 최근 문화·예술·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을 담아내며 K-컬처의 역사를 기록하는 매개체로 자리 잡고 있다.
◆ 50년 넘게 이어진 ‘기념’의 기록
23일 조폐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1975년 한국은행 창립 25주년 기념 메달 제작을 시작으로 정부 행사와 주요 기념사업 등에 필요한 기념 메달을 50년 넘게 제작해왔다.
기념 메달은 기념주화와 달리 액면가가 표시되지 않아 실제 화폐로 사용할 수는 없지만, 특정 행사나 인물, 날짜 등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다.
최근에는 기념 메달의 주인공도 과거보다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국가적 행사나 역사적 인물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스포츠 등 각 분야에서 국내외에 이름을 알린 인물과 업적이 메달에 담기고 있다.
특히 K-컬처의 세계적인 인기가 높아지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스포츠 인물들의 활동과 성과를 기념 메달로 남기는 사례도 늘고 있다.
◆ 조수미부터 안세영·조성진까지
지난 20일에는 소프라노 조수미의 세계 무대 데뷔 40주년을 기념하는 메달이 출시됐다.
메달에는 조수미의 40년 음악 여정이 담겼다. 앞면에는 조수미의 초상을, 뒷면에는 1986년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세계 무대에 데뷔했던 당시의 모습을 새겼다.
광복절을 앞두고는 백범 김구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는 ‘유네스코 기념해’ 메달도 공개됐다. 유네스코가 김구 탄생 150주년이 되는 올해를 ‘유네스코 기념해’로 지정한 것을 기념해 그의 청렴 정신과 건국 철학 등을 담았다.
스포츠 분야에서는 지난 7월 ‘셔틀콕 여제’ 안세영의 기념 메달이 출시됐다.
메달에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3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2024 파리올림픽에 이어 올해 아시아배드민턴선수권대회까지 제패하며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안세영의 주요 업적이 담겼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쇼팽 콩쿠르 우승 10주년을 기념한 메달도 주목받았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이 메달에는 쇼팽 콩쿠르 경연장인 폴란드 바르샤바 국립 필하모닉 콘서트홀에서 파이프오르간을 배경으로 연주하는 조성진의 모습이 담겼다.
조폐공사가 50년 넘게 축적해온 특수 압인 기술을 활용해 지름 32㎜의 원형 금·은 메달에 피아노를 연주하는 조성진의 섬세한 표정까지 표현했다.
이 밖에도 지난해에는 e스포츠 최고 스타로 꼽히는 ‘페이커’와 발달장애인 화가이자 배우인 정은혜 작가의 기념 메달이 잇따라 출시됐다. 앞서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축구선수 손흥민을 주인공으로 한 기념 메달도 출시돼 관심을 끌었다.
◆ 금·은에 새긴 ‘기록유산’
조폐공사는 기념 메달을 단순한 수집품을 넘어 국위를 선양한 인물의 업적을 재조명하고 그 가치와 이야기를 후대에 남기는 ‘기록유산’으로 보고 있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변질하지 않는 금·은이라는 소재에 인물의 업적을 기록하는 일종의 ‘아카이브’와 같다”며 “자문위원회 개최와 국민 의견 수렴 등 여러 경로를 통해 기념 메달 속 인물을 선정한 뒤 주인공과 논의해 그들의 이야기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한다”고 말했다.
기념 메달이 사회적 가치로 이어지는 사례도 있다.
조폐공사에 따르면 조성진 기념 메달 수익금은 분당서울대병원에, 손흥민 기념 메달 수익금은 유소년 축구 활성화를 위해 각각 전달됐다.
기념 메달 제작을 통해 인물의 업적을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인공의 뜻에 따라 수익금을 기부하며 사회적 의미도 더하고 있는 것이다.
조폐공사 관계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인 인물과 의미 있는 사건을 발굴해 그들의 이야기를 오래 남길 수 있는 기념 메달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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