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 “전년도 방식 착오·서버 폭주 따른 오류” 해명
관리·감독 책임은 빠지고 시스템 개선책만 제시 논란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의 이름을 내건 천안 이봉주마라톤대회의 1140명 별도접수 논란과 관련해 천안시체육회가 “전년도와 달라진 접수 방식에 대한 착오와 접수 당일 서버 폭주로 발생한 오류”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올해 대회 홈페이지를 통해 단체접수를 별도로 받지 않는다고 안내했음에도 1140명이 이메일로 참가 신청을 하고 운영대행사가 이를 실제 등록까지 진행한 경위에 대해 체육회의 관리·감독 책임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안시체육회는 “공식 홈페이지 온라인 신청과 다른 이메일 방식으로 1140명이 신청했다”며 “지난해까지 단체접수를 홈페이지 양식 다운로드 후 이메일로 받았던 방식과 달라진 올해 접수 방법을 인지하지 못해 발생한 오류”라고 밝혔다. 올해 대회는 개인과 단체 모두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하도록 했지만, 접수 당일 홈페이지 접속자가 급증하면서 일부 단체 신청자들이 이메일로 신청했고 운영대행사가 이를 접수 처리했다는 설명이다. 체육회는 참가자 간 형평성과 접수 절차의 공정성을 고려해 이메일로 신청한 1140명을 모두 취소하고 환불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단순히 1140명의 신청을 취소한 것으로 이번 문제를 덮어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공식적으로 단체접수를 받지 않는다고 공지한 상황에서 운영대행사가 왜 이메일 신청을 받아 실제 등록까지 진행했는지, 또 주최 측인 천안시체육회와 육상연맹은 이 과정을 사전에 알지 못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체육회 관계자는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접수 당일 민원 전화가 폭주하는 과정에서 일부 운영대행사 직원이 단체 접수 문의에 이메일로 보내달라고 안내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회 공식 접수 방식과 다른 신청을 1140명 규모로 받아 등록한 사안을 단순한 직원 안내 착오로만 볼 수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특히 체육회는 이번 입장문에서 운영대행사의 책임이나 계약상 조치 여부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규모 체육행사의 참가 접수 원칙이 현장에서 제대로 공유되지 않았고, 그 결과 공식 절차와 다른 방식의 등록이 이뤄졌다면 주최 측의 관리·감독 체계 역시 점검 대상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대회에서도 참가자 관리 논란은 있었다.
천안시체육회는 제4회 대회를 약 5000명 규모로 모집했지만 실제 접수자는 6000여명으로 늘었다. 이에 대해 체육회는 당시 접수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홈페이지에 접속해 접수를 진행하던 인원까지 등록돼 당초 모집 규모를 초과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지난해에는 모집 정원을 넘겨 참가자를 등록했고, 올해는 단체접수를 받지 않는다고 공지한 뒤에도 1140명의 이메일 신청이 등록되는 등 2년 연속 접수 관리 문제가 반복됐다는 점에서 보다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체육회는 앞으로 천안과 전국, 코스별로 접수 일자를 나누거나 추첨제를 도입하는 등 접수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스템 개선만으로 이번 사태가 마무리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공식 공지와 다른 방식의 접수가 왜 가능했고, 이를 누가 관리했으며, 주최 측은 어느 단계에서 이를 인지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봉주마라톤대회는 희귀 난치병으로 투병하던 천안 출신 이봉주의 쾌유를 기원하고, 그의 이름을 고향의 대표 마라톤대회로 발전시키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시민 세금이 지원되는 공공성 있는 대회인 만큼, 이번 논란 역시 단순한 접수 오류로 덮기보다 대회 운영 전반의 책임과 관리 체계를 투명하게 점검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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