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셔 베테랑 풋볼리그 9월 20일 개막…40세 볼트 출격 가능성 열려
2017년 육상 은퇴 후 프로축구 도전…센트럴코스트서 친선경기 2골 기록
올림픽에서 8개의 금메달을 수집한 육상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40·자메이카)가 다시 축구화를 신는다. 프로축구 선수의 꿈을 품고 육상 트랙을 떠난 지 9년 만이다. 이번에는 프로 무대가 아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누볐던 스타들이 즐비한 베테랑 팀이다. 선수 등록까지 마치면서 실제 경기 출전 가능성도 열렸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2일(한국시간) 잉글랜드축구협회(FA)의 ‘풀-타임’ 웹사이트를 인용해 볼트가 체셔 베테랑 풋볼리그 프리미어 디비전의 위센쇼 베츠FC 등록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맨체스터 남부를 연고로 하는 위센쇼 베츠FC는 35세 이상 선수들로 구성된 베테랑 팀이다. 일반적인 동네 축구팀과는 거리가 멀다. 리버풀과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활약한 에밀 헤스키를 비롯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장을 맡았던 안토니오 발렌시아, 뉴캐슬 공격수 출신 파피스 시세, 에버턴에서 뛰었던 우마르 니아스 등 EPL 팬들에게 익숙한 이름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여기에 EPL 우승 경험이 있는 졸리언 레스콧과 대니 드링크워터, 마크 올브라이턴, 스티븐 아일랜드, 네덤 오누오하 등도 위센쇼 베츠FC에서 뛰었다. 선수단의 EPL 통산 출전 기록을 합치면 1800경기가 넘을 정도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성적도 이름값에 뒤지지 않는다. 위센쇼 베츠FC는 2025~2026시즌 체셔 베테랑 풋볼리그 프리미어 디비전에서 14경기 12승2패, 골득실 +85를 기록하며 정상에 올랐다. 구단에 따르면 지난 시즌 각종 대회를 합쳐 26경기에서 무려 208골을 터뜨리며 4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리그에서는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이런 팀에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가 합류했다.
다만 볼트의 공식전 출전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현재 확인되는 것은 FA 선수 명단에 볼트의 이름이 등록됐다는 사실이다. 위센쇼 베츠FC가 볼트의 영입이나 출전 계획을 공식 발표한 것도 아니다.
실제 경기에 나선다면 이르면 다음 달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FA가 공개한 체셔 베테랑 풋볼리그 일정에 따르면 위센쇼 베츠FC는 9월 20일 올드 스트렛포디언스 그레고리언스를 상대로 2026~2027시즌 첫 경기를 치른다. 40세의 볼트가 육상 트랙이 아닌 잉글랜드의 일요일 축구리그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볼트에게 축구는 은퇴 이후 갑자기 시작한 취미가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축구를 좋아했던 그는 현역 육상선수 시절에도 축구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오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으로 유명했던 볼트는 여러 차례 프로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다. 세계 최고의 단거리 선수로 정상에 선 뒤에도 축구에 대한 꿈은 놓지 않았다.
2017년 육상에서 은퇴한 뒤에는 실제로 프로축구 도전에 나섰다.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훈련했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마멜로디 선다운스와 노르웨이 스트룀스고세에서도 입단 가능성을 타진했다. 실제 선수 계약을 목표로 여러 구단의 문을 두드렸다.
가장 가능성이 높았던 곳은 호주였다. 볼트는 2018년 호주 A리그 센트럴코스트 매리너스에서 약 8주간 입단 테스트를 받았다. 같은 해 10월에는 매카서 사우스웨스트 유나이티드와의 프리시즌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해 2골을 터뜨렸다. 육상계의 전설이 축구선수로 변신할 수 있다는 기대가 한껏 커진 순간이었다.
당시 볼트는 “프로축구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며 정식 계약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몰타의 발레타FC로부터 2년 계약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이를 거절하고 센트럴코스트 매리너스 입단에 도전했다. 그러나 결국 상업적 조건 등을 둘러싼 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프로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축구선수의 꿈은 그렇게 한 차례 멈췄다. 하지만 축구와의 인연까지 끊긴 것은 아니었다. 이후에도 자선 축구대회 ‘사커 에이드’ 등에 꾸준히 출전하며 그라운드를 찾았다. 축구는 은퇴 이후에도 볼트의 삶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육상 트랙에서의 업적은 여전히 독보적이다. 볼트는 2008 베이징,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남자 100m와 200m, 400m 계주를 석권하며 금메달 8개를 수집했다. 세계육상선수권에서도 압도적인 기록을 남겼다. 특히 2009년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작성한 남자 100m 9초58과 200m 19초19는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은 세계기록이다.
실제 출전이 성사된다면 ‘단거리 황제’ 볼트가 이번에는 축구장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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