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업 의사결정 속도↑… 지주사 전환계획 없어”
카카오가 인공지능(AI) 경쟁력과 기업가치를 동시에 높이기 위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카카오톡과 AI 사업에 집중하는 카카오AI를 신설법인으로 분리하고, 금융·콘텐츠·모빌리티 계열사를 거느린 카카오X는 투자와 포트폴리오 운영을 담당하는 투자회사가 된다. 독립된 경영체계에서 의사결정 속도를 높여 글로벌 AI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책도 함께 제시하면서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카카오AI를 이끌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2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톡과 AI에 자원을 집중해 5000만명 규모의 에이전트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했고, 카카오X 대표 내정자 김도영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 겸 CA협의체 그룹투자전략실장은 “자회사 관리 부담을 떼고 투자자산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이번 인적분할을 추진한 가장 큰 이유는.
“AI 사업의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투자사업과 역할을 명확하게 나누기 위해서다. 올해 초부터 이사회에서 공식·비공식 논의를 여러 차례 진행했다. 지금 속도를 내지 못하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AI 서비스 선두주자가 될 중요한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절실함이 있었다.
-카카오X를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것인가. 기존 CA협의체는 어떻게 되나.
“카카오X를 지주회사로 전환할 계획은 전혀 없다. 인적분할 이후 양사의 사업 목적이 다른 만큼 독립적인 경영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기존 CA협의체 같은 공동 조직도 더는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 다만 카카오톡 플랫폼과 자회사 간 사업적 협력은 이전과 동일하게 이어간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케이큐브홀딩스의 지분이나 역할에는 변화가 있나.
“지분율에는 변화가 없다.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에게 양사의 지분이 동일한 비율로 배분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창업자와 케이큐브홀딩스의 지분율도 그대로 유지된다. 창업자는 양사에서 대주주로서 성장과 혁신을 지원하는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본다. 각 회사는 독립적인 거버넌스와 책임경영을 유지한다.”
-직원들은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어떻게 나뉘나. 근로조건과 스톡옵션은.
“현재 카카오 본사 직원은 대부분 카카오AI로 이동한다. 카카오톡뿐 아니라 맵·비즈니스·AI 등 현재 본사의 대부분 사업조직이 카카오AI 소속이 된다. 모든 임직원의 근로조건은 변동 없이 포괄 승계·유지된다. 기존 스톡옵션은 인적분할 비율에 맞춰 분할한다.”
-회사를 나눈다고 현재 카카오가 받는 기업가치 할인이 해소된다고 보는 근거는.
“AI 사업과 투자자산을 각각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게 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 국내외 증권사 평가를 기준으로 카카오가 보유한 자산의 합산가치는 34조2000억원인 반면 현재 시가총액은 16조8000억원 수준이다. 카카오AI는 AI 기업으로 독립적인 평가를 받고, 카카오X는 각 자회사의 사업가치와 성장전략을 시장에 적극적으로 알리겠다. 피지컬AI와 가상자산, 글로벌 팬덤 OS 등 새로운 성장사업에도 투자해 자산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카카오X가 오히려 지주·투자회사 할인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자산가치를 키우는 것과 자산가치 대비 시장 할인율을 낮추는 것을 카카오X의 핵심성과지표(KPI)로 삼겠다. 첫 번째 목표는 산하 자회사의 순자산가치(NAV)를 빠르게 성장시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성장한 NAV가 실제 주주가치에 반영되도록 할인율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투자성과 일부를 주주에게 바로 환원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가 선순환하는 구조도 만들겠다.”
-구체적인 주주환원 방안은.
“카카오X는 자회사 배당과 투자수익의 30%를 주주환원에 활용한다. 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수익의 30%를 배당하고, 특별한 투자수익이 발생하면 수익의 30%를 특별배당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70%는 재투자한다. 두나무 지분 매각이익에서도 투자원금과 세금을 제외한 금액의 약 30%인 3000억원을 자사주 매입·소각에 투입한다. 카카오AI도 잉여현금흐름을 기반으로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정책을 이어갈 계획이다.”
-향후 자회사 추가 상장이나 중복상장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겠다. 현재 별도의 추가 지배구조 개편이나 합병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 향후 카카오X가 신성장 사업을 육성하고 투자하는 과정에서 자본시장을 활용할 경우 최근 마련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과 절차를 지키고 기존 주주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
-기존 계열사를 추가로 매각할 수도 있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와 카카오게임즈, 다음 등을 조정한 것도 해당 사업을 더 잘 운영할 수 있는 새로운 대주주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이후에도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도 상황에 따라 적합한 방식을 판단해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다.”
-2030년 카카오AI의 AI 일간활성이용자(DAU) 2000만명과 매출 6조원 목표는 어떻게 달성할 계획인가.
“카카오톡의 기존 이용자 기반을 AI 이용자로 전환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현재 카나나 인 카카오톡은 월간활성이용자(MAU) 대비 DAU 비율이 60~70% 수준이고, AI 기능을 이용하는 사용자는 그렇지 않은 이용자보다 체류시간도 50% 이상 길다. AI가 카카오톡 전체 서비스에 퍼지면 2000만명 수준의 DAU를 확보할 수 있다고 본다. 이후 AI 기반 광고 효율화와 에이전틱 추천·커머스, 파트너 연계 수수료를 새로운 매출원으로 만들겠다.”
-분할 후에도 두 회사가 카카오 브랜드와 데이터, 인프라를 함께 사용하게 될 텐데 내부거래 문제는 없나.
“양사 간 거래는 시장가격에 부합하는 정상가격 원칙을 적용한다. 현재도 카카오와 계열사, 계열사 간 거래는 공정거래법에 따라 정상가격 원칙으로 진행하고 있다. 분할 이후에도 같은 원칙을 적용한다. 다만 카카오 브랜드와 데이터, 인프라를 어떤 방식으로 공유하고 어떤 계약을 체결할지는 아직 정하지 않았으며 양사가 별도로 협의할 예정이다.”
-카카오AI의 분할비율이 낮다는 지적이 있다. 왜 미래가치가 아니라 순자산가액을 기준으로 했나.
“분할비율은 관련 규정에 따라 순자산가액으로 결정하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재상장 후 시장에서 다시 평가받는다. 순자산가액을 사용하기 때문에 회계상 분할비율과 미래 기업가치 사이에는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다만 기존 주주는 양사에서 동일한 지분율을 유지하기 때문에 분할 자체로 주주가치가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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