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장이면 30초 만에 딥페이크 생성
텔레그램 해외 서버에 막힌 수사, 피해자는 일상 붕괴
고등학생 A양은 최근 친구로부터 자신의 얼굴이 딥페이크 기술로 음란물에 정교하게 합성되어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 유포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불과 30초 만에 제작된 허위 영상물은 학교와 인근 학원가 단체 대화방으로 삽시간에 번져나갔다. A양은 “내가 올린 평범한 일상 사진이 어떻게 이런 범죄에 쓰일 수 있는지 믿기지 않는다”며 “학교에 가는 것조차 두렵고 매 순간 누군가 나를 알아보는 것 같아 숨이 막힌다”고 털어놓았다.
◆ 일상 사진이 30초 만에 음란물로… 교실까지 파고든 생성형 AI
21일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에 따르면 최근 소셜미디어(SNS)에 무심코 올린 셀카 사진 한 장이 10대 청소년의 일상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악몽으로 변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고도화되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나 텔레그램 봇 형태로 보급되면서 딥페이크 성범죄의 진입장벽이 완전히 허물어졌다.
별도의 전문 프로그램이나 코딩 지식 없이도 사진 한 장과 몇 번의 터치만으로 사실적인 성적 합성물이 생성된다.
문제는 이러한 범죄가 또래 집단인 10대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가해 학생 다수는 이를 중대한 디지털 성범죄가 아닌 단순한 온라인 장난이나 유희로 치부하며 죄의식 없이 유포에 가담하고 있다.
◆ 해외 메신저 타고 번지는 2차 유포… 가해자 특정조차 난항
피해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하더라도 수사는 초입부터 거대한 암초에 부딪힌다. 유통 경로 대부분이 텔레그램 등 본사가 해외에 위치한 보안 메신저와 다크웹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해외 기반 플랫폼의 소극적인 공조 태도로 인해 운영자나 유포자의 인적 사항을 특정하기 위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이 장기간 지연되기 일쑤다.
수사가 정체되는 사이 피해 영상은 수백 개의 복제 채널로 흩어지며 2차, 3차 피해를 낳고 있다.
◆ 지워도 다시 올라오는 복제물… 턱없이 부족한 삭제 지원 인력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공적 기관의 한계도 뚜렷하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산하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에서 24시간 모니터링과 삭제 지원을 진행하고 있으나 폭증하는 딥페이크 변종 생성물의 유포 속도를 따라잡기에는 전담 인력과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
불법 사이트 한 곳을 폐쇄하거나 게시물을 삭제하더라도 수 분 내에 다른 도메인으로 복제되어 재유포되는 무한 증식 구조 탓에 피해자들은 언제 어디서 다시 영상이 나타날지 모른다는 극심한 불안감에 갇혀 지낸다.
특히 인공지능 기술의 대중화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디지털 성범죄의 생성·유통 구조는 텔레그램 등 비협조적 해외 플랫폼과 결합해 고도화되고 있다.
2026년 상반기 수사 통계에 따르면 사이버 성폭력 검거 인원 중 10대 청소년 비중은 47.6%에 달하며 전년 대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단순 시청 및 소지자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 신설과 함께 해외 수사 공조 체계의 실효성 확보가 선행되지 않을 경우 기술 발전 속도에 맞춘 근본적 범죄 억제는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 단순 장난 아닌 중범죄… 처벌 강화와 플랫폼 책임성 법제화 시급
이러한 가운데 성평등가족부는 지난 19일 전문가 긴급 회의를 열고 인공지능 악용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을 위한 법·제도 개선안 마련에 착수했다.
전문가들은 미성년자 대상 허위 영상물 제작에 대한 처벌 수위를 성폭력처벌법상 최고 수준으로 상향하고 단순 소지·구입·시청 행위까지 처벌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불법 촬영물 유통을 방치하는 플랫폼 사업자에게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법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편 딥페이크 피해를 입었거나 전문 상담이 필요한 경우 여성긴급전화1366을 통해 365일 24시간 긴급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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