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콘서트홀은 19일 개관 10주년 갈라 콘서트 ‘항해’를 열었다. 딱 10년 전 이날 개관한 롯데콘서트홀이 그간 발탁하고 지원한 음악가들로 꽉 채운 뜻깊은 무대였다.
공연의 시작은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d단조’. 롯데문화재단의 한국국제오르간콩쿠르에서 2023년 우승한 이민준이 대작을 완벽하게 선보였다. 클래식 전용 공연장으로는 국내에서 처음 파이프오르간을 들인 롯데콘서트홀의 정체성이 잘 드러난 오프닝이었다. 이어지는 무대에선 청년 작곡가 이하느리의 ‘잡동사니 #4 :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뒤에 쓰인 노래들’이 세계 초연됐다. 도통 건반 눌릴 일이 없을 것 같은 파이프오르간의 극저음과 극고음이 뒤섞인 곡이었다. 여러모로 파이프오르간이 가진 다양한 표현력을 실감할 수 있는 무대였다.
2016년 문을 연 롯데콘서트홀은 빈야드 모양으로 지어진 국내 첫 클래식 공연장이다.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된 첫 클래식 홀이기도 하다. 개관 공연에서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은 롯데콘서트홀이 위촉한 진은숙의 ‘별들의 아이들의 노래’를 세계 초연하고 생상스 ‘교향곡 3번-오르간’을 연주했다. 이후 오르간 프로그램과 상주 음악가 제도를 이어왔다. 세계 정상급 연주자와 주요 오케스트라의 내한 무대를 꾸준히 유치하면서 국내 클래식 음악 문화 융성과 시장 성장에도 기여했다. 2016년 8월 말러 ‘교향곡 8번-천인교향곡’을 뮌헨 초연 당시 편성 그대로 1000명에 가까운 인원으로 재현했고, 이후 야니크 네제세갱·사이먼 래틀·이반 피셔·발레리 게르기예프 등이 세계적 악단을 이끌고 이곳에 섰다.
오르간 연주 이후 무대는 2020~2021년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를 시작으로 2022년 문태국과 신창용, 2023년 윤소영과 이진상, 2025년 최하영까지 역대 상주 음악가로 채워졌다. 먼저 첼리스트 최하영과 피아니스트 신창용이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 g단조’ 4악장을 연주했고 첼리스트 문태국이 합류해 쇼스타코비치 ‘두 대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다섯 곡의 소품’을 들려줬다. 3부에선 지휘자 최수열과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가 바이올리니스트 윤소영·피아니스트 이진상·문태국과 함께 베토벤 ‘삼중 협주곡 C장조’ 1악장을 협연한 후 드보르자크 ‘현을 위한 세레나데’ 2·5악장으로 피날레를 만들었다.
객석 갈채 속에 연주자들은 페터 하이드리히의 ‘해피 버스데이 변주곡’으로 롯데콘서트홀 개관 10주년을 또 한 차례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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