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조 사퇴 촉구’ 현수막 지시
탄핵 추진엔 與 “논의된 바 없어”
李대통령 국정 지지율 하락 추세
민생현안 동력 상실 부담감 작용
국힘 “사법부 장악 시도” 강력 비판
靑 고심… 손봉기 판사 반려 가능성도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대법관 후보자를 서면 임명 제청한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20일에도 자진사퇴와 제청 철회를 요구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전날 당 지도부에서 공개적으로 터져 나온 ‘탄핵론’에는 하루 만에 선을 긋는 등 속도조절에 나서는 모습이다. 사법부 수장에 대한 탄핵 추진이 몰고 올 정치적 부담에 더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40%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중도층의 역풍까지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민주당은 이번 서면 제청 논란을 고리로 사법개혁에는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에 대한 공세 수위를 늦추지 않았다. 김민석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조정식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조 대법원장을 향해 “스스로에게 씌워져 있는 국민적 혐의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법에 무법을 더하는 현재 상황을 그대로 국민이 인내하게 하는 것이 죄송스러운 상태”라고도 했다. 김 대표는 이어 사법부 스스로의 자기 정화와 견제가 최우선이라면서도 “그런 것이 제대로 되지 못할 때에는 국회가 사명감을 가지고 한편으로는 사법개혁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조 대법원장의 잘못된 조치에 대해 단호하게 시정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앞서 오전 세종특별시에 있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 묘소 참배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법치 파괴 조희대는 물러나야 한다’는 문구의 현수막을 전국에 내걸도록 김남준 홍보위원장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병도 원내대표도 정책조정회의에서 “임명 제청권을 가장한 일방적 통보다.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 임명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며 “대통령 임명권을 사후 추인 도장으로 전락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대법원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공세는 이어졌지만 실제 탄핵 추진에는 선을 긋는 기류가 뚜렷했다. 김성회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어제 당대표가 사퇴를 요구한다고 한 게 당의 입장이다. 원내지도부는 (대법관 후보) 임명 제청을 철회하라고 조 대법원장에 요구하고 있다”면서 “탄핵은 논의된 바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원내 161석으로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의결에 필요한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있다. 그럼에도 탄핵 카드를 곧바로 꺼내지 않는 데에는 정치적 부담을 의식한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40%대에서 정체된 상황에서 사법부 수장 탄핵까지 밀어붙일 경우 중도층을 중심으로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지 않다. 부동산 공급과 3대 메가프로젝트 등 민생·경제 현안을 앞세워야 하는 상황에서 사법부와의 정면충돌이 국정 의제를 덮는 것도 부담이다.
민주당은 대신 추진해 온 사법개혁 과제를 전면에 세우고 있다. 민주당은 탄핵을 당장 당론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사법개혁 입법을 병행하는 쪽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이 서면 제청한 대법관 후보자들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를 두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임명동의안을 일단 국회에 제출해 최종 판단을 국회에 맡기는 방식 외에도 사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에 대해선 이 대통령이 제청을 반려하는 식으로 맞대응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한민국 헌정사 초유의 사태, 협의를 건너뛴 유례없는 일방통보이기에 다른 관례들과 법률을 충분히 먼저 검토해야하는 사안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조 대법원장 퇴진 압박을 ‘사법부 장악 시도’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입맛에 맞는 대법관 임명을 안 해줬기 때문”이라며 민주당의 탄핵론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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