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 전력수요 기존 4GW서
2040년 최대 24.6GW까지 증가
불확실성 커 ‘허수’ 제거 의견도
재생에너지 이유 호남 결정 불구
추가 발전 초래 ‘자가 당착’ 지적
‘민간도 전력망 개발’ 특별법 통과
이재명정부가 ‘전격전’을 공언 중인 메가프로젝트로 인해 14년 뒤 2040년 기준 반도체 산업 관련 연중 최대 전력수요 전망치가 6배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센터 전력수요도 3배 정도 증가했다.
올 10월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정부안을 내놓을 예정인 당국은 지난 4월 2040년 전력수요 전망 잠정안을 공개했다가 ‘메가프로젝트 변수’로 급증한 수요를 새로 반영해 이번에 재전망 결과를 내놨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재전망치에 반영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경우 사업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재평가를 거쳐 추가적으로 ‘허수’를 걷어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12차 전기본 수립 총괄위원회가 20일 공개한 전력수요 재전망 결과 잠정안에 따르면 2040년 반도체 등 첨단산업 최대 전력수요는 24.3∼24.6GW(기가와트)로 전망됐다. 이는 기존 전망치(3.7∼4.0GW)와 비교해 6.15∼6.57배 늘어난 수치다. 전력소비량의 경우 168.5∼170.5TWh(테라와트시)로 예상돼 기존 전망치(27.4∼29.3TWh) 대비 5.82∼6.15배 증가했다.
수요 재전망을 주도한 최용옥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메가프로젝트 발표 이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기 준공, 호남권 클러스터 신규 조성, 평택·청주 팹 증설 등 기업 투자계획 재조사 결과를 기초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2040년 데이터센터 최대 전력수요 예상치는 11.9GW로 계산됐다. 기존 전망치(4.0GW) 대비 약 2.98배 늘어난 양이다. 전력소비량은 84.9TWh로 예상돼 기존(26.6TWh)보다 약 3.2배 증가했다.
이는 정부가 메가프로젝트에서 밝힌 AI 데이터센터 사업 중 1단계 목표(10.8GW)만 반영한 것이다. 2단계 목표(10GW)는 차기 전기본에서 검토하기로 했다.
최 교수는 “1단계의 경우 어떤 지역에 설치할지에 대한 내용이 있을 때 구체적 계획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그 조건만으로 전력수요 전망에 반영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대거 쏟아냈다. 과다설비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만큼 AI 데이터센터 1단계 물량 또한 엄정한 평가를 거쳐 실현가능성을 따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김병권 녹색전환연구소 소장은 “AI 데이터센터 사업은 전력 부문 온실가스 감축목표와의 정합성을 반드시 따져야 한다”며 “1단계 물량 또한 2030년 감축 목표를 위협할 가장 심각한 도전이 될 수 있는 만큼, 명확한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정부의 메가프로젝트 발표와 전력수요 재전망 간 심각한 ‘모순’이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우 정부가 입지 선정 이유로 ‘재생에너지 기반 풍부한 전력공급’을 제시했으면서도 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 대규모 추가 발전설비가 필요한 상황을 초래한 게 자가당착이란 것이다. 한가희 기후솔루션 에너지시장정책팀장은 “전력공급이 많아서 (반도체 클러스터라는) 수요를 유치한 곳에 지금 다시 대규모 전력공급을 박겠다는 계획이 정말 앞뒤가 맞지 않다”며 “애초 계획처럼 수요 유치로 전력망 건설 수요를 줄이면서 재생에너지 활용을 더 확대할 수 있는 방안부터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는 급증하는 전력수요에 대응해 민간사업자도 국가기간 전력망 개발사업에 참여 가능토록 하는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현행법은 한국전력공사만 건설이 가능하다. 개정안은 개발이 완료되면 설비를 즉시 한전에 양도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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