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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 수술 후 당뇨·지방간 줄인다…‘맞춤 치료’ 효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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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구 온라인뉴스 기자 hibou51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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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췌장 보존 수술·효소 보충 전략 각각 검증
“생존율뿐 아니라 수술 후 대사기능·삶의 질도 고려해야”

췌장암이나 담도질환 등으로 췌장 절제 수술을 받은 뒤 발생하기 쉬운 당뇨병과 지방간을 줄일 수 있는 맞춤형 치료 전략이 국내 연구진의 다기관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췌장의 일부를 최대한 보존하는 수술은 혈당 조절 기능 저하를 늦추고, 수술 후 부족해진 췌장효소를 약물로 보충하면 지방간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결과다.

 

19일 의료계에 따르면 윤유석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연구팀은 췌장암·췌담도질환으로 췌장 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에서 발생하기 쉬운 당뇨병과 지방간을 예방하기 위한 두 가지 치료 전략을 각각 다기관 연구를 통해 검증했다.

 

췌장은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하는 내분비 기능과 음식물의 소화·흡수를 돕는 효소를 만드는 외분비 기능을 함께 담당한다. 췌장암이나 췌담도질환 등을 치료하기 위해 췌장의 일부를 절제하면 이 같은 기능이 떨어지면서 당뇨병이나 지방간 등 대사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연구팀이 먼저 살펴본 것은 췌장 꼬리암 수술 후 혈당 조절 기능의 변화였다.

 

췌장 꼬리에는 인슐린을 만드는 베타세포가 많이 분포해 있어 절제 범위가 넓어질수록 혈당 조절 기능이 떨어지고 당뇨병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종양을 제거하면서도 정상적인 췌장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는 수술 전략의 효과를 확인했다.

 

3개 기관에서 췌장 꼬리암 수술을 받은 환자 320명을 분석한 결과, 췌장을 일반적인 방식으로 넓게 절제한 환자군과 췌장 조직을 최대한 보존한 환자군 사이에 생존기간과 재발률의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반면 수술 후 혈당 조절 기능에서는 차이가 나타났다.

 

수술 1년 뒤 일반 절제군의 당화혈색소(HbA1c)가 수술 전보다 0.57%포인트 상승한 데 비해 췌장 보존군은 0.16%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종양학적 결과인 생존율과 재발률은 유지하면서 췌장 조직을 최대한 보존할 경우 수술 후 혈당 조절 기능의 악화를 늦출 수 있다는 의미다.

 

췌장 절제 부위에 따른 대사기능 변화 개념도. 분당서울대병원
췌장 절제 부위에 따른 대사기능 변화 개념도.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은 또 췌장 머리 부위를 제거하는 췌십이지장절제술 이후 발생하기 쉬운 지방간에 대해서는 부족해진 췌장효소를 약물로 보충하는 방법을 검증했다.

 

췌장 머리를 절제하면 췌장에서 분비되는 소화효소가 부족해지면서 영양분 흡수가 저하되고 지방간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연구팀은 수술 후 췌장효소를 예방적으로 투여해 소화와 영양분 흡수를 돕는 방식으로 지방간 발생을 줄일 수 있는지를 살폈다.

 

7개 기관에서 진행된 무작위 대조시험에 참여한 췌십이지장절제술 환자 94명을 분석한 결과, 수술 1년 후 췌장효소를 복용한 환자군의 지방간 발생률은 9.5%로 나타났다. 위약군의 지방간 발생률은 23.1%로, 췌장효소를 복용한 환자군에서 절반 이하 수준으로 낮았다.

 

특히 수술 후 3개월 동안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는 지방간 발생률이 높아 적극적인 췌장효소 보충 치료가 필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연구는 췌장 수술로 인한 기능 저하에 일률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수술 부위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췌장 꼬리암 수술에서는 정상 췌장 조직을 최대한 보존해 혈당을 조절하는 내분비 기능을 지키고, 췌장 머리 절제 후에는 부족해진 소화효소를 약물로 보충해 외분비 기능 저하에 대응하는 방식이다.

 

윤유석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췌장은 우리 몸의 혈당 조절과 소화에 핵심적인 기능을 하는 기관으로 수술 시 단순 생존율을 넘어 내분비·외분비 기능과 장기적인 삶의 질까지 보존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며 “종양 위치와 절제 가능 범위, 수술 후 체중 변화와 소화기능 등을 종합해 수술 전후 맞춤치료 전략을 세밀하게 설계하면 예후 향상에 크게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 가운데 췌장 수술 후 지방간 예방 전략을 다룬 연구는 국제간담췌외과학회(IHPBA) 공식 학술지 ‘HPB’에, 췌장 보존 수술 전략에 관한 연구는 국제학술지 ‘유럽 외과 종양학회지(European Journal of Surgical Oncology)’에 각각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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