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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동판 나토’ 결성 환영… ‘아시아판 나토’도 끌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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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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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튀르키예·파키스탄, ‘메카 협정’ 체결
트럼프 “중동 국가들 스스로 방어… 기쁜 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도 영향 미칠지 주목돼

최근 사우디아라비아·튀르키예·파키스탄 3개 이슬람 국가가 서방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연상케 하는 군사 동맹을 맺은 가운데 미국이 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중동 지역의 안정 유지에 드는 미국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중동판 나토’에 대한 미국의 환영이 ‘아시아판 나토’ 결성 노력으로 이어질 것인지 주목된다.

 

왼쪽부터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세 정상은 지난 7일 사우디 메카에서 만나 3국의 공동 방위를 규정한 ‘메카 협정’에 서명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왼쪽부터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세 정상은 지난 7일 사우디 메카에서 만나 3국의 공동 방위를 규정한 ‘메카 협정’에 서명했다. 로이터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파키스탄이 최근 마침내 메카 공동 방위 협정에 서명한 것을 보니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앞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지난 7일 사우디 메카에 모여 군사 동맹을 결성한 것에 대한 반응이다.

 

트럼프는 “이것(메카 협정)은 중동이 하나로 뭉쳐 가고 있으며, 각국이 마침내 더 의미 있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게 될 것임을 보여준다”고 후하게 평가했다. 이어 “크고 대담하며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메카 협정은 사우디, 튀르키예, 파키스탄 3개국 중 어느 한 나라가 외부의 공격을 받으면 이를 세 나라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대응하도록 한 점이 핵심이다.  32개 회원국 가운데 어느 한 국가에 대한 공격도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함으로써 모두 군사 행동에 나서도록 한 나토 조약 5조, 일명 ‘올포원 원포올’(All for One, One for All) 조항을 떠올리게 한다.

 

트럼프가 메카 협정을 반기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보인다. 우선 중동 지역의 안정과 평화 유지에 드는 비용의 일정 부분을 사우디·튀르키예·파키스탄 3국에 전가함으로써 미국의 부담을 덜게 된다는 점이다. 메카 협정에 참여한 3개국 모두 종교적 이유 등으로 이란과 거리를 두고 있는 만큼 이란과의 전쟁 장기화로 궁지에 내몰린 미국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거론된다.

 

2025년 11월 말레이시아에서 만난 안규백 국방부 장관(왼쪽부터),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 장관,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일본 방위상이 3국 국방장관 회의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도 한·일 관계 개선과 이를 통한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를 계속 중시하고 있다. 뉴시스
2025년 11월 말레이시아에서 만난 안규백 국방부 장관(왼쪽부터),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 장관,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일본 방위상이 3국 국방장관 회의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도 한·일 관계 개선과 이를 통한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를 계속 중시하고 있다. 뉴시스

이와 관련해 오래전부터 일본 학계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논의가 이뤄져 온 이른바 ‘아시아판 나토’ 결성 추진에 힘이 붙을 것인지 주목된다. 일본 정치학자들 중에는 중국, 러시아, 미국 등 초강대국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조건을 들어 “일본이 추구해야 할 대외 정책 방향은 한국, 필리핀을 포함한 동남아 국가들, 호주, 뉴질랜드와 연합체를 만드는 것”이란 주장을 펴는 이가 제법 있다.

 

이는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 1969년 당시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은 ‘아시아 국가들은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지역의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의 닉슨 독트린을 발표했다. 미국이 6·25전쟁 이후 일관되게 한·일 관계 개선을 주문해 온 것도 한국 방어에 드는 비용을 일본과 나눔으로써 미국의 부담을 덜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미국이 메카 협정과 비슷한 조약을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끼리 체결하게끔 유도하려 해도 쉽진 않을 전망이다. 한국과 동남아 국가들의 경우 과거 군국주의 일본의 침략을 받은 쓰라린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이다. 아시아판 나토와 같은 조직이 자칫 이 지역에서 미국의 개입과 관여가 줄어들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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