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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권형’ 선그은 李 “4년 중·연임 개헌”… 野 “정국 전환용” [李대통령이 띄운 개헌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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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안 기자 ea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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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커지자 직접 교통정리

이원집정부제·내각제 해석 일축
“필요 땐 임기 단축 수용” 밝혀
“여야 합의로 국회 추진” 강조도

野 요구한 ‘연임 불가’ 언급 없어
향후 진정성 공방 이어질 수도
일각 “주도권·외연 확장 포석”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 4년 중임·연임제와 임기 단축 수용 가능성을 재확인하면서 정치권의 개헌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취임 이후 여야 합의가 가능한 사안부터 단계적으로 개헌하자는 신중한 입장을 보여온 이 대통령이 권력구조 개편 방향까지 구체화한 데에는 최근 확산한 ‘분권형 개헌’ 논란을 정리하는 동시에 개헌을 정치 의제로 다시 전면화해 논의의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도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헌을 매개로 야권 일부와 접점을 넓히고 정치적 외연을 확장해 향후 정계개편의 계기로 삼으려는 포석이라는 해석도 뒤따른다. 다만 이 대통령이 임기 단축 가능성은 열어두면서도 야당이 요구하는 ‘본인 연임 불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면서 개헌론을 둘러싼 정치적 의도와 진정성 논란도 함께 커지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분권형 개헌’ 논란 직접 교통정리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엑스(X)에 “개헌 내용에 대한 제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자신의 개헌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5·18 정신과 부마항쟁의 헌법 전문 명기, 감사원 관할권·총리 추천권·일부 인사권의 국회 이양, 지방자치와 기본권 강화 등을 제시하고 “대통령 임기는 4년 중임 또는 연임제로 변경해 중간평가를 통한 책임정치가 가능하도록 하자”고 했다.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는 바람직하지도 않고 국민 여론에 비춰 가능하지도 않다”며 권력 분산이 내각제 전환을 뜻한다는 해석에도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힌 계기는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이 최근 이 대통령과의 골프 회동에서 분권형 권력구조 개편 필요성을 논의했고, 이 대통령이 “내 임기를 단축해서라도 개헌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공개한 데 있다. 이후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분권형 대통령제나 내각제까지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번졌다.

 

이 대통령은 이에 “개헌을 위해 대통령 임기 단축이 필요하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 2022년 대선 당시 제 공식 입장이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구상이 새롭게 꺼낸 권력구조 개편안이 아니라 대선 때부터 밝혀온 4년 중임·연임제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논란을 정리한 셈이다.

 

그동안 이 대통령은 비상계엄 요건 강화,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등 여야 합의가 가능한 사안부터 부분적·순차적으로 개헌하자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런 이 대통령이 이번에는 권력구조와 자신의 임기 문제까지 직접 언급한 것은 개헌 논의가 다른 방향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동시에 향후 논의의 기준점을 제시하려는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청와대도 “개헌은 국회의 200석 이상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므로 국회에서 논의되고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합의 추진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엑스(X)에 올린 개헌 입장 관련 글. 이 대통령 엑스 캡처 재구성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엑스(X)에 올린 개헌 입장 관련 글. 이 대통령 엑스 캡처 재구성

◆‘연임 불가’ 빠져… 정국전환용 해석

 

공방은 이 대통령이 ‘임기 단축’과 ‘4년 중임·연임제’를 함께 언급하면서도 자신의 연임 여부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선을 긋지 않았다는 데서 이어지고 있다. 현행 헌법은 대통령 임기 연장이나 중임 변경을 위한 개헌은 개헌안 제안 당시 대통령에게 효력이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정치적 논란을 차단하려면 이 대통령이 직접 “연임은 없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개헌안 국회 의결에는 재적의원 3분의 2인 20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만큼 109석을 가진 국민의힘이 반대하면 국회 차원의 논의도 동력을 얻기 어렵다.

 

야당은 발언이 나온 시점도 문제 삼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인 44%를 기록했고 부정평가는 46%로 처음 긍정평가를 앞섰다. 부정평가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이 30%로 가장 높았다. 국민의힘은 개헌이 정치권의 모든 현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부동산 등 현안에 쏠린 부정 여론을 돌리기 위한 정국 전환용 카드라고 주장하고 있다.

 

개헌을 고리로 정치적 외연을 넓히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통령이 그동안 중도·보수까지 외연을 넓히는 ‘구조적 다수’를 강조해온 만큼, 개헌이라는 초당적 의제를 매개로 야권 내 개헌파와 접점을 넓혀 향후 정치 지형 재편까지 염두에 둘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 대통령과 개헌 문제를 논의한 김 의원도 국민의힘 내 개헌 논의에 참여해온 인사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은 개헌론을 얘기해봤자 논의가 진전될 수 없는 시기”라며 “결국 이 대통령의 개헌론은 개헌을 수단으로 삼아 외연 확장을 꾀하고, 현재 더불어민주당보다 훨씬 넓은 범위의 통합정당을 만들려는 시도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대통령발 정계개편 시도가 성공한다면 이 대통령 본인의 사법리스크 해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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