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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반도 종전 당사자 논의, 북·미·중 유인할 외교력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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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광복절 경축사서 ‘4자 회담’ 제안
90년대 실패 경험… 신중한 접근 필요
한·일 미래 협력 강조, 日도 호응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당사자 논의를 제안했다. 논의의 주체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한국과 함께 정전협정 체결 당사자인 북한, 미국(유엔군), 중국 4자를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제안이 섣부른 이상론에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현실에 기반한 냉정한 판단 위에서 북·미·중을 유인할 외교력이 필요하다.

4자 회담은 1996년 한·미 정상의 공식 제안 후 1997∼1999년 본회담이 6차례 개최됐으나, 각국의 동상이몽 속에서 실패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은 반드시 이뤄야 할 중요한 과제이지만, 작금의 한반도 주변 상황에서 뚫어야 하는 관문은 그때보다 수두룩하다. 무엇보다 북한의 비핵화와 종전체제의 병립이 문제다. 이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당사자 논의 과정에서 북의 핵능력 고도화를 중단할 수 있는 실효적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고 했다. 핵 포기는커녕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는 북한이 호락호락 화답할지 미지수다.

더욱이 북한의 참여를 설득해야 하는 미·중은 1990년대 말과 달리 전략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미·중이 북한에 대해 의기투합했던 당시와 같은 공조가 쉽지 않다. 미·중 관계를 변화시킬 국력이 없는 우리로서는 결국 양국 참여를 위해선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미국과의 사전 조율이 중요하다. 공감대 형성 없이 말을 앞세웠다가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유엔사의 비무장지대(DMZ) 관할 문제 등과 같은 잡음이 나올 수 있다. 이는 남남(南南) 갈등의 요인이 된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이 대통령이 일본에 과거사 반성 요구보다는 미래를 위한 협력을 강조한 것은 의미가 있다. 그런데도 일본의 현직 장관 4명이 군국주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참으로 실망스럽다. 안보협력의 진전이 중요한 시점에서 최근 방한했던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의 참배는 더욱 개탄스럽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직접 참배를 유보하고 자민당 총재 명의의 공물만 보냈으나, 8·15 전몰자 추도사에서 ‘반성’을 언급하지 않았다. 한·일 협력은 한국 노력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 일본 측의 성의 있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우리 정부는 다카이치 총리가 국정 난조가 계속될 경우 지지층 결집을 위해 임기 내 야스쿠니 신사 참배 가능성이 큰 만큼 이에 대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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