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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단축’ 모듈러 주택, 정부 발주 계기로 시장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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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영 기자 s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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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부터 삼성·LG까지 선점경쟁

GS건설, 최고 14층 철제 아파트 착공
현대건설, 콘크리트 사전제작 기술 개발
삼성, AI 가전들 탑재 ‘모듈러 홈’ 내놔
LG, 가전·건설 패키지 상품 홈쇼핑 판매

공장서 만든 집 현장서 차곡차곡 조립
토목공사 병행 가능 공사기간 20~30% ↓
일반 공법 대비 고비용 대중화 걸림돌
2만호 발주 예고한 정부 공사비도 지원

정부가 모듈러 공공주택 발주를 크게 늘리면서 건설사들의 모듈러 사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동안 건설사들도 일찌감치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섰지만 높은 공사비와 제한적인 발주 물량 탓에 시장 확대에는 한계가 있었다. 정부가 이번 8·13 대책으로 2030년까지 2만호 발주를 공식화하고 추가 공사비도 지원하기로 하면서 모듈러 주택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질지 주목된다.

16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모듈러 공공주택 2만호를 발주할 계획이다. 기존 1만2000호에서 8000호 늘어난 규모로, 연평균 5000호에 달한다. 일반 공법보다 추가로 드는 공사비의 약 50%를 2030년까지 지원한다.

단우드가 공급하는 목조 모듈러 주택. GS건설 제공
단우드가 공급하는 목조 모듈러 주택. GS건설 제공

모듈러 주택은 벽체와 바닥 등 주요 구조물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공장 제작과 현장 기초공사를 동시에 할 수 있어 기존 공법보다 공사기간을 20∼30% 줄일 수 있다. 현장 인력 부족에 대응하고 폭염에 따른 공사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아파트로 넓히는 모듈러… 건설사 기술 경쟁

건설사들은 모듈러 기술을 아파트에 적용하며 사업 영역 확장에 나섰다. GS건설은 지난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경기 시흥거모 A-1블록 공공주택 사업을 수주했다. 총 801가구·6개동 중 3개동은 철골로 만든 주택 모듈을 공장에서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스틸 모듈러 방식’으로 짓는다. 특히 1개동은 최고 14층으로, 2029년 준공 예정이다. 모듈러 전문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는 최대 18층까지 지을 수 있는 철골 모듈러 기술로 국토부의 공업화주택 인정을 받았다.

자이가이스트가 공급한 목조 모듈러 골프텔. GS건설 제공
자이가이스트가 공급한 목조 모듈러 골프텔. GS건설 제공

해외에서는 목조 모듈러 사업도 키우고 있다. GS건설은 2020년 폴란드 모듈러 주택업체 단우드를 인수하며 유럽 프리패브(사전제작) 시장에 진출했다. 단우드는 공장에서 목조 주택 모듈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독일 등 유럽 시장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수주액은 5300억원, 매출은 3740억원을 기록했다.

 

아파트 건설에도 공장에서 부재를 만들어 조립하는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GS건설은 사전제작 콘크리트(PC) 전문 자회사 GPC와 함께 PC 공동주택 기술을 개발했다. 현장에서 거푸집을 설치하고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작업을 줄여 공사기간 단축과 현장 인력 절감에 유리하다. GS건설은 이 기술을 30층 이상 공동주택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다른 건설사도 모듈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사전제작 콘크리트 기둥과 보를 조립하는 PC 모듈러 공법을 개발했고, 공간제작소와 손잡고 목조 모듈러 기술을 아파트 단지 부속시설 등에 적용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협력해 해외 모듈러 사업을 추진 중이다. DL이앤씨는 2023년 전남 구례에 26가구 규모의 모듈러 단독주택 단지를 지었다.

목조 모듈러 OSC 기술을 활용한 키즈스테이션 이미지. 현대건설 제공
목조 모듈러 OSC 기술을 활용한 키즈스테이션 이미지. 현대건설 제공

◆삼성·LG도 뛰어들어… 공사비 절감은 과제

모듈러 시장을 겨냥한 경쟁은 가전업계로도 번지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목조 모듈러 주택업체 공간제작소와 ‘삼성 AI 모듈러 홈’을 공개했다. 공간제작소가 주택의 설계와 제작·시공을 맡고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가전과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공급한다. 주택을 만들 때부터 에어컨과 조명, 홈캠 등 가전과 기기를 설치해 입주 후 바로 스마트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직접 주택을 판매하기보다 모듈러 업체와 건설사 등에 가전과 스마트홈 솔루션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시장 공략에 팔을 걷어붙였다.

LG전자 모듈러 주택 ‘LG 스마트코티지’. LG전자 제공
LG전자 모듈러 주택 ‘LG 스마트코티지’. LG전자 제공

LG전자는 한 발 더 나아가 모듈러 주택 자체를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AI 가전과 냉난방공조(HVAC), 에너지 관리 솔루션, AI홈 플랫폼을 결합한 ‘LG 스마트코티지’를 선보였다. 스마트코티지는 단층형 ‘모노’와 2층형 ‘듀오’ 등 8평부터 24평까지 8개 모델로 구성됐다. LG전자는 지난 2일 CJ온스타일을 통해 스마트코티지를 처음으로 홈쇼핑에서 판매했다. LG전자는 홈쇼핑 판매를 계기로 스마트코티지의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모듈러 주택 대중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렇듯 건설사와 가전업계까지 모듈러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가격을 낮추는 게 과제다. 현재 모듈러 주택은 일반 공법보다 공사비가 약 30% 비싼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 규모가 크지 않아 공장 생산량을 늘려 단가를 낮추기 어려운 데다 공장 운영비와 모듈 운송비도 들어간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모듈러 건축 시장은 2025년 6074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질 경우 2030년에는 약 2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안정적인 발주 물량을 확보해 생산 규모를 키우는 것이 관건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정부가 2030년까지 공공 모듈러 주택 2만호를 발주하기로 한 것도 시장 확대의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일정한 물량이 확보되면 업체들이 생산시설에 투자하고 생산량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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