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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불륜’ 김혜수 “화려함 속 일그러진 민낯 한꺼풀씩 벗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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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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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 주연 김혜수

인플루언서 부부·이웃 여의사의
극한 치닫는 블랙코미디 그려
SNS 영상 보며 캐릭터 연구
트위드·리본… 콤플렉스 시각화
인간이 지닌 다양한 모습 표출
“불륜이 문제가 아니야? 그럼 도대체 뭐가 문제야.”


배우 김혜수는 쿠팡플레이 시리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 대본을 처음 받아들었을 때를 이렇게 회상했다. 13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제목에 ‘후킹’이 돼서 대본을 봤는데, 읽다 보니 정말 불륜이 문제가 아니더라”라며 “‘어머, 어머’ 하면서 읽었다. 작위적이지 않고 참 유니크했다”고 말했다.

13일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김혜수는 작품 선택 기준에 대해 “매 순간 매혹을 느끼는 작품을 선택한다”며 “도전하고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작품일 때도, 작품 자체가 재미있어서 끌릴 때도 있다”고 말했다.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제공
13일 서울 종로구에서 만난 김혜수는 작품 선택 기준에 대해 “매 순간 매혹을 느끼는 작품을 선택한다”며 “도전하고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작품일 때도, 작품 자체가 재미있어서 끌릴 때도 있다”고 말했다.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달 31일 처음 공개된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는 불륜을 소재로 시작하지만, 예상 밖 사건으로 이야기가 치닫는 8부작 드라마다. 대중에게 ‘행복한 가정’을 셀링 포인트 삼아 밑바닥에서 100만 팔로어를 거느린 인플루언서로 성장한 경희(김혜수)가 이혼 소송 중인 이웃집 의사 부부와 얽히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경희의 잘생긴 배우 남편 재홍은 김지훈, 앞집 이웃이자 피부과 의사인 수정은 조여정, 수정과 지저분한 이혼 소송 중인 남편 보성은 김재철이 맡았다.

경희와 재홍은 남 보기에는 완벽한 부부다. 하지만 재홍의 불륜을 경희가 알아차리면서 균열이 생긴다. 그러나 부부는 곧 불륜이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큰 사건에 휘말린다. 작품은 극한 상황에 놓인 인간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를 블랙코미디로 파고든다. 김혜수는 “내가 본 블랙코미디 대본 중 가장 흥미로웠다”며 “상황과 인물의 아이러니뿐 아니라 인물의 심리에서 오는 서스펜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희를 연기하기 위해 실제 인플루언서들의 콘텐츠를 찾아봤다. 분야별로 조회수가 높은 영상부터 찾아보며 성공한 인플루언서들이 대중의 시선을 붙잡는 방법을 연구했다. 그는 “실질적인 정보를 주는 것 외에 어떤 점들이 대중에게 작용하는지 봤다”며 “자신의 공간을 가감 없이 공개하면서 대중의 지지를 바탕으로 성공한 사례를 참고했다”고 말했다.

의상과 헤어스타일에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냈다. 상류층에 진입했지만, 그 안에서는 겉도는 경희의 콤플렉스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는 “100m도 안 되는 앞집에 가면서도 경희는 고급스러운 트위드 소재 옷에 핑크색 큰 리본을 목에 휘감고, 재홍은 턱시도를 입는다”며 “진짜 상류층인 앞집 여자를 이겨 먹고 싶다는 욕망과 상류층에 대한 콤플렉스를 의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성공한 국내외 인플루언서들을 참고해서 그와 비슷하게 의상을 제작했다”고 덧붙였다.

김혜수가 경희를 연기하며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화려한 겉모습 뒤에 숨은 ‘민낯’이었다. 그는 “화려하고 대중의 관심을 받는 인물이 예기치 못한 상황과 사건 앞에서 어떻게 민낯을 하나씩 드러내는지가 가장 중요했다”며 “가족을 지키려는 경희의 치열함, 그 과정에서 내리는 경희의 선택이 과연 우리의 도덕적 기준으로, 성숙한 어른으로 옳은가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14일 5회까지 공개된 가운데, 경희를 비롯한 인물들은 극한 상황에 몰리고 있다. 김혜수는 후반부 관전 포인트로 ‘인간의 다양한 얼굴’을 강조했다. 그는 “불륜이라는 화두로 시작하지만, 극한에 다다랐을 때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여러 모습이 나온다”고 했다.

특히 28일 공개될 7회는 주요 인물 네 명이 한자리에 모이며 갈등이 폭발하는 회차라고 귀띔했다. 김혜수는 대본을 읽고 “너무 재미있지만, 잘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너무 겁이 났다”고 회상했다. 그는 “모든 것이 ‘정말 이렇게 간다고?’ 싶을 만큼 과감한 회차”라며 “대본을 보며 ‘이건 특히 더 잘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들이 각자 준비해온 것을 맞춰보며 아이디어를 내는 과정에서 시너지가 생기는데, 그런 부분이 굉장히 긍정적으로 작동한 현장이었다”며 “7회는 그 정점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혜수는 자신을 가혹하게 몰아붙이며 단련하는 배우로 유명하다. 그는 “연차가 쌓였음에도 늘 불안한 마음으로 준비한다”며 “‘제대로 표현이 될까, 나의 한계는 여기까지인가’ 늘 생각한다”고 했다. “모니터를 보는 것도 늘 힘들어요. 제 한계를 보는 것 같거든요.”

‘자신에게 박하고 타인에게 후하다’는 세평에 대해서는 이렇게 답했다. “배우로서 제가 어떤 부분이 취약한지 제가 잘 아니까, 더 잘하기 위한 거죠. 이래야 드라마틱하게 성장하진 않아도 1㎜씩이라도 나아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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