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기업들의 인재 육성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단순 장학금 지원이나 일회성 견학에서 벗어나 실제 회사 업무를 경험하도록 하는 인턴십과 프로젝트, 공모전 등으로 접점을 넓히는 모습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미래 인재를 일찍 확보할 수 있고, 학생에게는 학교에서 접하기 힘든 실무를 경험할 기회가 된다. 특히 식품·제약업계에서는 브랜드 사업과 연계한 프로그램이 잇따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제주대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한 2026년 하계 인턴십을 마쳤다.
제주대학교 학과 추천과 공개 모집을 거쳐 선발된 재학생 10명이 약 한 달간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학생들은 마케팅과 제품·연구개발(R&D), 영업기획 등 실제 사업부서에 배치돼 업무를 경험했다.
중간 간담회와 활동보고서 작성 등도 병행했다. 단순 직장 체험보다 실제 직무가 자신에게 맞는지를 판단하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광동제약과 제주대학교의 인턴십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겨울에도 제주대 재학생 10명을 선발해 약 한 달간 동계 인턴십을 진행했다. 당시 참가자들은 삼다수마케팅팀과 건강기능식품연구개발팀, 천연물의약개발팀, 인사팀 등 9개 부서에 배치됐다.
광동제약이 제주 지역 청년 프로그램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제주삼다수가 있다.
광동제약은 제주삼다수의 유통 파트너다. 제주삼다수 공식 홈페이지에도 광동제약이 제품 구매 문의 업체 가운데 하나로 안내돼 있다.
제품 유통으로 시작된 제주와의 인연은 최근 청년 지원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제주개발공사와 광동제약은 올해 2월 '제23회 KPR 대학생 PR 아이디어 공모전'에도 제주삼다수 과제를 냈다.
공모전 주제는 '1020세대의 제주삼다수 음용 확대를 위한 PR 및 캠페인 아이디어'였다. 대학생들이 실제 브랜드가 고민하는 과제를 놓고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대상 수상팀 가운데 1명에게는 KPR 인턴십 기회도 제공했다. 아이디어 제안에 그치지 않고 실무 경험으로 연결한 것이다.
제주삼다수 브랜드의 청년 지원은 장학사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삼다수재단은 지난해 중·고교생과 대학생 187명에게 4억원가량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대학생 부문에는 808명이 지원해 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최종 82명이 선발됐다. 1인당 최대 연 550만원이 지급됐다.
재단은 2006년부터 2024년까지 총 2233명에게 45억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하나의 브랜드를 중심으로 장학금 지원에서 공모전, 인턴십까지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접점이 다층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식품업계 다른 기업들도 대학과 기업 현장을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늘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고려대학교와 식품·바이오 분야 인재 육성을 위한 산학협력을 진행해왔다.
학생들에게 공동 연구와 산업 전문가 특강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3·4학년 학부생을 대상으로 산업 현장 실습과 산업체 연수도 운영했다.
CJ제일제당은 2018년부터 연세대와 서울대, 포스텍 등과 산학 장학생 협약을 진행했고, 한양대·인하대·고려대·연세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채용과 연계된 현장실습 인턴십도 운영해왔다. 당시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거쳐 2022년까지 50명 이상이 R&D와 생산기술, 제조 직무로 입사했다.
인재 확보 범위는 해외 대학으로도 넓어졌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인턴십을 통해 해외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을 모집했다. 첫 프로그램에는 전 세계에서 5000명 이상이 지원했고 사업개발과 마케팅, R&D, 소프트웨어 개발, 인사, 디지털홍보 등의 직무에 18명이 선발됐다. 인턴들은 실제 프로젝트를 수행한 뒤 평가를 거쳐 정식 채용 기회까지 얻었다.
지난해에는 MIT와 컬럼비아대 MBA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업·브랜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인턴십과 산학협력도 병행했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인턴십을 지속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대학생 대상 프로그램이 기업의 사회공헌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제 인재 확보 전략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과거 기업의 대학생 지원이 장학금이나 일회성 교육에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실제 업무 과제와 프로젝트를 맡기고, 기업이 학생의 역량을 직접 확인하는 형태가 늘고 있다.
기업들이 청년에게 단순히 ‘지원금’을 주는 단계에서 벗어나 직접 회사 문을 열어주는 방향으로 인재 육성 방식을 바꾸고 있다.
브랜드 홍보와 사회공헌, 인재 확보를 한꺼번에 연결하려는 기업들의 대학생 실무 프로그램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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