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부터 일본 애니메이션 '나루토', 야구선수 오타니 쇼헤이, 블랙핑크까지 '덕질'로 점철된 삶을 살았던 20대 미술 전공자는 인생의 위기에서 새로운 덕질 상대를 만난다. 바로 불교와 부처님.
불화 작가이면서 불교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비구니연습생'(본명 계소영)이 자신의 불교 덕질 이야기를 담은 책 '최애는 부처님'(불광출판사 펴냄)을 펴냈다.
책 출간에 맞춰 12일 스튜디오가 있는 서울 동대문구 연화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비구니연습생은 "또래 청년들이 이 책을 통해 일상 속 불교를 발견하고 그로 인해 일상이 더 풍요로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불교 신자였던 친할머니와 외할머니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불교가 친숙했던 작가는 대학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했다. 그러나 불교에 마음으로 빠지게 된 것은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하고 일을 하면서부터다.
"일하던 곳이 갑자기 문을 닫게 돼 하루아침에 백수가 됐어요. 너무 괴롭고 나한테만 힘든 일이 생기는 것 같았을 때 '영원한 건 없다', '우리는 모두 곧 죽는다'는 불교의 메시지가 와닿았죠. 지금 우울한 것도, 과거에 엄청 행복했던 것도 영원하지 않은데 거기에 매여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깨달음이 확 왔어요."
그 이후로 삶의 의지를 다잡고 불교에도 많이 의지하게 됐다는 비구니연습생은 인공지능(AI) 시대에도 살아남을 수 있게 불교미술의 저변을 넓힌다는 생각으로 2년 전 유튜브를 시작했다.
학교 실기실에서 카메라를 켜고 챗GPT로 번역한 불교 경전을 읽어주는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찾아와 호응을 보냈다.
"처음엔 구독자 연령대가 50∼70대였어요. '힙불교'라는데 왜 유튜브는 어른들만 보는 걸까 생각하다가 청년들이 궁금해할 만한 것들을 올리기 시작했죠. 젊은 층이 꾸준히 늘어서 지금은 30∼40대 비중이 제일 높고 20대 남성 구독자분들도 계속 유입되고 있습니다."
유튜브로 선보였던 콘텐츠와 유튜브엔 다 담지 못한 이야기들까지 엮은 이번 책에서 작가는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영화 '왕과 사는 남자', 블랙핑크와 지드래곤 등 대중문화 속에 담긴 불교 이야기들을 '덕후'의 시선에서 흥미롭게 들려준다. 자신이 불교에 '입덕'하게 된 계기와 함께 '스님들, 고기 먹어도 되나요' 등과 같은 크고 작은 불교 관련 궁금증도 풀어준다.
젊은 층에게 불교를 알리는 데 한몫하고 있는 그는 불자가 아닌 청년들도 불교를 거부감 없이 문화로 향유하는 이유를 '미감'에서 찾는다.
"불교는 대부분 예뻐요. 청년들이 거리낌 없이 불교를 즐긴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불교가 청년들의 미감을 해치지 않기 때문인 것 같아요. 불교에선 기본적으로 예부터 예술을 중시했고, 그게 이어져 요즘의 미감도 빠르게 흡수하는 것 같습니다."
비구니연습생은 작년부터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이면서 연화사 주지인 묘장스님이 연화사에 마련한 'MJ 스튜디오'에서 다른 불교 크리에이터 3명과 함께 방송하고 있다.
닉네임만 보고 출가를 앞둔 예비 행자로 오해하기도 하는데 그는 "사회성이 조금 더 뛰어났거나 눈치가 빨랐으면 출가를 진지하게 고려했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며 웃었다.
출가로는 가지 못할 만년 '연습생'이지만 더 많은 이들이 자신처럼 불교에서 힘을 얻길 바라고 있다.
"제 친구들은 다 무교예요. 세상이 너무 빨리 바뀌어서 과거의 것을 믿는 대신 새로운 것에 '탑승'하고 싶기 때문인 것 같은데, 오히려 험난한 세상에서 나 하나만 믿고 살기보단 절대적 진리를 믿어보는 게 풍파에 덜 휘둘리는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연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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