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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년 이어온 고창 ‘자염’…국가중요어업유산 도전 [지방자치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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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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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갯벌 바닷물 가마솥에 끓여 소금 생산
백제시대부터 이어진 전통 소금 생산 방식
생산과정·전통기술 기록화, 유산 지정 신청

전북 고창에서 1400여년의 역사를 이어온 전통 소금 생산 방식인 ‘자염(煮鹽)’을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하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고창군은 자염의 역사와 전통 생산기술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이를 후대에 전승하는 한편,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을 통해 전통 어업 유산의 보존과 지역 관광·어촌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꾀한다는 계획이다.

전북 고창의 한 주민이 ‘자염(煮鹽)’을 생산하기 위해 바닷물을 끓이고 있다. 자염은 바닷물을 대형 솥 등에 붓고 장작불로 오랜 시간 끓여 수증기를 증발시켜 소금을 얻는 전통적인 생산 방식이다. 고창문화원 제공
전북 고창의 한 주민이 ‘자염(煮鹽)’을 생산하기 위해 바닷물을 끓이고 있다. 자염은 바닷물을 대형 솥 등에 붓고 장작불로 오랜 시간 끓여 수증기를 증발시켜 소금을 얻는 전통적인 생산 방식이다. 고창문화원 제공

◆바닷물을 끓여 소금을 만든 1400년 전통

 

자염은 바닷물을 대형 가마솥 등에 끓여 소금을 얻는 전통적인 소금 생산 방식이다. 오늘날처럼 바닷물을 자연 증발시키는 방식과 달리 불을 이용해 바닷물의 수분을 증발시키면서 소금을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고창 자염은 예로부터 고창갯벌의 바닷물을 이용해 생산해 왔다. 1400여년 전 백제시대 명승 고찰 선운사를 창건한 검단선사가 도적들에게 소금 굽는 법을 가르쳐 생계를 돕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오랜 역사성을 지닌 전통 어업 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고창 자염에는 ‘보은염(報恩鹽)’이라는 설화도 전해진다. 은혜를 갚기 위해 소금을 바쳤다는 이야기로, 단순한 소금 생산기술을 넘어 지역의 역사와 생활 문화가 함께 녹아 있는 유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고창 자염은 미네랄이 풍부하고 쓴맛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창갯벌이라는 자연환경과 전통적인 생산 방식이 결합해 만들어지는 지역 고유의 소금이라는 점에서 역사적·문화적 가치도 높게 평가된다.

 

자염 생산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바닷물을 끓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생산 과정에서 불의 세기와 화력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 기술로 꼽힌다. 오랜 경험을 가진 생산자들이 현장에서 축적해 온 이러한 기술은 문서만으로는 온전히 전달하기 어려워 생산에 참여하는 주민들의 경험과 기술을 기록하고 전승하는 것이 자염의 명맥을 이어가는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북 고창군 심원면 사등마을 자염체험관에서 군 관계자와 용역사, 전문가, 마을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창 자염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을 위한 주민협의체 회의를 열고 있다. 고창군 제공
전북 고창군 심원면 사등마을 자염체험관에서 군 관계자와 용역사, 전문가, 마을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고창 자염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을 위한 주민협의체 회의를 열고 있다. 고창군 제공

◆전통 생산기술 기록화…국가중요어업유산 추진

 

고창군은 이러한 자염의 역사성과 전통 기술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군은 지난 7일 심원면 사등마을 자염체험관에서 군 관계자와 용역사, 전문가, 마을 주민 등 15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창 자염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을 위한 주민협의체’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고창 자염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 용역’의 추진 상황을 공유하고 향후 주민협의체의 역할과 협조 사항 등을 논의했다.

 

특히 자염 생산 일정을 조율하고 생산 과정에서 중요한 화력 조절 등 전통 기술을 후대에 전할 수 있도록 생산 방법을 자료화하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군은 자염 생산에 실제 참여하는 주민들의 경험과 기술을 체계적으로 기록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생산기술을 단순히 현재의 생산 과정에 머물게 하지 않고 구체적인 자료로 남겨 후대에 전승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취지다.

 

군은 주민협의체와 함께 자염의 생산 과정과 전통 기술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뒤 올해 안으로 해수부에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전북 고창의 한 ‘자염(煮鹽)’을 생산 시설에서 바닷물이 서서히 끓어오르자 수증기가 연기처럼 피어나고 있다. 고창문화원 제공
전북 고창의 한 ‘자염(煮鹽)’을 생산 시설에서 바닷물이 서서히 끓어오르자 수증기가 연기처럼 피어나고 있다. 고창문화원 제공

◆국가유산 지정 넘어 ‘관광·어촌 경제 활성화로…’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될 경우 자염의 보존과 전승을 위한 재정적 기반도 마련된다. 유산으로 지정되면 3년에 걸쳐 국비 7억원과 지방비 3억원 등 모두 10억원의 사업비가 지원된다. 군은 이를 활용해 자염 생산 환경을 정비하고 관련 부대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생산기술 보존은 물론 자염 체험 프로그램과 특화 상품 개발, 다큐멘터리 제작 등 다양한 문화·관광 콘텐츠로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자염을 고창갯벌과 어촌의 역사·문화와 연계해 관광객들이 직접 전통 소금 생산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콘텐츠로 발전시키고, 특화상품 개발 등을 통해 지역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이 자염의 전통을 지키는 동시에 지역 어촌의 경제적 활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다.

 

고창 자염은 이제 단순한 전통 소금 생산 방식을 넘어 지역의 역사와 생활 문화, 자연환경이 결합된 문화유산으로서 새로운 가치를 시험받을 전망이다. 다만, 군이 주민들의 손에 남아 있는 생산기술을 얼마나 충실하게 기록하고 계승할 수 있을지, 이를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과 지역 발전으로 어떻게 연결할지가 향후 과제로 꼽힌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고창 자염은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소중한 어업 유산”이라며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을 통해 전통 어업의 맥을 잇고 어촌 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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