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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꺾였지만 에어컨 포기 못해…‘냉방병’ 여전히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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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구 온라인뉴스 기자 hibou51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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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상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가 지나면서 지난주까지 전국을 달궜던 극한 폭염의 기세가 다소 누그러졌다. 서울에서는 18일 만에 열대야가 나타나지 않는 등 밤더위도 한풀 꺾였다.

 

하지만 한낮에는 여전히 34~35도 안팎까지 기온이 오르는 지역이 있고, 이달 말까지도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이 주춤해도 사무실과 상점, 대중교통 등에서는 에어컨이 가동되는 만큼 더운 실외와 차가운 실내를 반복해서 오가는 생활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냉방병’에 시달리는 여성의 모습.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냉방병’에 시달리는 여성의 모습.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이처럼 냉방기기를 장시간 사용하는 여름철에는 실내외 온도 차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피로감이나 두통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차가운 환경에서 장시간 같은 자세로 지내면서 목·어깨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 “에어컨 쐬니 담 걸렸네”…목·어깨 굳는 근육통

 

여름철 냉방 환경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 가운데 하나가 이른바 ‘냉방병’이다. 몸이 무겁고 피로하거나 두통, 콧물, 재채기, 소화불량 등이 나타나 여름 감기로 오해하기 쉽다.

 

냉방병은 정확한 질병명이라기보다 실내외 온도와 습도 차이에 몸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여러 증상을 통칭하는 표현이다. 더운 실외와 차가운 실내를 반복해서 오가면 체온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에 부담이 생기면서 피로감이나 두통, 소화불량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냉방이 강한 사무실에서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거나 차가운 바람을 목과 어깨에 직접 맞으면 근육이 긴장하면서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흔히 ‘담이 걸렸다’고 표현하는 목·어깨 통증은 근막통증증후군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근육과 이를 둘러싼 근막에 통증 유발점이 생기면서 뭉침과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컴퓨터 작업처럼 같은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직장인은 냉방 환경과 자세가 겹치면서 목과 어깨가 쉽게 뻣뻣해지고 두통까지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냉방으로 인한 통증을 모두 에어컨 탓으로 볼 수는 없다. 평소 자세와 운동량, 업무시간, 스트레스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미 목이나 어깨에 통증이 있는 경우 차가운 환경에서 증상을 더 민감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정도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에어컨을 켜고 자다 ‘안면신경마비’에 걸린 남성의 모습.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에어컨을 켜고 자다 ‘안면신경마비’에 걸린 남성의 모습.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 겨울에만 생긴다?…여름에도 ‘안면신경마비’ 주의

 

냉방과 함께 여름철 주의가 필요한 질환으로 안면신경마비도 꼽힌다. 한의학에서 ‘구안와사’라고 부르는 안면신경마비는 얼굴신경에 이상이 생겨 한쪽 얼굴 근육의 움직임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입꼬리가 처지거나 눈이 잘 감기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며, 미각 저하나 귀 뒤쪽 통증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안면신경마비는 흔히 겨울철 질환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여름에도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이를 에어컨이나 찬바람 때문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의 가장 흔한 원인인 벨마비는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바이러스 재활성화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냉방 환경에서 생활하다 얼굴 한쪽이 갑자기 움직이지 않거나 눈이 제대로 감기지 않는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면 단순히 ‘찬바람을 많이 맞아서 그렇다’고 생각하고 넘겨서는 안 된다. 안면신경마비는 원인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는 만큼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얼굴마비와 함께 팔다리 마비나 감각 이상, 발음 장애 등이 갑자기 나타난다면 뇌졸중 가능성도 확인해야 한다. 중추성 얼굴마비는 뇌경색이나 뇌출혈 등으로 발생할 수 있어 신속한 진료가 필요하다.

 

◆ 실내외 온도차 줄이고 에어컨 바람 직접 맞지 말아야

 

냉방으로 인한 불편을 줄이려면 실내외 온도 차를 지나치게 크게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에어컨을 사용할 때는 바람의 방향을 조절해 목이나 얼굴에 찬 공기가 직접 닿지 않도록 하고, 냉방이 강한 사무실이나 대중교통에서는 얇은 겉옷 등을 활용해 체온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것을 막는 것도 방법이다.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는 것도 피해야 한다. 컴퓨터 작업을 한다면 틈틈이 자리에서 일어나 목과 어깨를 움직이고 손과 팔을 가볍게 풀어주는 것이 좋다. 냉방이 지속되는 실내에서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주기적으로 환기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미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무리한 스트레칭보다는 우선 충분히 쉬면서 증상을 살피는 것이 좋다. 목·어깨 통증이나 두통이 반복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단순한 냉방병으로 여기지 말고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방에서는 냉방으로 인한 근육 긴장과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침이나 약침, 추나요법, 한약 등을 활용하기도 한다. 증상과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는 만큼 환자의 상태에 맞춰 치료 방법을 선택한다.

 

김상돈 해운대자생한방병원 병원장은 “에어컨은 더위를 이겨내는 데 꼭 필요하지만, 지나친 냉방은 몸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며 “냉방 후 나타나는 목·어깨 결림이나 두통, 안면 이상 증상을 단순한 피로나 감기로 여기기보다 조기에 진료를 받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후유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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