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委 권고에도 행정 답보
6·25전쟁 당시 민간인 집단학살이 벌어진 경기 고양시 금정굴에 조성하기로 한 평화공원이 수십년째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국가가 희생자 명예회복과 추모공원 조성을 권고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행정 등에 가로막혀 사업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금정굴인권평화재단에 따르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2007년 금정굴 사건을 경찰의 지휘하에 불법적으로 벌어진 ‘민간인 집단학살’로 규정하고 희생자 영혼을 위로하기 위한 평화공원 조성 등을 정부와 지자체에 권고했다.
금정굴 사건은 6·25전쟁이 발발한 1950년 10월 9일부터 31일까지 고양경찰서의 지휘로 경찰과 우익단체 회원들이 북한군을 위해 부역했거나 부역자 가족이라는 이유로 고양과 파주 지역주민을 금정굴에서 총살 후 암매장한 사건이다. 이후 유가족과 지역주민들은 1993년부터 위령제를 지내며 평화공원 조성 등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현옥 금정굴재단 사무국장은 “평화공원은 희생자를 추모하는 공간을 넘어 전쟁의 참상을 기억하고 평화의 가치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교육의 장이 돼야 한다”며 조속한 평화공원 조성을 촉구했다.
하지만 행정 속도는 더디다. 2014년 경기도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됐고 2020년 평화공원 조성 사업 내용이 담겼지만 경기도와 고양시 등 평화공원 조성 사업에 대한 행정 주체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성한 경기도의원은 지난달 임시회에서 “억울하게 희생된 민간인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되새기는 것은 지방정부의 당연한 책무”라며 “금정굴 평화공원이 올바른 역사 교육과 인권 평화의 장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경기도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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